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탄핵 사태, 북한은 어떻게 볼까? 201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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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탄핵 사태, 북한은 어떻게 볼까?

 

북한 가 지난해 12월 1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시찰 관련 기록영화를 방영 했다. ⓒ연합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 1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 시찰 관련 기록영화를 방영 했다. ⓒ연합

국회는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의 매체는 이 소식을 4시간 만에 즉각 보도했다.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2월 9일 오후 8시께 ‘박근혜 탄핵안, 남조선 국회에서 다수 가결로 통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오늘(12월 9일) 남조선 시간으로 오후 4시 10분경 남조선 국회에서 특대형의 권력형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 역도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끝났다.”며 “탄핵소추안은 결정 정족수를 훨씬 넘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였다.”고 전했다. 매체는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앞에 집결한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소리 높여 외쳤다고 밝히면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소식을 주요 외신들도 긴급 타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9시께 <조선중앙통신>은 ‘박근혜 탄핵안 국회에서 통과, 대통령의 권한 상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시민사회 단체와 야당, 국민 각 계층의 강력한 요구로 탄핵안 표결이 진행됐다면서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박근혜가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정지당하고 국정을 이끌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매체가 한국에서 벌어진 사안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보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북한 당국 차원의 공식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는 이틀 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탄핵안 통과를 “민심에 칼을 박은 정치반란”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이 이번 탄핵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내세워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등 남북관계를 사실상 완전히 차단해 온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북한 매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8일 남한 사회의 여론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6면에 ‘분노한 남녘 민심의 촛불은 더욱 세차게 타올라 사대매국의 아성을 불태워버릴 것이다’는 제목으로 탄핵안에 대한 반응을 실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남조선 각계, 새누리당은 박근혜 탄핵에 나서라고 요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5일 국내 곳곳에서 벌어진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 등의 소식을 전했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관영매체 동원 비난공세 이어가

북한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이후 관영매체를 총동원해 박 대통령과 보수 세력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이며 대남 비난공세의 소재로 활용했다. 사실상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최 씨 파문에 대해 10월 26일 “박근혜 정권 붕괴의 서막”이라고 첫 반응을 보인 이후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연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0월 31일 5면 ‘특대형 정치추문 사건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추악한 실상을 평한다’는 논평원 명의의 기사에서 “박근혜, 최순실 추문사건은 현대사회에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가장 기형적이고 가장 비정상적이며 가장 우매한 박근혜 정권의 실체에 대한 명백한 논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최 씨의 국정개입 파문 가운데 남북관계 관련 의혹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남(남북)관계를 극단에로 몰아간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와 개성공업지구 전면 중단도 최순실의 ‘지령’에 따른 것이며 ‘통일대박’이니, ‘드레즈덴(드레스덴) 선언’이니 하는 것도 다 무지몽매하기 짝이 없는 최순실의 머리에서 고안되였거나 비준된 작품이라고 하니 이처럼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북한군 동계훈련 돌입 예년과 유사한 수준

남한의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가장 우려스런 대목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현재 동계훈련 중인 북한군에 특이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12월 1일부터 시작된 북한군의 동계훈련 수준은 작년 이맘때와 비슷하다.”면서 “주특기, 사격술, 진지점령 등 소부대 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으며, 도발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대 장착 차량(TEL)이 기지 밖으로 전개된 정황도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월 10일 청와대를 타격하는 가상 전투훈련에 참관했다. 이날 훈련은 전투원들이 산 정상에서 가상 낙하산을 타거나 헬리콥터에서 밧줄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와대 모형 건물에 진입하며 시작됐다. 이어 포병들은 모형 건물에 포격을 퍼부었다.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에는 북한 전투원들이 무장한 채 청와대를 본뜬 시설물로 진격하는 모습이 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이 훈련은 우리 군의 정밀타격, 참수작전, 선제타격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12월 20일 방사포병 중대 사격경기와 전투비행사들의 야간습격 훈련에도 참관했다. 이날 경기는 대기 진지에서 50m의 거리를 이동해 강평원(평가원)이 지적하는 목표에 1개 포를 먼저 쏜 뒤 중대의 모든 포가 일제 사격을 하고 숨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는 한·미연합군의 타격에 대비한 연습으로 보인다. 야간 습격훈련은 추격기들이 야간에 불시 출동해 지상물을 습격토록 함으로써 실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한 전투비행사들이 적들의 모든 대상물을 격멸·소탕할 수 있게 준비시키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설명했다.

북한이 남쪽의 정세불안을 이유로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하고 공개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남한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모두 상대방이 불안하다며 군사적 대비를 높여가는 형국이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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