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3월 1일

인터뷰 | “20만 북한 주민 생계수단 사라져 충격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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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불 꺼진 개성공단, 파장과 전망은?

[인터뷰]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만 북한 주민 생계수단 사라져 충격 클 것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Q.정부가 최근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북한이 핵실험과 군사 도발을 하지 않고, 북한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수입을 경제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개성공단은 부침은 있었겠지만 남북 상생의 좋은 모델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고통 받는 주민들의 삶을 외면한 채 국제사회를 향해 극단적인 도발을 감행했죠.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입니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란 뼈아픈 조치를 단행한 것입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핵과 미사일 개발 계획을 꺾으며,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대북제재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시킨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북한으로의 외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됩니다.

Q.정부의 전면중단 결정 이후 북한이 대응해 나오고 있는 조치와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A.개성공단 위기의 원인과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은 채 적반하장 격으로 개성공단 자산 동결 조치와 폐쇄를 선언하고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죠. 북한은 핵개발과 함께 장거리 미사일, 그들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개성공단 이전부터 개발된 것이라고 하고 있고요. 개성공단 임금은 보잘 것 없다는 뜻으로 “부스럭 돈”이라고 표현해요. 북한의 핵개발에 개성공단 임금이 쓰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핵개발과 군사도발을 합리화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라고 봅니다. 향후 북한은 개성공단 자산을 몰수조치 하고 독자적으로 가동하려 할 것입니다. 중국 등 제3국 투자가를 끌어들여 개성공단 운영을 시도하겠지만 전력 등 인프라 구축이 어려워 독자 운영은 힘들 것으로 보여요. 물론 몇 개 공장은 자체 전력을 끌어들여 가동할 수 있겠지만 전체 가동은 불가능합니다. 중국 등 해외 투자가들도 개성공단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요. 자체 운영이 어렵다면 북한은 개성공단 설비를 뜯어 마음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는 북한의 농사 및 건설 인력으로 투입하고 일부는 중국 등에 인력 송출하여 외화벌이 사업에 투입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은 깨끗한 공장에서 편하게 일하던 최고의 직장을 그리워하며 북한 당국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있겠죠. 앞으로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며, 추가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Q.개성공단이 중단되면 앞으로 남과 북이 입게 될 예상 피해 분야와 규모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A.개성공단 전면중단은 남북한 모두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절대적인 피해 규모는 북한보다 남쪽이 더 클 수도 있지만, 남북한 경제력 격차가 43배나 되기 때문에 북한이 입을 충격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죠. 북한으로서는 외화사정과 경제현황을 고려할 때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현금 수입이 차단돼 커다란 타격이 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이 인력 송출과 관광 등으로 많은 외화를 벌고 있어 1억 달러 유입 중단은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북한 내부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북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판단합니다. 5만4천명과 그 가족까지 포함하여 20만명의 생계 수단이 없어지고, 단전으로 인한 생활용수 공급이 끊어져 개성 주민의 생활 어려움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죠. 개성공단은 해외 기업들의 북한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해왔는데, 북한 도발로 촉발된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북한의 신뢰도를 추락시켜 현재 추진하는 경제개발구(21개)의 외자유치를 어렵게 하고 경제난을 가속화 시킬 것입니다. 물론 우리 입주기업에 주는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에 5개월 넘게 중단됐을 때 피해 규모가 약 1조원이었으므로, 최소한 그 규모보다는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3년 9월 재가동 이후 생산액이 증가하였고 투자 규모도 늘어나 입주기업의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입주기업들의 현장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로는 피해규모가 약 1조원 이상 될 것이라고도 하고요. 물론 향후 영업 손실과 5천여 개 협력기업의 피해까지 포함할 경우 피해 규모는 최대 3조원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이 전면중단된 상태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한반도 리스크가 높아져 우리 경제에 주는 간접적인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Q.개성공단으로 인해 북한에 유입되는 자금의 용도와 규모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무기개발 전용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5만4천명의 임금 등으로 2015년에만 1억2천만 달러가 들어갔고, 지금까지 총 5억6천만 달러가 현금으로 북한에 유입되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에는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19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졌죠. 사실 이런 자금은 이른바 ‘꼬리표’가 없기 때문에 북한 무기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북한 노동당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요. 북한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39호실과 당에서 일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개성공단에 지급되는 달러의 경로를 보면, 매월 급여 지급 날에 개성공단 북한담당 부서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임금을 지급하면 북한 지도총국은 전체 달러를 노동당에 납부하고, 북한 근로자에게는 현물 쿠폰과 북한 돈으로 급여를 지급합니다. 이는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 총액의 약 3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북한 노동당으로 들어간 외화는 어디에 사용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북한 주민의 생활을 향상하기 위한 경제적 목적보다는 최고 지도자의 통치 목적이나 군사용 자금으로 사용될 개연성은 충분히 있죠.

지난 2월 2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서울 성동구 아주양말을 방문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서울 성동구 아주양말을 방문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Q.개성공단 사업을 진행해 온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시는지?

A.우리 정부는 입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1 맞춤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합동대책반을 구성하여 피해실태를 조사하고, 금융, 세제, 고용 등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았죠. 남북협력기금 경협보험 3,300억원을 편성하여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2015년 결산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50% 내에서 가지급금 방식으로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보험금은 결산이 나오는 대로 지급할 예정입니다. 자금 상환 유예 및 긴급 경영 안정자금 지원과 세금 납부 기한 연장 등 입주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 근로자 고용 안정 및 외국인 근로자 고용 지원 등 고용대책과 정부 조달의 납부 기한 연장 등 판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죠. 대체 생산지 확보를 위해 산단공 지식산업센터 유휴공간의 대체공장을 제공하는 등 생산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입주기업들은 여전히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고 인식하고 있어요. 경협보험은 투자 자산액의 90%, 최대 70억원까지 지급하는데, 초과 투자액은 보상받지 못합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가져오지 못한 부자재와 완제품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보상 받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44개 기업은 보상 방법이 없고요. 경영안정 및 시설투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입주기업은 담보여력이 부족하고 신용도마저 떨어져 신용 대출을 받기가 곤란해 실질적인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약된 제품을 납품하지 못해 발생할 클레임에 대한 피해와 향후 예상되는 영업 손실에 대한 피해는 보상 근거가 없어 보전해 주기가 어려운 실정이죠. 124개 입주기업의 협력 업체인 5천여 개 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기가 어렵고 또 영세하여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정부 대책도 필요합니다.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입주기업의 애로 해소는 한계가 있으므로 IBK기업은행 등 금융기관이 적극 나서 현장에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경련이나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단체의 지원도 계속 강구되고 있어요. 향후 기업 지원과 관련하여 정부와 기업의 눈높이 차이로 인한 갈등의 소지가 있으므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접점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이 도산하지 않고 하루 빨리 정상화하여 계속 경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Q.향후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사업의 전망은?

A.북한의 핵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개성공단 재가동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분간은 유엔 안보리와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여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남북경협을 논의하기보다는 북한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궁극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여요. 북한의 비핵화 실행이 없으면 최소한 1~2년 이내에 개성공단 재가동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해 오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경원선 연결 등 교류협력 사업도 사실상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하더라도 북한 근로자 임금으로 달러 지급은 어렵게 됐고, 현물 지급으로 대체하거나 임금 직불제 시행 등 새로운 임금 방식이 전제되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향후 일정 시점 이후가 되면,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 변화와 통일경제로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남북한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신뢰를 보여주고, 개성공단이 시장경제가 작동되는 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으면 재가동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훈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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