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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시 | 러시아·조지아의 수그러들지 않는 불씨,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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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분쟁 2525

러시아·조지아의 수그러들지 않는 불씨,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

조지아는 면적이 69,700㎢로 한반도의 1/3 크기이며, 약 46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를 이루는 카프카즈산맥 상에 위치한 조지아는 남쪽으로 터키·아르메니아, 남동쪽으로 아제르바이잔, 북쪽으로 러시아와 접하며, 서쪽으로 흑해에 면한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조지아는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와 함께 반러시아 성향 국가들의 모임인 GUAM의 일원으로 반러 벨트를 형성해 왔다. 조지아 지역의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는 체첸, 나고르노-카라바흐 등과 함께 구소련 해체 이후 남겨져 있는 분쟁 지역 중의 하나이다.

, 풍부한 에너지 공급처 카스피해 포기할 수 없어

압하지아는 이슬람교를 믿으며 친러시아 성향을 보인다. 또한 남오세티아도 친러시아 경향을 보이며 그리스 정교를 믿는 등 이 두 지역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러시아에 경도되어 있다. 그래서 친서방적인 조지아 중앙정부와는 태생적으로 잠재적인 분쟁요인을 지니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조지아에서 에너지 자원 확보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지아는 카스피해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공급하는 길목에 위치해 BTC, SPC 송유관이 지나가는 전략적인 요충지이다.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으로 촉발된 분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에너지 자원 확보와 구소련 시절 독립한 CIS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 및 서방의 알력이 작용하고 있다. 조지아를 지원함으로써 안정적인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고 대러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과 EU의 시도는 에너지 자원을 무기로 EU와 나토를 견제하면서 옛 소련 지역을 자신의 영향권 안으로 다시 끌어들이려는 러시아의 입장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2008년 8월 7일, 조지아 정부는 남오세티아 자치공화국 내 지역 불안을 초래해 온 분리·독립주의자들을 색출하고, 지역안정 및 중앙정부의 통제를 회복하기 위해 남오세티아의 수도인 츠힌발리에 군대를 투입, 무력진압을 시도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다음날 남오세티아 내의 자국민 및 평화유지군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조지아 정부는 츠힌발리에서 격렬한 총격전이 발생해 약 2천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조지아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8월 10일 사카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항복을 선언하는 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 약 2주간 진행된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2만6천명을 투입해 64명이 전사했고, 조지아 군은 1만여 명을 동원해 370여 명이 전사했다.

한편, 1992년 7월 압하지아 자치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조지아 정부군과 압하지아 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했다. 1992년 이후 압하지아인에 대한 차별정책이 계속되자 압하지아인들은 저항시위를 이어갔다. 1993년에는 압하지아 반군이 압하지아 전역을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조지아 정부에서는 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반군 소탕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압하지아가 조지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우려한 러시아가 은밀히 압하지아 반군을 지원해 압하지아 사태는 조지아와 러시아 간의 대립으로 변모했다. 2005년 5월에는 압하지아 주둔 러시아군 철수에 관한 논의가 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6년 1월 러시아의 대 조지아 에너지 공급중단 사태로 양국관계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러시아는 조지아 와인과 생수 수입을 금지하고 조지아는 러시아 장교를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다음해인 2007년 3월 압하지아 내 조지아 관할 건물에 헬기공격이 실시되는 등 상황은 크게 악화되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았으며 2008년 6월에는 압하지아 가르라 폭탄테러, 수쿠미 폭탄테러 등으로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7월에는 압하지아 갈리에서 폭탄테러로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IS_201605_57러시아 패권 속 갈등 협상 가능할까?

2015년 중앙정부와 임의로 분리·독립한 압하지아 지역정부 간 분리를 둘러싼 분쟁은 비폭력 위기로 지속되었다. 2월 4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2014년 11월 24일 실질적인 압하지아 대통령 라울 카디짐바와 합의한 동맹 및 전략적 동반자관계 협약을 비준했다. 이 합의안에는 양국의 공동안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압하지아 지방의회는 2015년 12월 18일 러시아-압하지아 군의 연합에 관한 협정을 비준했다. 조지아는 이러한 행보가 국제법에 위반하는 것이고 러시아가 압하지아를 합병하기 위한 시도라며 비난을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군은 압하지아와 남오세티아에서 약 2천명이 참가하는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조지아는 이것 역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맹비난을 이어갔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자 EU, UN, 미국 등이 나서서 당사자 간의 협상을 중재했다. 그러나 분쟁 관련 문제들에 있어서 당사자들 간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조지아 전쟁을 계기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이나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계획 등에 더 강력한 제동을 걸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석유자원이 풍부한 카스피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러시아의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조지아 지역을 대서방세계 견제와 국제적 영향력 회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재인식하고 있음을 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등 서방세계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크라이나 문제와 맞물려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패권은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조상현 / 군사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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