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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내친구 | 또 다른 나의 이름, 통일 강사!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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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내친구

또 다른 나의 이름, 통일 강사!

얼마 전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뚫고 연천의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 다녀왔다. ‘통일캠프’에 온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깊은 산속의 8만 평이나 되는 웅장한 건물 속에서 만난 학생들은 남달랐다. 일반 학교에서 만날 때와는 달리 눈빛이 형형했다. ‘통일’이라는 언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남북한 청소년의 소통을 다룬 필자의 졸저 <류명성 통일빵집>을 읽고 ‘작가와의 시간’에 임할 때도 매우 열정적이었다.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은 낮에 민통선 근처나 임진강 등으로 체험 학습을 다녀오느라 피곤했을 텐데도 눈빛이 살아 있었다. 행사를 맡은 센터 담당자의 노련함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각 학교의 대표로 뽑혀서 온 학생들이어서일까? 지금까지 저자 강연회에서 만났던 그 어떤 친구들보다 진지했다. 책 속에 나오는 여섯 편의 단편에 대한 예리한 질문은 물론 탈북 청소년에 대해 많은 것을 궁금해 했다.

“탈북 청소년들은 대학에 어떻게 가나요?”부터 “북한에 있는 가족과는 어떻게 소통을 이루고 있나요?”, “그들이 남한에 와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탈북 청소년들을 도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입니까?” 등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나는 아는 만큼 최선을 다해 대답을 하면서 ‘만약 탈북 청소년들을 꾸준히 만나 오지 않았다면 남한 청소년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심도 깊은 질문이 많았다. 강연을 끝내야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밤을 새도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남한 학생들이 ‘통일’이나 ‘탈북민’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통일이 짐이 된다고 생각할 줄 알았다. 그것이 편견이자 오해였다는 점이 참 다행이었다.

강연이 끝날 즈음 한 남학생이 질문했다. “우리가 탈북 청소년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어디서든 탈북 청소년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대해주세요. 그들은 여러분과 환경이 다를 뿐 한 형제요 자매니까요. 또한 그들의 상황이나 처지에 대해 자신들이 털어놓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동정이나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큰 아픔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탈북 친구들을 만나며 절실히 느낀 점을 말하자 학생들이 공감의 뜻으로 박수를 보냈다.

아픔에 공감하기! 희망에 함께하기!

늦은 밤, 센터를 떠나 서울로 돌아오며 만감이 교차했다. 6년 전 ‘탈북 아이들의 현주소’를 써 달라는 탈북학교 교장 선생님과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만남에서 그들의 스피커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탈북자에 대해 관심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그런 나를 변화시킨 것은 탈북 청소년들이었다. 인문학적인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책읽기와 글쓰기’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깊은 속내와 맞닿았다. 탈북 청소년들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아픔’과 ‘희망’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기막힌 사연이 없는 아이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미미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이 보고싶어 눈물 흘리는 아이에게 손수건을 건네는 것 정도가 전부였다. “북에서 살 때는 모두가 가난하고 배고파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남한에 오니 오히려 내가 거지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기다 공부가 너무 어려워 더욱 힘들어요.” 북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온 민철의 말에 달리 할 말이 없어 그저 등만 두드려 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해야 할 몫이 생긴 것이다. 통일캠프에 많은 궁금증을 품고 온 남한 청소년들에게 작가가 아닌 통일 강사로서 열변을 토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데려올 브로커 비용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저도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공부만 하면 좋겠어요.”, “내 말투가 이상하다고 동물원 원숭이 보듯 흘끔거리지 말아주세요!” 나는 탈북 청소년들의 스피커가 되어 외쳤다. 내가 처음부터 열사는 아니었다. 그들의 깊은 아픔을 알게되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먼저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 청소년들이 이 땅에 뿌리를 잘 내려야 통일의 그날, ‘통일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 가 외칠 것이다. 통일의 그날까지 말이다.

박경희 / 하늘꿈학교 글쓰기 지도교사

Q. 미디어에서 종종 탈북자들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관심이 생겼어요. 직접 만나보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프로젝트로 인증을 받은 우양재단의 ‘평화교육’을 소개하려 해요. 우양 평화교육은 북한 출신의 청년 강사들이 초·중·고교와 대학교, 정부기관, 기업, 비영리단체 등을 찾아가 통일과 북한 사회 등에 대해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북에서 온 청년 강사들이 남한에 정착해 살면서 경험한 다양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 남북의 서로 다른 모습들을 비교하며 소개하기 때문에 분단으로 인한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강의를 들을 수 있어요.

기존 안보 중심의 교육에서 한 걸음 나아가 북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의 삶을 알고 싶다면 우양 평화교육을 신청해 보세요. 나도 모르게 자리잡혀 있던 편견을 발견하고, 통일과 평화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해요.

북에서 온 친구들은 우양 평화 강사에 지원해 보세요. 만 19~35세 청년으로서 정치적 편향성이 없고 남북 평화정착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일정 기간의 교육을 수료한 뒤 강사로 활동할 수 있어요. 통일학, 평화학, 교수법 등을 배울 수 있고, 강의 준비를 통해 본인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답니다.

문의 및 교육신청_우양재단 02-324-0422, www.foodsmiles.org

전지현 / 화성시청 북한이탈주민 담당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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