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인터뷰 | “탈북민 위한 원스톱 법률지원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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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인터뷰 | 윤영훈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탈북민 위한 원스톱 법률지원 필요해요

법무법인 한별 윤영훈 변호사

법무법인 한별 윤영훈 변호사

 

Q. 탈북민 법률지원을 처음 시작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A. 이전에 소속되어 있던 법무법인 세종이 서울 남부하나센터를 운영하는 한빛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되어 있었어요. 회사에서 사회공헌 차원으로 탈북민 법률지원에 대한 제안이 있어서 입사하자마자 지원하여 시작하게 됐습니다. 법률상담으로 탈북민들과 만나온 지는 5년 정도 되었네요.

Q. 탈북민에 대한 법률지원은 주로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나요?

A. 회사에서 주로 시행하는 지원은 하나원 교육을 수료하고 남한사회 정착을 시작하는 탈북민들에게 정기적으로 기초 법률교육을 실시하는 것이었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복지관과 연결이 되면서부터 회사 차원의 활동 이외에 무료 법률상담이나 특강을 하거나, 그분들이 직접 소송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지금은 대형 로펌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업무시간 활용에 여유가 있어 활동이 조금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복지관에서 강의를 할 때 제 개인 연락처까지는 공개를 하지 않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복지관을 통해 상담 신청을 하시면 검토한 후에 직접 연락을 드립니다.

Q. 상담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직접 도움을 주시나요?

A.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료로 도와드리는 것이 어떤 분들에게는 도움이 아닌 경우가 있더라고요. ‘무료면 엉터리이지 않겠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래서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소송으로 이어져야 할 경우에는 법률구조공단에 대해 먼저 말씀드려요. 법률구조공단에는 국가에서 고용한 변호사님들이 계시거든요. 돈을 지불하고 소송을 준비하기 어려운 일반 국민들은 이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는 이곳을 안내해드리는데, 탈북민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사건이 밀려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저에게 다시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죠. 웬만한 것은 제가 해드리려고 하는데, 무료 변론을 하려면 복잡한 신고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출석까지는 하지 않고 주로 서면을 써드립니다. 소장이나 답변을 써드리는 방식으로 소송의 방향을 잡아드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일반적인 경우에는 크게 복잡하거나 여러 차례 소송을 거쳐야 하는 사건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 방향만 잘 잡아 놓으면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법원에서도 개인소송을 하시면 더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제 개인적으로는 더 도와드리고 싶은데 죄송한 측면이 있습니다.

Q. 탈북민들이 어떤 문제들을 주로 상담해 오는지 궁금한데요?

A. 국경을 넘어오면서 중국에 두고 온 아이들이나 남편과의 관계 정리에 대한 것이 많았어요. 한국에 데리고 오고 싶다거나 혼인관계를 끝내고 싶다는 내용이죠. 그 다음으로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브로커 비용에 관한 것인데요, 법원에서도 이전에는 500만원까지는 인정을 해줬어요. 브로커라는 것이 사실은 불법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없으면 그분들은 한국으로 들어올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브로커 비용이 정해져있지 않다보니 탈북민 입장에서는‘과도한 비용을 요구한다’는 불만이 있으신 거죠.

또, 전체 탈북민 중 여성의 비중이 과반인데, 탈북 과정에서 브로커 또는 그들과 연계된 사람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일에 대한 상담도 종종 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문제 삼고 싶은데, 대부분 가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르고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사실상 큰 도움을 드릴 수가 없어요. 법률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있어서는 제가 들어드리는 역할밖에 할 수 없어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일반 사람들도 똑같이 겪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별다른 차이는 없습니다. 단지 남한 사회 적응이 조금 더 어려울 뿐이죠. 예를 들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거나, 방문판매로 물건을 사고 값을 지불했는데도 본사로부터 돈을 못 받았다는 독촉전화를 계속해서 받는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Q. 탈북민을 돕는 법조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나요?

A. 대한변호사협회에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변호사단’이라고 있어요. 올해 9월에 새로운 기수가 출범했고요, 한 기수가 2년 동안 활동을 합니다. 저는 2012년부터 이 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전부터 탈북민 법률지원 활동에 관여해 오신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변호사단’ 회원은 전국에 300명 정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계가 있다면 탈북민들과의 연결이 어렵다는 점이에요. 돕고자 하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줄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과 만나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탈북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기억에 남는 인상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주로 탈북한지 얼마 안 된 분들을 만나왔는데요, 스무 살이 갓 넘은 어린 나이인데 아이를 업고 넘어온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걱정이 돼서 앞으로 어떻게 지낼 것인지 물어봤는데 아주 씩씩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다부진 의지와 강인함이 엿보여서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법률상담을 하다보면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더 이상 도움을 드릴수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설명해드리면 불만을 표출하기보다 대부분 순응하세요. 결국에는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답을 드리는 것인데도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 자체에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또, ‘멘토·멘티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친구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친구와 어머님 둘이서 남한으로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상주가 없었어요. 그 때 복지관분들과 북한이탈주민분들이 많이 오셔서 도와주시더라고요. 이처럼 남한사회에서 탈북민들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어 있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Q.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어떤 활동인가요?

A. 법무법인 세종에서 법률지원과는 별개로 ‘멘토·멘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탈북 학생들과 변호사 간 1:1결연을 맺어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회사에서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이죠. 이 사업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멘티들이랑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아서인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형’, ‘동생’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만나면 볼링도 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놀아요.

현재 멘티로 선정되는 학생들은 남한사회에서 적응을 잘한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실제로 여명학교도 가보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탈북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적응을 잘 하고 있는 친구들을 지속적으로 북돋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적응을 못해서 이곳에서의 삶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힘을 주는 일은 더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더 많은 탈북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현재 탈북민 법률지원 시스템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변호사단’의 활동을 보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거든요. 탈북민들이 문제를 가지고 오면 ‘원스톱’으로 해결이 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법률지원을 희망하는 변호사들에게 국선변호사의 수임료 정도만이라도 책임지고 지원을 한다면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경우에는 남부하나센터와 결연을 맺고 있는데, 다른 지역의 하나센터에서는 누가 활동을 하고 계신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 이것이 체계화되어 드러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하나로 모아지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중간 역할을 감당할 매개 단체가 필요합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활동을 희망하는지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적절하게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있다면 법률지원시스템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시현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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