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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내친구 | 스스로 설 수 있게 도와주세요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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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내친구 17

스스로 설 수 있게 도와주세요

고백컨대, 나는 탈북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무조건 동정했다. 불쌍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연을 들어보면 아프지 않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고향에 병든 부모님을 두고 떠나온 아이, 소를 잡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총살을 당한 아이, 국경선을 넘다가 동생을 잃은 아이, 꽃제비로 살다가 북송되어 수감된 후 다시 탈출한 아이. 어떤 드라마보다 강렬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었다. 그 수많은 사연을 안고서 이 땅에 온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동정심에서 나온 돈 때문에 아이들이 변질되어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픈 사연’을 빌미로 ‘돈’을 주는 곳을 용케도 알아냈다. 독지가라든가 탈북민을 돕는 단체, 혹은 교회 간증석 등을 다니며 앵무새처럼 자신의 사연을 읊었다. 처음에는 순수한 의미로 사연을 털어 놓았지만 점점 더 수위가 높아갔다. 사회가 그들을 변하게 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쏟아내는 기막힌 사연 앞에 동정의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 매달 용돈이나 학원비 혹은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주며 개인적인 반응을 즐겼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돈을 주는 사람을 특별대우하며 의지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통장에 돈이 떨어질 즈음이면 ‘돈’이 나올 수 있는 루트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한 푼이라도 더 준다는 곳이 있으면 학교마저 쉽게 바꿔 버리기도 하면서.

 눈물뿌린 구걸보다 정당한 노력의 대가배우도록

똑똑해서 비교적 남한 생활에 적응이 빨랐던 K를 생각하면 늘 명치끝이 아프다. 처음 K를 보았을 때는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겸손했다. 그런데 한 교회에서 K를 불러 간증을 하게 하고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 워낙에 머리가 좋은 K는 그 후로 여러 교회에 다니며 간증을 했다. 통장의 액수가 불어났다. 뿐만 아니라 탈북 학생을 위한 해외 연수의 기회를 주는 단체를 찾아내어 돈을 받은 뒤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부는 뒷전이고 유행만을 뒤쫓는 아이로 변모해 갔다. 한 마디로 값싼 동정의 대가로 지불한 ‘돈’이 성실한 탈북 학생에게 헛바람을 집어넣은 셈이다.

탈북 아이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탈북 학교나 단체에 기부를 하면 내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직접 아이에게 돈을 주면 뭔가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북 아이들을 오랫동안 가르쳐 온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주기보다는 학교에 기부해 주시길 바라지요. 학교에서는 기부금을 잘 모았다가 학생의 학업 성취도나 성실성 등을 토대로 장학금이나 격려금으로 지원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노력해야만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지요.” 맞는 말이다. 그래야 아이들도 ‘구걸’이 아니라 ‘정당한 노력의 대가’로 돈을 받는 것 아닐까?

바라건대 탈북 청소년들을 텔레비전이나 강연장에 불러내어 ‘눈물’을 뿌린 대가로 ‘돈’을 쥐어주는 일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그 시간에 스스로 설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하거나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탈북민들이 평생 ‘수급자’라는 타이틀로 살아가지 않으려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 스스로의 선택으로 탈북한 아이들이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려면 치열하게 살 각오를 다져야 한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돈을 주고 싶다면 그들을 가르치고, 먹이고, 기도해 주는 학교나 단체를 찾아 의논해 보면 좋을 것이다. 말을 물가로 끌어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 탈북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주는 것! 그것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 탈북 청소년들 또한 이 땅에 구걸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 목숨 걸고 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경희 / 하늘꿈학교 글쓰기 지도교사

 Q. 저처럼 북에서 온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장학생을 선발하나요?

 A. 맞아요! 탈북 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재단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어요. 각 재단의 선발 시기와 자격요건을 알아두었다가 지원하면 좋겠죠? 대표적인 장학재단의 장학생 선발에 관해 알려드려요.

먼저, 남북하나재단에서는 대학원생, 대학생, 중·고교생, 검정고시 합격생 등을 대상으로 폭넓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상하반기로 연 2회 선발하고, 학업성적, 가정환경, 자기소개서 등을 심사 및 합산하여 고득점 순으로 선발합니다. 우양재단의 ‘나래장학금’은 매년 초 대학교 3학년 진학예정자를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자격요건이 충족되면 졸업 시까지 지원이 지속돼요. 이 장학금을 수혜 받게 되면 1학기에 2회 이상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인재양성 장학금’은 매년 7~8월에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매월 3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미래나눔재단은 대학교 2학년 진학예정자를 대상으로 선발해 매월 40만원을 지원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KPX문화재단의 ‘자기개발장학금’은 정규 고등학교 재학생에게 매월 20만원을 지급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수시로 여러 단체들의 장학생 선발공고가 올라오니 ‘남북하나재단’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더 나은 미래, 더 큰 꿈을 위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지원제도와 장학제도를 활용하면 좋겠죠?

전지현 / 화성시청 북한이탈주민 담당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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