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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이란, 대중동 경협과 한류의 새 거점으로!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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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중동 경협과 한류의 새 거점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5월 2일(현지시간)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5월 2일(현지시간)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한·이란 관계의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수교 54년 만에 양국 간 첫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포괄적인 협력을 위한 새 물꼬도 텄다. 경제, 북핵,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이란의 핵 개발과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을 둘러싼 양국 간 정치·외교적 불편함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이 반미국가가 되면서 우리와의 외교관계도 소원했었다. 이란이 핵개발을 추진하면서 더욱 거리가 멀어졌다. 때문에 정상회담이 오랫동안 이뤄지지 못했다.

경제 분야의 방문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다양한 사업과 분야에 대한 정부 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양국 기업 간에도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가계약이 성사되고 진지한 협상이 이어졌다. 구두 합의 사업까지 합쳐 수주액은 456억 달러, 약 52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그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한·이란의 역사적 관계, 이란의 시장규모 그리고 중장기적 협력 잠재력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과거와는 다른 틀의 접근과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탄탄한 제조업과 8천만 인구, 다각적 잠재력과 역량 지녀

이란은 이미 수천 년 동안 동서양 문화와 지식이 거쳐 가는 통로였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한 실크로드가 지나던 주요 통로였다. 이란이 고대 및 중세 문명의 중심지가 된 것도 동서양의 문명과 문물이 교차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과의 교류에 있어서도 중심역할을 했다. 1,500여 년 전 구전서사시 쿠시나메에 신라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페르시아의 왕자 아브틴이 자국의 압제자를 피해 실크로드를 따라 황금의 땅 신라에 도착한다. 신라의 공주 프라랑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낳은 아들 프레둔이 후에 귀국해 압제자를 물리치고 영웅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기록을 여러 페르시아 학자들이 남긴다. 9세기 중엽 신라의 생활상을 중동 역사책에 기록한 이븐 쿠르다지바도 페르시아인이었다. 14세기 초 ‘고려’를 중동 역사책에 가장 먼저 언급해 세계에 코리아를 알린 학자 라시드 파들랄라도 페르시아 역사가였다. 현재도 수도에 ‘서울로(路)’가 유일하게 존재하는 중동 국가다. 우리와의 문화적 교류와 상호이해의 역사적 그리고 정서적 바탕이 이미 마련된 곳이다. 따라서 향후 이란은 중동 내 한류의 거점 국가가 될 것이다. ‘대장금’, ‘주몽’ 등 한국 드라마 시청률이 중동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양국 간 역사적 그리고 우호적 관계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란은 다른 중동 국가와는 차원이 다른 다각적인 잠재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 과거 아랍 국가와의 경제협력이 에너지, 건설 및 플랜트, 그리고 상품수출에 집중되었다면, 이란과의 향후 경제협력은 보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우선 이란은 중동 국가 중 역사적으로도 제조업 기반이 가장 탄탄한 나라다. 주변의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자동차조립 등 다양한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가 바로 이란이다. 8천만 인구에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향후 제조업 육성에 많은 투자와 국제적 협력을 추구할 것이다. 우리의 기술과 발전경험이 이란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란이 박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깊은 관심과 큰 기대를 보이는 이유다. 한국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철도, 도로, 발전소 등 사회기반 시설 확충이 절실한 이란은 한국과의 공동사업 추진을 원하고 있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자동차 및 전자 업체들과는 기술 이전과 합작 사업을 바라고 있다. 보건의료 및 바이오 업체들과도 이란과 배후시장의 공동 진출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과 단체들이 사절단에 포함되었기에 이란 정부는 한국의 경제 및 사회개발 경험전수를 추진할 것이다.

이란은 또 농업 및 수자원 개발 등에서도 우리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북부의 고산지역에는 수자원이 풍부해 농업이 크게 발달했다. 여러 댐을 이용해 수력발전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중동 국가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식량 자급이 가능한 나라다. 이란은 주변 중동 국가로 과일과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중동 식량안보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나라다. 우리의 수자원 개발 노하우와 농업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국가다.

제재 해제 기회 삼아 다각적 협력과 적극적 투자 추구해야

제재 해제 이후 이란은 경제재건에 나서며 중동 경제를 주도할 것이다. 이란은 향후 우리의 중동 내 다각적인 경제협력 거점이 될 수 있는 국가다. 단순한 원유수입이 아니라 석유 및 가스를 포함한 다양한 자원 개발 및 가공, 단순한 우리 상품 수출이 아니라 현지 공동생산 및 주변국 수출, 단순한 건설이 아니라 시설 공동운영을 고려해야 한다. 분야 면에서도 농업, 수산업, 물류, 제조업, 문화콘텐츠 제작, 방산 등 다각적인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

적극적 투자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경제제재와 저유가로 인해 이란의 재정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인프라 구축, 에너지 플랜트 건설, 산업화 등 제재 해제 이후 경제재건을 위한 다양한 대규모 사업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을 동반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수출과 수주 혹은 진출만으로 단기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공동 투자, 공동 생산, 기술 이전 등으로 우리와 경제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 및 안보에 있어서도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란-북한 간 군사적 협력을 차단하는 첫 단계다.

서정민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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