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0월 1일

특집 | 미 ·중 갈등은 상수 … 독자적 능력과 의지가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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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북한 핵실험 폭주 … 한국의 전략은?

·중 갈등은 상수 … 독자적 능력과 의지가 긴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관련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매우 엄중한 안보 상황에 처해있다.”고 규정하면서 “스스로 분쟁하는 집은 무너진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연합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관련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매우 엄중한 안보 상황에 처해있다.”고 규정하면서 “스스로 분쟁하는 집은 무너진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연합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은 대단히 어렵다. 문제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는 이미 국제화되고 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한국이 국가이익에 합당한 해법을 이끌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시험을 받는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향후 2025년경이면 중국이 미국의 경제 규모를 앞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2045년이 되면 중국의 군사비가 미국을 초월할 전망이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2025년과 2045년 사이 약 20년 동안 어느 한 쪽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미·중이 서로 치열하게 국제질서와 규범을 놓고 견제하며 갈등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중 경쟁 가속화 한국, 끊임없는 양자택일 직면할 것

현재로서는 미국이 다양한 측면에서 여전히 대중국 우위를 점한 채 자국의 우위를 활용해 중국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유인하고 여기에 순응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즉 미국이 공세적인 차원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상황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기에 놓여있는 것이고, 이는 곧 미·중이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경쟁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는 양자 간 선택과 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미·중의 전략 경쟁이 가속화된다면 글로벌 영역에서 주도권 갈등도 점차 더 가속화될 것이고, 특히 민감한 지역 이슈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의 대상이 될 것이다. 과거 북핵문제는 미·중 간 전략적 협력과 타협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올해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한 이후 사드 문제가 촉발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북핵문제가 미·중 갈등의 대상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실제로 미·중은 경제적 관계나 글로벌 이슈 측면에서 매우 복합적으로 이해가 얽혀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양국은 상호 갈등이 직접적인 군사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한다. 이미 남중국해, 타이완, 동중국해 문제에 관해 10년 이상의 위기관리 대화를 해온 전례가 있다. 양국 정부 간 90개 이상의 전략 대화가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중이 글로벌 차원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그 위험성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한반도다. 한반도 이슈와 관련해 미·중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위기관리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한반도에서의 갈등 상황이 미·중 간 군사적 대결로 전환될 수 있는 위험성이 기타 이슈에 비해 높다는 우려가 있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미·중 전략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한반도에서 점차적으로 갈등의 위계구조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구도를 보면 미·중이 대립하고 있고 그 하위 구조에 중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과 북한을 미·중 각자의 위기 구조 속으로 줄 세워가고 있는 흐름이다.

한국만의 전략과 비전으로 안보에 대한 확신 갖춰야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장을 통해서 더 이상 강대국에 의해 휘말리지 않고 스스로 한반도 국제정치의 변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스스로 독자적인 이익과 이해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고, 이 노선의 핵심이 바로 핵개발이다. 여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존 정책은 미국과 동맹을 잘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구축하는 한편 북한은 포용하면서 포위해나가는, 소위 ‘연미-화중-포북(聯美-和中-包北)’의 전략이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에 대해선 압박과 동시에 국제적인 고립, 나아가 정권 붕괴까지 염두에 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미·중 간 갈등 구조 속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스스로 한반도 문제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노력이 긴요해진 시점이다. 북핵과 관련된 한국의 독자적인 대응 전략을 구축해야 하고, 단순히 무기체계를 갖추는 것만이 아니라 자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만이 가진 전략과 비전으로 안보에 대한 확신을 갖추는 것이 선행되어야지, 이를 등한시하고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해 현재의 위협에 만능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한반도 상황에서 평화공존 전략, 중장기적 통일대비 전략은 바로 이러한 의식 구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김흥규 /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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