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2월 1일 0

장용훈의 취재수첩 | 트럼프 당선, 북한의 계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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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트럼프 당선, 북한의 계산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북한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9일 대선 결과가 나왔지만 북한은 12일이 지난 11월 21일까지 공식 반응 뿐 아니라 선거 결과에 대한 보도조차 없다. 2008년 북한 매체들은 미국 대선으로부터 사흘 뒤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알린 바 있다.

북한은 일단 트럼프 당선에 침묵을 유지하면서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8년간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반감을 가져왔다. 그래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기대감을 가지고 조심스런 탐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북한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엇갈린다. 그는 지난 1월 아이오와 주 선거 유세기간 장성택 처형 사례 등을 거론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미치광이(maniac)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직후에 나온 이 발언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5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는 “그(김정은)와 대화할 것이며,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6월 애틀랜타 유세에서는 “김정은과 회의 테이블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할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달 캘리포니아 유세에서도 “‘북한과 절대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직접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11월 18일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적인 대북 발언에 주목하며 “아주 상식적이고 타당한 주장”이라며 노골적인 호감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트럼프는 (선거 기간에) 야비하고 차별주의적인 발언들로 비난받았지만 그의 공약이 중요하다.”며 국제적 고립주의노선, 세계경찰 포기 입장, 자국문제 우선주의 등 트럼프의 대선공약을 소개했다.

연이은 비공개 접촉 침묵 속 탐색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탐색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 장일훈 유엔 대표부 차석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은 11월 16일부터 2박3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조엘 위트 연구원 등 미국 측 민간 전문가 4명과 비공식 대화를 가졌다. 이들은 대화 내용에 대해 굳게 함구했지만 외교가에서는 양측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북한이 꺼낼 수 있는 카드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의 서세평 대사는 지난 11월 1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남은 최고지도자(김정은)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북·미 최고 지도자의 직접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향후 대응에 유동성을 열어놓으면서 탐색전을 점차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 대사는 “그(트럼프 당선인)가 주한미군을 포함한 남한 내의 모든 군사 장비를 철수하고 평화협정을 맺으러 나오는 등 적대시 정책을 진정으로 포기한다면 1990년대 했던 것처럼 (북·미)관계를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을 이야기하며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당분간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활동과 외교안보부처 인선 과정 등을 지켜보면서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고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거 유세가 아닌 집권 준비과정에서 나오는 트럼프 당선인 측의 발언 등을 통해 대응방식을 고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 강경 북한 도발로 이어질까?

그러나 최근 미국 차기 정부의 대외정책을 책임질 외교·안보 라인이 강경 인물로 구성될 가능성이 커져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우선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각각 발탁됐다. 플린 보좌관 내정자는 지난 10월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도발에 대한 입장을 물은 데 대해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국무장관으로는 현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깅리치 하원의장과 볼턴 전 대사는 모두 북한에 대한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커 위원장은 대북제재 강화를, 하스 회장은 한국 주도의 흡수통일을 언급했다.

북한이 대미압박에 나설 경우, 가장 먼저 꺼낼 카드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이 꼽힌다. 이를 통해 대미타격 능력을 과시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기 소형화와 경량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경우, 북한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행사가 많은 12월이 그 예상 시점으로 거론된다.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 5주기 또는 같은 달 3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취임 5년을 전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국가의 안보능력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때 발언으로 보면 협상과 선제공격이라는 두 가지 방향 모두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트럼프 정부의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은 북한의 향후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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