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4월 1일

Uni-Movie | ‘혁명의 정당성’ 지금도 살아있을까?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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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 – Movie <전함 포템킨>

‘혁명의 정당성’ 지금도 살아있을까?

 

 UE_201604_63사회주의는 태생적으로 선전과 선동을 중시해 왔다. 사회주의 선전선동은 자본주의 용어로 하면 캠페인이나 광고다. 다만 후자는 물건을 팔기 위한 것이 목적이지만 전자는 ‘사상’이나 ‘이념’을 강조한다. 선전선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일정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대중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끔 이끈다. 그리고 사회주의 선전선동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 ‘영화’다.

김정일, <전함 포템킨> 영감받아 영화 선전선동 활용

북한 김정일은 영화의 선전선동 효과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영화광인 동시에 영화를 체제유지에 적절하게 활용했다. 사실상 현재 북한에서 영화라는 장르의 틀은 김정일이 만들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일은 북한 체제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는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꽃피는 마을>(1970), <꽃파는 처녀>(1972) 등 여러 편의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소비에트 체제 초기의 대표적인 영화 <전함 포템킨>에 영감을 받아, 영화를 선전선동의 모델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함 포템킨>은 제정 러시아 시절에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다. 이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서 선구자적 사례를 만들어낸 수작이기 때문이다. 대사나 소리가 없는 무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미세한 시각적 감수성을 극대화했다. 감독 에이젠슈테인은 이 영화에서 몽타주 기법과 편집 시퀀스 기법을 도입하여 영화 기법의 발달에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았다. 몽타주 기법은 한 화면에 여러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함으로써 극적 효과를 강조하는 기법인데, 이 영화는 정치 메시지를 변증법적 유물론의 정-반-합 원리에 기초하여 전달하고 있다. 즉 여러 이미지의 대립과 충돌을 통해 혁명이라는 ‘합’의 의미를 도출해 내고 있다. 하여간 영화기법의 측면에서 <전함 포템킨>이 남긴 유산은 매우 크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의 정당성을 확대시켰다는 측면이다. 몽타주 기법은 1905년 당시 제정 러시아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적절하게 사회주의 혁명의 정당성을 확산시켰다.

영화 <전함 포템킨>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성영화이기 때문에 중요한 대사의 대부분은 자막으로 처리되었다. 영화는 1905년 6월 14일 전함 포템킨호 수병들의 반란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해군 병사들의 반란은 배급용 썩은 고깃덩이에 대한 항의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오데사 항구의 반란으로 이어진다. 1부는 ‘인간과 구더기’로 선상에서 썩은 고기를 배급받는 사병들의 차별적 모습을 중점적으로 비추고, 2부 ‘바다에서의 드라마’는 선상 반란을 주도하는 바클린추크와 그의 희생을 그린다. 3부 ‘죽은 자가 정의를 이끈다’에서는 선상 혁명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것은 포템킨호가 오데사 항에 정박하면서 시작된다. 4부 ‘오데사 계단’은 본격적으로 혁명군과 오데사에 근거지를 둔 육군부대와의 교전과정을 보여주고, 5부 ‘함대와의 조우’에서는 오데사 항을 떠난 포템킨호가 다른 함대들은 합류를 기다리지만 다른 함대들이 혁명에 동참하는 것을 주저한다. 양측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서로를 향해 포구를 겨누는 상황까지 발생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감상 포인트

<전함 포템킨>이 사실에 바탕을 두긴 했지만 역시 영화는 영화다. 사실 1905년 상황은 상당히 비극적이었다. 당시 사건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죽고 포템킨호의 봉기는 실패로 끝났다. 혁명 주동자들은 대부분 외국으로 망명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굉장히 희망적인 분위기에서 끝을 맺는다. 1905년은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이 시작되며 곳곳에 소비에트가 결성되지만 짜르(황제) 체제 하의 진압이 지속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1917년 10월 혁명을 통해 볼셰비키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러시아 혁명이 결실을 맺는다. 이 영화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인 1925년의 상황에서 1905년 혁명을 회고하면서 제작된 영화다. 역설적으로 1925년은 레닌에 의한 신(新)경제정책이 추진되면서 자본주의적 방식이 도입되었고 영화제작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사회주의 혁명의 촉발과 시작은 모든 형태의 ‘불평등’에 대한 호소였다. 초기 사회주의의 태동은 봉건사회의 폐습과 부조리에 대한 항거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1세기,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에이젠슈테인 감독이 영화 <전함 포템킨>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혁명의 정당성’은 지금도 살아있는 것일까?

생각해 볼 문제

  • 사회주의 혁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 ‘불평등’의 관점에서 과거 북한 체제 성립과정의 환경과 현재 북한 체제의 모습을 비교해 보자.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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