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월 1일

기획 | 北, 전형적 이중행보 속 사회문화 교류엔 적극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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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김정은 4년차 성적표 … 올해는?

[대외] 北, 전형적 이중행보 속 사회문화 교류엔 적극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를 통해 대남 정책과 관련, 남북한이 서로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대통로를 만들어 남북관계 새 역사를 창조해가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새해 벽두부터 거짓말로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해 2월 24일 개성공단 최저임금을 5.18% 인상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이 문제는 우려곡절 끝에 8월 18일에 가서야 타결되었다.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개성공단 최저임금을 5% 인상하기로 합의하였다. 이것은 기존 합의 내용 그대로였다. 그동안 쓸데없이 불신과 증오만 증폭시킨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과 조선불교도연맹이 지난해 10월 15일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 앞에서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과 조선불교도연맹이 지난해 10월 15일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 앞에서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제조율 실패 따른 당국 회담 결렬

8월 4일에는 DMZ 내 목함지뢰 매설로 인해 남한 하사관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한 지뢰에 의한 사고임이 분명해지자 보복적 차원에서 우리군은 8월 10일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중부전선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개시하였다. 8월 20일에는 북한이 육군 28사단 예하부대 인근 야산을 향해 14.5mm 고사포 및 76.2mm 직사화기 포격을 하였다. 같은 날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서한을 보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 요구와 불응 시 군사행동 개시 위협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태 수습과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음도 표명하였다. 전형적인 2중 플레이였다. 같은 날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북쪽 500m 부근에 155mm 자주포 29발을 대응사격하였다. 같은 날 밤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가 개최되었고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남한에 최후 통첩하여 전쟁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8월 21일에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오후 4시경 북한은 김양건 당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김관진 청와대국가안보실장에게 발송하여 21일 또는 22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을 극적 제의하였다. 남북한은 회담의 ‘격’을 두고 ‘밀당’을 하다가 “김관진·홍용표-황병서·김양건 2대2 접촉”이 확정되었다. 22일 오후 6시부터 ‘2+2 고위급 접촉’이 개시되었다. 43시간의 마라톤 회담 끝에 ‘8·25 합의’가 도출되었다. 그 내용은 서울 또는 평양에서 당국 회담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 북측은 지뢰 폭발로 인한 남측 부상 군인에게 유감 표명, 남측은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낮 12시부터 중단, 북측의 준전시 상태 해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 활성화 등이다.

이 합의에 따라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고,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차관급 당국간 회담이 개최되었다. 이산가족 상봉은 잘 이루어졌으나 당국간 회담은 성과없이 끝났다. 당국간 회담이 결렬된 것은 남북이 의제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남측은 이산가족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 인도적 현안과 함께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문제 등을 의제로 제시했고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제시했다. 북측은 ‘동시 추진, 동시 이행’을 주장한 것이다.

한편 북한은 사회문화 분야 교류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8월 5~8일), 평양국제유소년축구대회(8월 21~24일) 평양 개최, 고건 전 총리 방북(10월 19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방북(10월 23~27일), 양대 노총 노동자축구단 방북(10월 28~31일) 등이 이루어졌다. 개성에서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10월 15일)와 금강산에서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회의(10월 12~19일)가 개최되는 등 남북 공동행사가 이어졌다. 11월 2일 나경원 위원장을 비롯한 58명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방문단은 만월대 발굴 현장을 찾았다.

남북 종교계의 교류도 속도를 냈다. 대한불교천태종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은 개성 영통사에서 ‘영통사 복원 10주년 기념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11월 3일)를 봉행했다. 10월 15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이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에서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했다. 또 남한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원 150명과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원 50명은 11월 9~10일 금강산호텔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활기를 띠었다. 북한은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은 받으면서도 남측 민간단체의 지원은 꺼렸기 때문에 남측 민간단체는 국제기구 등과 함께 대북 지원을 해왔다. 북한은 9월부터 남측 민간단체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도 받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10월 중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액은 11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2016년 대폭적 양보 가능할까?

2016년 전망을 위해서는 어느 일방이 대폭적인 양보를 할 의향이 있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남북한은 치열한 체제경쟁을 해왔고 통일주도권 장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대북 유화정책이 구사되어 남북관계가 좋았으나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는 북한의 도발 및 북한에 대한 정상적인 경쟁관계로의 대응으로 인해 대화가 중지되었다. 북한은 자신에 대해 남한이 우호적으로 대해주기를 바라지만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정상적인 경쟁상대로 대할 것이다.

따라서 2016년 남북관계도 특별한 진전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다만 북한이 2016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있고 모란봉악단 철수(12월 12일)로 인한 북·중관계 소원으로 남한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여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북대화 시기는 1~2월 중이어야 한다. 만일 이 시기가 지나면 3~4월 한·미 키리졸브훈련, 4월 총선, 5월 7차 노동당대회 등으로 인해 남북대화는 6월 이후로 미뤄지게 될 수 있다.

전현준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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