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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시 | 전 세계 에너지·무역의 통로, 남중국해 둘러싼 영유권 분쟁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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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시 21

전 세계 에너지·무역의 통로, 남중국해 둘러싼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는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에 둘러싸인 해역으로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곳이다. 이중 난사군도(중국명) 또는 스프래틀리군도(영어명)라 불리는 곳이 6개국 모두 분쟁 당사자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 지역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에는 원유 수송의 핵심 바닷길이며, 미국에는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정책에 따른 중국 견제수단이자, 아태지역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위한 핵심지역이기 때문이다.

 

풍부한 수산자원·천연가스로 주목!

난사군도는 북위 4도에서 11도 30분, 동경 109도 30분에서 117도 50분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26개의 산호암초, 21개의 저지대, 10개의 사주, 5개의 섬, 3개의 암초와 160여 개의 소형암초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군도 중에서 가장 큰 섬은 태평도인데 길이 1,270m, 폭 350m, 평균해발 4m 정도로 유일하게 담수가 나오는 곳이다. 두 번째로 큰 섬 난사도는 길이 500m, 폭 300m 정도가 된다. 태평도는 현재 대만이 점령하고 있으며, 그 외 섬들은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분할 점령하고 있다. 난사군도에서 베트남이 가장 많은 24개, 중국 10개, 대만 2개, 필리핀 7개, 말레이시아가 7개의 도서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은 난사군도 대부분을, 말레이시아는 12개 그리고 브루나이는 1개의 섬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난사군도는 약 230여 개의 사주, 산호초, 모래톱 및 암초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베트남에서 360해리, 중국의 해남도에서 550해리, 말레이시아에서 120해리, 필리핀의 팔라완섬으로부터 56해리 떨어져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동아시아와 인도대륙을 잇는 해상교통 및 군사전략상의 요충지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볼 때 난사군도가 속한 이 해역은 바쉬해협과 말라카해협, 홍콩과 싱가포르를 잇는 해상루트로 통하며, 전 세계 해상수송의 25%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경제적 가치가 높다. 세계 30대 어업국가 중 7개 국가가 관련될 만큼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갖고 있는 해역임과 동시에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 매장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1995년 러시아의 지질 탐사팀의 조사결과 약 600~1,30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어 ‘제2의 페르시아만’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채굴기술의 발전과 부존자원의 경제성이 계속 확인되면서 난사군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미 해군 구축함인 라센함이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 12해리 이내를 항해한 가운데, 중국은 자국 군함을 보내 미 군함을 뒤쫓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7일 미 해군 구축함인 라센함이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 12해리 이내를 항해한 가운데, 중국은 자국 군함을 보내 미 군함을 뒤쫓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됐다. ⓒ연합뉴스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첨예한 세력 각축의 공간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된 최초의 공식적인 문서는 중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마치고 체결한 1887년 협정에 근거하여 1932년 중국이 프랑스 정부에 발송한 외교각서이다. 중국은 이 각서에서 서사군도가 중국영토의 최남단임을 설명하며 프랑스의 서사군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대해 반대했다. 그리고 난사군도에서는 베트남을 식민통치하던 프랑스가 베를린협약에 의해 1933년 난사군도 9개 섬에 대한 영토주권을 선언하면서 군함 3척을 파견했다. 이에 대해 미국, 영국, 일본 등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남중국해와 관련된 각국은 자신에게 유리한 역사적 사실이나 이론적 근거를 들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현재 점유하고 있는 도서에 대한 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즉 기상관측소, 과학연구기지, 군사시설물 등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관련국들은 자국의 국내법으로 이들 도서를 자국의 영토로 편입하고 영토 표식을 설치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들을 이어가고 있다.

1947년 중국이 태평도를 점령하고 군대를 배치하면서 시작된 분쟁은 1970년대에는 관련국들 간의 무력충돌을 가져와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충돌은 198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무력충돌은 줄어들었으나 관련국들 간의 갈등은 지속되었다. 2002년 중국과 아세안 국가가 남중국해 선언을 통해 해양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식에 합의하면서 분쟁의 강도는 다소 완화되었다. 그러나 2011년 중국이 난사군도에 대한 상륙훈련을 실시해 관련국들의 반발을 샀다.

2015년 10월 1일 중국은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을 맞아 남중국해 일대 도서지역에서 국기게양식을 거행했다. 이 행사는 2014년에도 실시했지만, 올해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분쟁 당사국들 간의 긴장이 한창 높아진 가운데 벌어져 그 파장이 우려된다. 특히 10월 2일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중국의 인공섬 해역 12해리 내에서 해역과 공역에 대한 순찰에 나설 것임을 밝히면서 미·중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분쟁 당사국 및 동맹국과 연대 강화활동에 나서고 있다. 10월 14일 미국, 필리핀, 일본은 남중국해 연안에서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말라바트’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10월 16일 중국 국방부장은 ASEAN 국가들과 2016년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 개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 및 비행의 자유는 존중할 수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불법비행이나 항행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무력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 에너지 수급의 주요 통로이자 무역의 이동로인 남중국해의 안정은 인류공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국들의 자제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조상현 / 군사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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