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6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아는 것이 힘!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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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다시 비낀 무지개>

아는 것이 힘!

 

<다시 비낀 무지개>는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19분 길이의 만화영화로 풍뎅이, 나비, 바구미 등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수압의 원리’를 표면적인 주제로 하면서 ‘지식이 없으면 소경이 되고 나쁜 놈들에게 이용당한다’는 것을 이면적인 주제로 한다.

꽉 막힌 땅 속 깊은 관, 뾰족한 수가 없을까?

딸기가 풍요롭게 자라는 딸기골에 경사가 생겼다. 오늘 공사를 끝내고 호수를 연결해 딸기밭에 물을 주게 된 것이다. 수문은 가장 많은 힘을 쓴 풍뎅이와 나비가 열게 되었다. 수문을 돌리자 스프링클러에서는 물이 쏟아져 나왔다. 곤충들은 신이 났다. 마을에는 무지개가 비치고 딸기들도 스프링클러에서 나오는 물을 맞으면서 무럭무럭 자랐다.

모든 곤충이 신났지만 바구미들은 그렇지 못했다. 바구미는 물이 있으면 잎사귀에 달라붙지 못하는데, 갑자기 쏟아진 물 때문에 딸기를 따먹지 못해서였다. 바구미들이 딸기골을 떠나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딸기잼을 만들어 나르는 잠자리 소리가 들렸다. 바구미 대장은 꾀를 냈다. 바구미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 호수의 흡수관에다 나뭇잎을 떨어뜨렸다.

다음날이 되었다. 바구미들이 떨어뜨린 나뭇잎으로 인해 호수에서 딸기골로 오는 관이 막혀버렸다. 물이 나오지 않자 딸기밭은 메말라 갔다. 풍뎅이와 나비들이 호수로 가 보았다. 호수에서는 바구미들이 나뭇잎 배를 띄워 놀고 있었다. 바구미들은 “관이 막힌 것이다. 우리처럼 작은 벌레가 아니면 관에 들어갈 수도 없지. 우리가 관을 뚫어줄테니 딸기잼을 줘.”라고 요구했다.

곤충들은 관을 살펴보았다. 꾸불꾸불한 긴 관 속에 들어가 볼 수도 없고, 땅속에 묻은 관을 다 파헤칠 수도 없어 답답했다. 곤충들은 밤새 방도를 찾아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땅속을 다 찾아보느니 공사를 다시 하는 게 나았다.

다음날이 되었다. 해가 쨍쨍 내리 쬐면서 땅이 말라 들어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안 되겠다. 바구미한테 부탁하자.” 답답한 풍뎅이가 말했다. 하지만 나비와 잠자리가 반대했다. “그 좀도둑 같은 놈들한테 부탁할 수는 없어.” “그럼 이 딸기밭을 다 죽게 두자는 거야?” 풍뎅이는 딸기잼을 들고 바구미에게로 향했다. 나비가 말렸다. “풍뎅아, 우리 같이 관에 들어가지 않고 뚫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나비와 실랑이를 하던 풍뎅이는 결국 펌프로 딸기잼을 펐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나비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압력을 줘서 막힌 관을 뚫으면 되겠구나!”

다시 비낀 무지개 中

다시 비낀 무지개 中

압력을 줘서 막힌 관을 뚫으면 되겠구나!”

한편 풍뎅이는 바구미들에게 딸기잼을 주며 관을 뚫어달라고 부탁했다. 바구미 대장은 부하에게 어디가 막혔는지 보고오라고 시키고는 딸기잼을 먹기 시작했다. 풍뎅이는 속상했다. 딸기들이 말라죽게 생겼는데 딸기잼만 먹는 바구미가 답답했다. 바구미들은 물관으로 들어가 관을 뚫는 시늉만 하다가 딸기잼만 먹고는 돌아왔다.

빈손으로 물관에서 나온 바구미들은 “물관에 큰 돌이 막혀 있다.”고 풍뎅이에게 말했다. 풍뎅이는 다급함에 울음을 터뜨렸다. 바구미 대장은 풍뎅이를 달래며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서에는 ‘물관에 막힌 바위를 뚫으면 그 대가로 창고의 딸기잼 전부를 바구미에게 넘겨줄 것을 엄숙히 계약한다.’고 적혀있었다. 풍뎅이는 망설였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물이 없으면 잼도 다시 만들 수 없기 때문이었다. 풍뎅이는 계약서에 수표(사인)를 하고 딸기잼을 가지러 갔다.

그때 압력을 이용해 막힌 관을 뚫는 작업은 막바지에 달했다. 나비는 소식을 알리려 풍뎅이를 찾았다. 그렇지만 풍뎅이는 압력을 이용해 관을 뚫을 수 있다는 나비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오히려 바구미를 붙들고 딸기잼을 나눠주며 관을 뚫어주길 부탁했다.

그 사이 나비는 다른 곤충들과 호수로 갔다. 나비의 신호에 맞춰 흡수관에 펌프를 넣고 압력을 높였다. 마침내 관이 뚫렸다. 물관에서는 바구미들의 이빨자국이 있는 나뭇잎이 발견됐다. 곤충들은 바구미의 짓임을 알게 되었다. 나비는 바구미 대장을 붙들고 사실을 모두 밝혀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풍뎅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크게 후회했다. 나비는 압력을 이용해 물관을 뚫게 된 원리를 설명해주었다. 나비는 풍뎅이에게 “지식이 없으면 눈 먼 소경이 되고, 나쁜 놈들에게 이용당하게 된단다.”고 일깨워 주었다. 새로 뚫린 관으로 물이 다시 흐르고 무지개가 딸기골에 떴다. 딸기골에 풍년이 들었다.

다시 비낀 무지개 中

다시 비낀 무지개 中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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