자세히보기 2016년 1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삐뚤빼뚤 날아간 우승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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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34 <멍멍이의 글씨>

삐뚤빼뚤 날아간 우승의 꿈

켈리그라피가 인기다. 컴퓨터 사용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손 글씨를 쓰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일까. 멋있는 글씨를 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부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멍멍이의 글씨>는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쓰자는 것을 주제로 조선 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17분 분량의 아동영화이다.

샘골 휘겨(피겨)스케이트 선수인 멍멍이가 얼음판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멍멍이는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멋지게 공중으로 날아올라 회전을 하였다. 회전을 하고 떨어진 멍멍이는 느낌이 이상했다. 착지할 때 느낌이 예전 같지 않았다.

그때 멍멍이의 경기복을 챙겨온 곱순이가 눈썰매를 타고 나타났다. 멍멍이는 새로운 경기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 경기복을 입고 시합을 하면 반드시 이길 것 같았다. 경기복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멍멍이에게 곱순이가 말했다. “오면서 보니까 야옹이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더라. 이렇게 공중에서 2번을 돌았어.”하면서 곱순이는 야옹이의 동작을 흉내냈다.

“걱정마. 나는 네 바퀴나 도는데 뭘.”하면서 멍멍이는 직접 시범까지 보여 주었다. 곱순이의 칭찬에 신이 난 멍멍이는 더 보여주겠다면서 다시 한 번 공중 4회전을 하였다. 얼음판에 착지하는 순간이었다. 그만 스케이트 날이 부러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을 보고 멍멍이와 곱순이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시합을 코앞에 두고 스케이트 날이 부러졌으니 앞이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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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글씨를 잘 써야지. 어디 알아보겠니?”

잠시 멍하니 있던 멍멍이가 곱순이에게 급히 연필과 종이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멍멍이는 메모를 써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상점에 다니는 우리 이모에게 갖다 줘.” 멍멍이의 글씨는 삐뚤빼뚤 엉망이었다. 곱순이가 물었다. “야, 이거 뭐라고 썼니?”, “아, 보고도 몰라? 이리내!”, “160호 피겨신발을 급히 보낼 것”, “어휴, 글씨를 잘 써야지. 어디 알아보겠니?” 곱순이는 멍멍이의 메모를 받아들고 멍멍이의 이모에게로 향했다.

“경기시간이 당겨졌으니 참가할 선수들은 속히 오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어서 출전 선수별로 대기실 안내가 나왔다. 멍멍이의 대기실은 4호 대기실이었다. 멍멍이는 경기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먼저 경기장으로 출발하였다.

출발하면서 멍멍이는 문 앞에 메모를 남겼다. ‘곱순아. 피겨신발을 가지고 4호 대기실로 오라. -멍멍이-’ 그리고는 곧장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 대기실에서 멍멍이는 야옹이를 만났다. 멍멍이는 야옹이에게 우승은 꿈도 꾸지 말라고 큰 소리를 쳤다. “겨우 2바퀴 밖에 성공하지 못한 네가 어떻게 나를 이기겠어!”라면서 큰소리를 쳤다.

한편 멍멍이의 심부름을 다녀 온 곱순이는 멍멍이의 집에 붙어 있는 메모를 보았다. 하지만 곱순이는 멍멍이의 글씨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 멍멍이의 글씨가 엉망이었기 때문이었다. 멍멍이가 쓴 ‘4’는 ‘9’로 보였다. 결국 곱순이는 멍멍이의 메모를 보고 9호 대기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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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다 네가 쓴 글씨 때문이야

4호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멍멍이는 초조했다. 바로 다음이 자신의 순서였다. 한편 9호실에 도착한 곱순이도 멍멍이가 없어 멍멍이를 찾으러 나섰다. 곱순이는 스케이트를 9호실에 두고 나왔다. 그 사이 원래 9호실에서 대기하던 야옹이가 들어왔다. 야옹이는 피겨스테이트를 보고는 누가 잘못 가져다 놓았다고 생각하고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나섰다.

멍멍이를 찾아 나섰던 곱순이는 경기장에서 다행히 멍멍이를 만났다. 곱순이는 “신발은 네 방 9호 대기실에 두었다.”라고 말했다. 멍멍이는 급히 9호실로 달려갔지만 신발은 없었다. 야옹이가 신발 주인을 찾아주려고 들고 나갔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멍멍이와 곱순이, 야옹이가 엇갈리면서 멍멍이는 피겨스케이트를 신을 수 없었다.

9호실에서 자기의 스케이트를 찾던 멍멍이는 탁자 아래에서 노란 피겨스케이트를 발견했다. 멍멍이는 급한 마음에 발을 구겨 넣었지만 스케이트는 맞지 않았다. 사실 그 스케이트는 9호실에서 대기하던 야옹이의 스케이트였다. 시간에 쫓긴 멍멍이는 사이즈도 맞지 않은 스케이트를 신고 출전하였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멍멍이였지만 발이 아파서 동작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멍멍이는 경기 중 엉덩방아를 찧었다. 관객들도 멍멍이의 연기에 실망하였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멍멍이만이 할 수 있는 공중 4회전이 남아 있었다. 멍멍이는 있는 힘껏 도약을 했지만 4회전을 할 수 없었다. 멍멍이는 공중 4회전에 실패하고 넘어졌다. 결과는 꼴등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멍멍이는 곱순이에게 화를 냈다. 하지만 곱순이는 “오늘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다 네가 쓴 글씨 때문이야.”라면서 멍멍이가 쓴 메모지를 보여주었다. 멍멍이는 메모지를 받고는 읽어 나갔다. 하지만 멍멍이는 자신이 쓴 글씨였음에도 불구하고 ‘4’를 ‘9’로 읽었다. 멍멍이는 자기가 쓴 글씨가 엉망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버릇을 키우겠다고 다짐하였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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