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2월 1일

기획 | ICBM 시험발사 버튼 언제 누를지가 관건이다 / 대외(對外)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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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사회주의강국의 꿈, 2017 김정은의 카드는?

ICBM 시험발사 버튼 언제 누를지가 관건이다 | 대외(對外)

지난 2015년 10월 10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0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이 등장, 열병대를 따라 행진하고 있다. KN-08 미사일은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탄생 100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나 현재까지 한 번도 시험발사되지 않았다. 한·미 정보 당국은 KN-08이 사거리 1만2천km로 북한에서 발사 시 미국 본토가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고 평가한다. ⓒ연합

지난 2015년 10월 10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0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이 등장, 열병대를 따라 행진하고 있다. KN-08 미사일은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탄생 100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되었으나 현재까지 한 번도 시험발사되지 않았다. 한·미 정보 당국은 KN-08이 사거리 1만2천km로 북한에서 발사 시 미국 본토가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고 평가한다. ⓒ연합

지난 1월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공식 취임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전 세계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 환경에도 커다란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 먼저 북한이 지난 1월 1일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선제공격을 날렸다. 김정은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라며 차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적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군사전략적 도발을 예고하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취임 첫날부터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첨단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 있음을 공식 천명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임의의 시간과 임의의 장소에서 언제든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처럼 북·미 간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긴장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핵과 ICBM 기술 진전·미 대화 겨냥하며 관심 끌기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자신의 리더십이 핵과 장거리로켓을 동원한 군사강국의 토대 위에서 구축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미 지난해 초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제4차 핵실험(북한의 주장은 첫 수소탄 시험)을 감행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한창 논의되는 상황에서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와 여덟 차례에 걸친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단거리 노동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하였고, 급기야 9월 9일에는 제5차 핵실험까지 실시함으로써 핵 고도화와 운반수단의 다종화 노선을 강화시켜 나갔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핵탄두의 소형화 및 경량화 기술의 진전과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이 곧 완성단계에 왔다고 강조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북·미 대화를 겨냥하면서 관심을 끌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한편으로는 군사적 긴장을 고도로 높여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 등장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이와 같은 태도는 신년사에서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핵위협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에서 더 잘 드러났다. 이것은 지난해 11월 9일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염두에 두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새로운 선택을 하라.”는 주장을 편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였다. 결국 김정은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태도로 보아 김정은이 표면적으로는 핵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결정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추가적인 군사도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신형 ICBM을 격추하겠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최대 탐지거리가 4,800㎞인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를 서태평양 근처로 옮겨왔다. 더 나아가 트럼프가 취임식 직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확고한 억제조치를 시행할 것임을 강조하였는데, 이로 인해 북한의 태도 역시 점차 공격적으로 변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의 언급대로라면 현재 북한은 이동식 차량 약 2대에 발사 가능한 발사체(KN-08, KN-14 추정)를 탑재한 상태에서 “임의의 시간에 임의의 장소”에서 김정은의 발사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올해 북한의 대외 및 군사 분야 정세 전망의 핵심은 북한이 준비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도 정세 전망에 커다란 변수다. 만약 북한의 공언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미 간에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외교라인의 주축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마이클 폴린)과 국방부 장관(제임스 매티스), 국무부 장관(렉스 틸러슨) 등이 모두 강경파이며, 이들 모두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미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안보라인, 강경파 강 대 강국면 조성될 수도

북한 또한 내부적으로 지난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통해 당 중심의 영도체계가 확립된 이후 김정은의 군사적 통치 리더십 확립 차원에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완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노동당이 미국의 강경노선에 한 발 뒤로 물러서 대화를 모색하기보다는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하면서 ‘강 대 강’으로 치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상반기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 또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깝게는 2월에 예정되어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의 규모와 내용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높이기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의 전면적 시행을 위한 대중 압박을 높여 나갈 수 있어 미·중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올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이며, 이를 위해 추가적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한·미, 한·중, 한·일 간 협력을 위한 정부의 긴밀한 외교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승열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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