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월 1일

기획 | 전방위 외교 불구 국제적 고립 지속 … 국면전환 쉽지 않을 듯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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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김정은 4년차 성적표 … 올해는?

[대외] 전방위 외교 불구 국제적 고립 지속 … 국면전환 쉽지 않을 듯

2015년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견지하면서 적극적인 전방위 대외정책을 통해 국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에서 탈출을 모색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먼저 남북관계에서는 신년사를 통해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개진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원칙에 입각한 엄중한 대북정책에 부딪쳐 8월 정면 군사충돌의 위기를 맞기도 했고 결국 소강·대립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니영화사 해킹사건으로 화가 난 미국은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화했고,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자 ‘전략적 인내’ 기조에 따라 북한의 대화 요구를 묵살했다. 일본과도 납치자 문제에 대한 조사에 진전사항을 제시하지 못해 관계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유독 러시아는 신동방정책에 따라 북한과 여러 경협사업을 추진했지만 김정은이 5월 전승행사 참석을 기피하여 외교관계에서는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중국과도 시진핑 주석의 초청에 따라 김정은이 9월 전승열병식에 참석했으면 그간의 불편한 관계를 청산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 물론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류윈산 상무위원이 참석해 양국관계는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 소동으로 양국관계는 또 다시 멀어졌다.

지난해 10월 1일(현지시각)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뉴욕 유엔본부의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평화적 위성발사를 금지하는 부당한 처사에는 모든 자위적 조치들로 끝까지 강경 대응해 존엄을 수호하는 게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결심이고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일(현지시각)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뉴욕 유엔본부의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평화적 위성발사를 금지하는 부당한 처사에는 모든 자위적 조치들로 끝까지 강경 대응해 존엄을 수호하는 게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결심이고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익보다 정권 유지·강화 위한 대외정책 선택

전반적으로 북한이 전방위 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했지만 핵 개발을 지속하며 인권 개선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비난 여론은 지속되었고 북한정권은 국제적인 고립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김정은은 외교적 고립 탈피를 위해 한국, 미국, 중국 등이 바라는 정책을 선택할 것인가? 외교가 ‘주어진 국제환경 하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가 가진 가용능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벌이는 국제 활동’이라고 하지만 김정은은 국익 대신 정권 유지와 강화를 목표로 삼아 대외정책을 선택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정은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점검해 북한의 외교정책 방향을 예측해 본다.

먼저 김정은이 국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려 할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위해 핵문제에서 한국과 미국이 바라는 양보 조치를 선행적으로 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독재자 김정은은 핵을 개발해 대미 억지력과 한국을 압도하는 무력을 확보하고 군부와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으려 한다. 또한 핵 보유로 절감한 국방비를 경제 살리기에 투입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제까지 핵 개발 강행으로 국제제재를 받고 중국과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완만하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핵을 계속 개발해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 반면, 핵을 포기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것이 핵의 가치보다 작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김정은은 어떻게든 핵 개발을 지속하면서 자력갱생 경제 기조를 유지하고 경제개발을 위한 외자 유치도 모색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경제개발에 나서도록 유도하려면 한국과 미국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도 가혹한 대북제재에 전면적으로 가담하도록 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권이 붕괴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8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른 방법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핵을 포기할 경우 더 큰 이익이 있음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추진하려면 한국과 미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즉 김정은의 핵 포기 여부 결정은 한국과 미국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어쨌든 2016년 북한의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는 김정은의 핵 정책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 차기 정부, 오바마보다 강경한 대북정책 펼칠 것

김정은이 핵 문제에서 선제적으로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우선적으로 핵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더구나 김정은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오바마보다는 차기 대통령과 협상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미국에 여야 어느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오바마보다 더 강경한 대북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2017년 한반도 정세 역시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편 모란봉악단의 결례로 북·중관계는 또 다시 불편해졌다. 그러나 아베가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모색하는 가운데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되면 시진핑은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가 아쉬울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장거리미사일과 핵 실험을 2년 정도 유예하겠다는 묵계를 한다면, 5월 예정된 노동당대회 이전에라도 그가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있고 중국도 북한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김정은은 그럭저럭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근접하고 있다. 우리 정부마저 현재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경우 머지않아 우리는 핵 실전능력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창의적인 지혜와 특단의 각오를 가지고 일단 북핵을 동결시키고, 2단계로 상호안보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서 통일대박의 길이 열릴 것이다.

홍현익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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