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1월 1일 0

Book Review | 남북한 생활문화공동체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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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남북한 생활문화공동체의 길을 묻다

이 책의 문제의식과 주제는 제목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먼저 남북한의 주민, 그리고 코리언 디아스포라를 아울러 ‘분단 코리언’으로 명명한다. 이들 ‘분단 코리언’들이 서로 다른 시공간 속에서 펼치는 행위양식을 전통의 변주와 연대라는 차원에서 파악함으로써 새롭게 구성되는 ‘분단 코리언’들의 생활세계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1부는 전통의 변주, 2부는 연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1부에서는 ‘분단 코리언’들의 생활에서 나타나는 전통의 다양한 변화의 면모를 가족과 친족, 명절, 혼례, 민족정체성의 차원에서 다룬다. 그러면서 그 변주의 양태를 ‘만들어진 전통’, ‘권력에 의한 주조’, ‘변용과 지속’, ‘적응과 재해석’, ‘계승과 변용’ 등 다양한 해석의 지평 속에서 살피고 있다.

2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남한의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이 서로를 마주하는 세계에서 펼쳐지는 인식, 태도, 담론, 관점 등이 그것이다. 먼저 남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의 생활문화를 비교하는 기초연구를 통해 양 주민 사이의 공통지반과 차이를 객관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상호 풍습을 존중하고 이를 다양성의 차원으로 발전시켜갈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러한 기초연구와 더불어 구체적인 지역 사회에서 드러나는 남한 주민의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서적 태도가 ‘접촉지대’에서의 ‘접촉빈도’에 따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탈북민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층적인 ‘접촉지대’를 창안해 갈 필요가 있음을 요청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민족주의와 다문화주의가 북한이탈주민을 공존의 대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음에도 이들의 타자화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음을 지적하고, 이들이 처한 다양한 정치·경제적 삶의 조건과 그 속의 갈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다층적 조건 속에서 남북한의 ‘생활문화공동체’를 어떻게 형성해 갈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구체적인 실천적 논의로 끝을 맺고 있다.

이 책은 여러 저자들의 글을 엮은 만큼 다양한 주제와 관점, 시각이 다층적으로 펼쳐지고 있지만 통일·인문학이라는 인간의 문제를 구체적인 생활세계의 차원에서 고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동시에 그 생활 세계에서 드러나는 다양성과 변화의 면모를 해석할 수 있는 지평 또한 열려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통일을 인문학의 차원에서 검토한다는 것의 장점과 가능성은 바로 통일과 통합을 보다 열린 시야 속에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인간을 이해하는 전제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금 새겨준다고 하겠다.

한재헌 / 평화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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