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9월 1일

Uni – Movie | “축구에 국경이 어딨어!”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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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 – Movie <꿈은 이루어진다>

축구에 국경이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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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도 영화의 무대는 DMZ(비무장지대)다. DMZ는 영화 소재로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통제구역 안에서 어떤 일이 생길 수 있을까에 대한 상상은 경우에 따라 뻔한 전개로 흐르지만 어떤 소재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전국이 ‘붉은 악마’의 물결로 가득차면서 내외신 보도의 1면을 연일 붉은 색이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한반도의 북단만이 이러한 열기에서 벗어나 조용했다. 사실은 같은 시간 천안함 도발 같은 몽니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한 쪽은 전 세계를 향해 붉은색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세상과 동떨어져 있었다. 그 두 곳을 연결하는 장소가 DMZ다.

영화는 북한군에게 월드컵방송 전파를 보내자는 전방사단 장교의 다소 엉뚱한 기획과 그 미끼를 북한군 전방부대의 축구광 분대장이 물면서 진행된다. 북한군 선임 1분대장은(이성재 분) 축구광이다. 부대 내의 오래된 축구공에 구멍이 나자 못내 아쉬워하지만 수색 중 대북 풍선 선물 보따리에서 축구공을 발견하고는 환호성을 지른다. 영화에서는 북한 군인들이 연병장에서 축구를 하지만 실제로는 배구와 농구를 즐겨한다. 북한 군인들에게 배구는 우리 군의 족구와 마찬가지로 친근한 오락거리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북한군 내무반을 상상하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1분대장이 분대원들을 이끌고 DMZ 정찰 도중 국군과 조우하게 되면서 빠르게 전개된다. 남북한 군인들이 조우하는 장면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처럼 긴박하고 무겁지 않다. 가볍게 연출했다. 첫 번째 조우 이후 북한군 통신장비를 통해 남한군으로부터 모스 신호에 이은 월드컵 라디오 중계방송이 시작된다. 축구광인 1분대장은 군용 무전기를 개조한 라디오로 월드컵 중계방송을 들으며 불안해하는 분대원들에게 연신 “축구에는 국경 같은 것이 없어야~”를 외친다. 북한군의 경우 최전선에 배치된 군인들은 엄선된 인원이기 때문에 실제로 일반 부대 군인들에 비해 보급 상태도 좋고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실제로 영화처럼 ‘반역행위’를 하다가 발각되면 최고형을 면하기 어려운 중범죄다.

허접한 포스터로 인해 3류 코미디 영화의 냄새가 나지만 실상 뚜껑을 열어보면 의외로 비교적 탄탄한 구성과 고증으로 인해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전달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도발 직후에 개봉했기 때문이다. 개봉 시기 운이 없었기에 내용에 비해 흥행이 저조했던 아쉬운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2002년 당시의 약간 아이러니한 상황이 떠오른다. 사실상 붉은색은 북한에 어울리는 색상이다. 붉은기 쟁취운동, 적기가, 붉은기 정신 등 ‘북한’하면 떠오르는 색상이 붉은색 아니던가? 그래서 2002년 당시 우리 사회가 붉은색으로 물들었을 때 북한 당국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색이 남한에서 물결을 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붉은악마 티셔츠를 군복 속에 입고 귀대하는 영화 속 장면은 묘한 이질적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는 한 가지 화두가 남는다. 제목이 ‘꿈은 이루어진다’인데 과연 그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감상 포인트

영화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월드컵이 북쪽 DMZ에서 근무하던 북한군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북한군 GP에서 근무하는 축구광 분대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금까지 대부분 상업 영화에서 북한군은 남북한 대치상황을 묘사하는 상징이나 남한에 잠입한 모습으로 코믹하게 그려진 정도다. 하지만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에서는 남한군이 오히려 조연이었다.

영화는 북한군 병영 내부를 비교적 세부적으로 묘사했다. 영화 속 주인공인 1분대장은 상사의 계급장을 달고 있다. 북한군에는 남한과 같은 부사관이나 장교 입대 제도가 없다. 대부분의 군인들은 전사(병) 생활을 기본으로 한다. 그 가운데 출신 성분이 좋은 경우 전사 생활을 2년 이상 하고 군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아 장교로 임관된다. 그 외의 인원들은 전사에서 진급하여 우리의 부사관 계급에 이르게 된다. 북한군은 10년 정도 복무하기 때문에 전역 시의 계급은 상사나 중사 이상이다.

생각해 볼 문제

  • 기존 국제대회에서 남북한 단일팀 결성의 사례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 향후 남북한 스포츠 교류가 재개된다면 어떻게 활성화 해 나갈지 생각해 보자.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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