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2월 1일

기획 | 일인지배 수단으로 ‘당’ 활용 보위부·군부 역할 증대 201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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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2015 북한이 던질 승부수는?

일인지배 수단으로 ‘당’ 활용 보위부·군부 역할 증대

 

북한은 2015년 신년사에서 ‘사회주의 정치사상국의 강화’, ‘국방력 강화’, ‘과학기술 중시’를 3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중 정치분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은 ‘사회주의 정치사상강국의 강화’이다. 정치사상강국의 강화와 관련해 제시된 것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의 심화, ‘당정책 관철’, ‘당사업의 주되는 힘을 인민생활 향상으로’, ‘사상사업을 공세적으로 벌려 혁명의 사상진지 다지기’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지난 1월 1일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으며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지난 1월 1일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으며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당 창건 70주년 … 10월 대축전 강조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상사업을 공세적으로 벌리자’는 것이다. 금년 신년사가 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2015년 10월 10일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년도 내부 선전과 단결의 핵심 포인트가 ‘조국해방과 당창건 일흔 돐을 혁명적 대경사로 빛내이는 것’ 그리고 ‘전체 군대와 인민이 10월의 대축전장을 향하여 진군하자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실 당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은 매년 신년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금년이 ‘당창건 70돐’이라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 외에 어떠한 새로운 의미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등장하고, 이후 북한이 당중심 체제로 복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중앙당을 중심으로 당기구가 복원된 것, 일련의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정치체제가 당중심 체제로 가고 있다, 혹은 당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결론짓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김정은 시대 북한은 여전히 당중심 체제가 아니라 일인지배체제이다. 일인지배체제에서 당기구는 독자적 정치체가 아니라, 지도자의 통치수단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통치 수단 중에서 중요했던 것은 군, 보안부, 보위부 등을 들 수 있다. 김정은 시대에 군의 국내정치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퇴조하고 당의 그것이 상대적으로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2013년, 2014년에 김정은이 점점 더 군부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현지지도 행보를 통해 나타난다. 또한 2012년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정권유지에서 보위부의 역할이 점차 증대하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북한 정권유지에서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당기구, 군부, 보안부, 보위부 역할의 비중이 변화했다. 계획경제와 배급제가 존속하던 시절에는 당기구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시장확장의 선군시대에는 군부가, 장성택이 득세하고 시장억압정책이 취해지던 2000년대 중반~2013년 말경까지는 보안부가, 김정은 등장 이후에는 보위부의 역할이, 또한 군부의 비중이 점차 구조적으로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시장억압이 정권의 핵심 정책이던 시기에 시장단속은 보안부가 맡을 수밖에 없다. 2012년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면서 시장단속은 약화되고, 그 대신에 외부 접촉에 대한 단속이 현저히 강화되었다. 외부 통화, 영상물, 대북송금, 탈북단속 및 탈북자 공작 등이다. 거기에 인권 공세와 <인터뷰>와 같은 ‘불온 영상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에서는 보위부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 및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북한의 군사교리가 공세적으로 변화하는 한, 김정은은 군부에 기능적으로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계획경제와 배급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으로 기업에서 지배인이 득세하는 상황이기에 당조직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의 역할이 강화된다고 해도 그것은 1980년대 말, 고전 시대의 당의 역할로 복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공세적 사상사업, 정치적 긴장 높일 수도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신년사가 위대성 교양, 김정일애국주의 교양, 신념교양, 반제계급교양, 도덕교양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정책이 제시되면 북한 내부에서 정권 대 사회 간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정권은 각종 명목으로 사상적 꼬투리를 잡을 것이며, 사회 내의 잠재적 불만 세력에 대해 정치·사상적 공세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정치·사상적 꼬투리 잡기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는 경제의 개혁이나 개방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외부접촉 확대와 그에 대한 정치·사상적 감시의 강화라는 모순적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박형중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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