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3월 1일

세계분쟁 25시 | 생명의 근원 ‘물’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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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시 11

생명의 근원 물’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세기 동안 전 세계 물 소비량은 거의 10배로 늘어났다. 이 기간 전체 농경지의 18%에 급수시설이 설치됐다. 현재 30여 개가 넘는 국가에서 물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는 지하수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비롯된 후유증은 장기적으로 끔찍한 재앙을 낳고 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에서는 지하수 수위가 급격히 내려가고 있고 가정집, 농업 및 산업시설에서 흘러나온 독성 물질이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오염의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일례로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20년간 400만개가 넘는 샘을 파헤쳤다. 이로써 주민의 95%가 물을 공급받게 되었지만 높은 비소 축적률은 역사상 가장 끔직한 대량 독성화를 가져왔다.

2012년 10월 26일 시리아 이들리브 지방의 난민캠프에서 한 소년이 자신이 거주하는 천막으로 물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10월 26일 시리아 이들리브 지방의 난민캠프에서 한 소년이 자신이 거주하는 천막으로 물을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로섬 같은 물 문제 … 중동지역 물 갈등 심각

중동은 언제나 물 전쟁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제3차 중동전쟁도 물과 관련된 원인이 한 부분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통제하고 있는 것도 군사적인 안전보장 때문만이 아니라 물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이스라엘이 서부 레바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이유 역시 테러리스트들의 근거지를 소탕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물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 문제는 제로섬 게임과 같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확보하는 만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에게는 커다란 고통이 되고 있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위치한 국가들이 겪는 물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상류지역 국가인 터키는 자국 영토 안에서 시작되는 물에 대해서 절대적인 주권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하류지역 국가인 이라크는 강물의 자연적인 순환과 역사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중류지역의 시리아는 위의 두 가지 주장을 함께 펴고 있다. 즉 시리아는 터키에 대해서는 선점권의 원칙을 주장하고, 이라크에 대해서는 주권의 원칙을 편다. 이렇게 고착된 경쟁관계는 터키 쿠르드족이 자신들의 독립지역에 터키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며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 세 국가 간에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이 해결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 세 나라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인구에 비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터키의 개발계획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시리아의 개발계획은 이라크의 물 공급을 훨씬 악화시키고 있다.

나일 강의 물 통제를 둘러싸고 이집트, 에티오피아, 수단의 갈등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에티오피아와 수단이 대규모 수로 공사를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 이집트에는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이집트는 두 나라의 내전이 진정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런 이유가 두 나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1997년 물 기근 인구 4억 3천만명 … 2050년 5배 증가?

한 국제기구의 조사에 의하면 물 기근 상태에 있는 인구는 1997년에 이미 4억 3천만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경에는 5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만 3천만명이 이미 물 기근 속에 살고 있다. 2025년경에는 약 1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동에서도 이미 9개국이 물 기근에 직면해 있고 그 중 6개국은 인구가 25년 내에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인도도 2025년경에는 물 기근 국가에 속하게 되는데 전적으로 인구증가 때문이다. 전 세계 인구의 20%가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으나 전 세계 담수의 6% 정도만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 서북지역의 우물 중 1/3이 이미 말라 버렸으며 수백 개의 마을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물이 공평하게 분배된다면 대략 1인당 연간 8천여 t까지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문제는 균등하게 분배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필요보다 훨씬 많은 양을 보유한 곳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꼭 필요한 양도 제대로 갖지 못한 곳들도 많다. 국가·지역 간 시스템의 차이 때문인데 바로 이런 곳에 물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물 순환에 있어서 바다는 시작이며 그 종착점이다. 그런데 이런 바다가 정화 불가능한 오염물질들로 더렵혀져 죽어가고 있다. 바다에 버려지는 오염물질들이 바다의 물리·화학적 조건들을 바꾸어 놓아 바다의 균형이 깨져가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오염은 육지에서의 환경파괴가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균형을 잃은 바다는 정상적인 강수와 분배를 하지 못해 불균형한 물 문제를 만들어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인간의 몸 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인류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잘못된 물의 순환이 개선되어야만 인류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다.

 

조상현 / 군사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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