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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민족문화유산 보존, 남북 당국 간 협약체결 최우선 과제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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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남북, 문화로 통하라!

민족문화유산 보존, 남북 당국 간 협약체결 최우선 과제

 

올해는 광복과 분단이라는 민족의 희비가 교차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업무보고를 통해 금년을 ‘한반도 통일시대를 개막하는 해’로 하여 ‘실질적 통일준비’에 매진할 것을 알렸다. 특히 민족문화유산 분야 사업인 남북겨레문화원의 평양-서울 동시 개설 추진과 관련분야 협력 사업의 확대 등은 남북 간의 문화통로 개척을 위한 핵심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유산을 통한 남북교류에 대한 바람은 북측도 남측 못지않은 것 같다. 작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군릉 현지지도 20돌에 맞춰 공개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담화에서는 문화유산 부문 기관들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며, 민족문화유산 분야에서 남측을 비롯한 해외동포 및 제3국과의 교류를 활성화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담화 이후 북측 <통일신보>의 기사를 통해 민족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련한 남북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북한 이 지난해 5월 26일 “평양시 근교에서 고구려 시기의 벽화무덤을 새로 발굴했다.”면서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광대산 남쪽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5월 26일 “평양시 근교에서 고구려 시기의 벽화무덤을 새로 발굴했다.”면서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광대산 남쪽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 민족문화유산 보존 남북 간 협력 강조

민족문화유산의 보존은 우리 민족이 역사에 등장한 이후 이 땅에 남겨진 유·무형의 정체성을 지키고 보존하는 작업으로, 앞으로 남과 북이 함께 만들어 나갈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반드시 추진되어야만 하는 국가차원의 사업이다.

이러한 민족문화유산을 통한 남북교류는 1990년대 초반 학술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이후 언론사의 기획취재, 유물전시회, 북한문화재 안내서 발간 등으로 이어졌고 2000년대 초반에는 약탈문화재 반환, 사전편찬, 세계유산 등재협력 사업 등으로 보다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2003년부터 추진된 북한 내 유적에 대한 남북공동발굴조사는 이전의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다 진전된 형태로 변화 발전한 경우다.

이러한 민족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은 지금까지 남북 간 문화통합에 많은 기여를 하였음에도 아직까지 남북관계의 정치·군사적 현실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남북, 그리고 북·미 간의 군사적 대립과 천안함 피격 이후의 5·24조치는 현재도 유효한 것으로 문화유산 분야 남북교류 대부분의 사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사업의 성사여부는 물론이고 사업이 성사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체류일자의 제한과 물자 수급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어만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남북 간 추진된 민족문화유산 보존 협력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향후 보다 발전적으로 확대될 민족문화유산 분야 남북교류의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우선되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민족문화유산 분야 남북교류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문화유적에 대한 남북공동 조사와 관련하여 과거와는 다른 보다 체계적이고 거시적인 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남북공동 조사의 경우 남북 간의 특수한 입장에서 추진되었으나 2000년 중반 이후 에는 국제기구 및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력사례가 빈발한 상황이다. 특히 2010년 이후 평양 소재 고구려 고분에 대한 남북공동조사 추진을 위한 협의가 수차례 진행된 바 있으나, 관계경색으로 인해 추진되지 못하였고, 대신 중국과 일본의 조사단이 조사를 진행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개성 성곽을 프랑스와 공동조사한 뒤 조사 성과를 평양 민속공원 내의 조선민속박물관에서 공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2014년의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등의 성과는 민족문화유산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북측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북측의 민족문화유산 보존 정책에 대해 남측은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구성과 단계별 추진방안 수립 등 거시적 안목을 통한 남북공동의 보존체계 구성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족문화유산 보존 협력사업의 안정적 추진이 필요하며 특히 정치·군사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남북 당국 간 ‘민족문화유산공동보존협약’(가칭) 체결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의 ‘업무협의체’와 민간과 정부 간 ‘민관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 부처 간 협의체와 민관협력체계 갖추어야

뿐만 아니라 민족문화유산 남북공동 보존과 조사를 북측과 함께 책임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전담기구 역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남북공동조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관련 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민족문화유산 보존정책 수립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여 관련 부처의 업무 추진에 핵심적인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민족문화유산 남북공동 DB’로 수렴, 향후 남과 북의 문화유산이 아닌 민족의 자산으로 남과 북이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다양한 분야의 남북교류도 추진될 것이며 문화유산 분야는 남북교류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지금은 준비를 위해 주어진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 각각의 사업주체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해야 하며 남과 북의 정책 당국은 올바른 뜻을 가지고 이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박성진 /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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