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2월 1일

기획 | 지금은 북한이 갑(甲)? 남한 흔들기 거세진다 / 대남(對南)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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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사회주의강국의 꿈, 2017 김정은의 카드는?

지금은 북한이 갑()? 남한 흔들기 거세진다 / 대남(對南)

지난 1월 7일 북한 남포시의 천리마구역 광장에서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지난 1월 7일 북한 남포시의 천리마구역 광장에서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2017년 남북관계 전망은 다양한 근거에서 낙관보다는 비관이, 긍정보다는 부정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한반도와 남북관계에서의 다양한 사건과 그 유산들이 현재의 남북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자신의 정체성이자 국가 비전으로 주장함으로써 기존 남북관계 프레임을 벗어나고자 했고 우리는 북한의 그러한 정체성과 비전의 변화를 압박함으로써, 남북관계가 이전과는 다른 국면으로 진입하였다. 관계가 없는 것도 관계의 한 양상이라면 2017년의 남북관계는 바로 그러한 양상 속에서 출발하였다.

, 2017년 남북관계 정세 유리하다고 판단

북한의 올해 대남 및 남북관계의 전략은 중차대한 체제 비전에 의해 제한되고 구속받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리더십을 배타적인 경지로 완전무결하게 완성시키고, 대외적으로는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혹은 적어도 역내에서 완전하게 승인받는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북한발(發) 남북한 의제와 대남 전략은 이 비전에 종속되어 진행되고 있다. 적어도 북한에게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은 북한의 대내적 비전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고, 대외적 비전도 아직은 유익한 환경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실상 2017년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주요한 전략적 인식론은 북한이 ‘갑(甲)’의 위치에서 남한을 ‘을(乙)’로 대면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남한의 정치 과정을 과도기적이고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자신에게 의제 선점적 지위 혹은 유리한 전략적 고지를 부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 리더십은 남한의 불안정한 정치 과정에 의해서 고매한 경지로 승화되고 있으며, 이는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내부의 문제제기와 도전을 예방적으로 응징하는 환경으로 이용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혼란스런 국내 정치과정에 집중해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대북정책이 후차화되거나 정책에 대한 주의와 집중력이 산만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남북 대화와 통일담론에서 상징적 정당성과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올해 신년사에서는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주장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평화와 통일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7·4남북공동성명 발표 45주년이자, 10·4남북공동선언 10주년임을 강조하였다. 역으로 남한이 자신들의 진정성을 외면하고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갔다고 대내외적으로 비난했다. 또한, 남한의 정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남 ‘흔들기’ 공세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북한의 ‘갑’ 지위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재생산하고자 한다.

북한은 올해 현 박근혜 정부와 남북한 관계를 엮어나가기보다는 현 정부 탄핵 이후에 등장할 차기 정부와의 관계 정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남한 정세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나서서 대남 관계를 개선하거나 남한 정부와 대화를 하는 것은 실익이 전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오히려 향후 남한의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이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년사뿐 아니라 지난 1월 18일 열린 연합회의 호소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 것도 그러한 입장에서일 것이다.

북한은 딱히 시급하거나 시간을 다투는 대남 의제나 이슈, 혹은 수요가 없는 현 상황에서 남북관계 국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차기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율해 나가려는 전략에 입각해서 행동하고 있다. 특히 차기 남한 정부가 수립된 뒤 실행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옵션을 가능한 한 제한하여 북한에 유리한 입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북한은 현재 특정 정당과 인물에 대한 비난, 민간과 사회에 대한 선동, 대남 통전 전략 실행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북한의 변화를 압박하고 있는 남한의 입장은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도 남북한 관계에서 회담이나 경협 등으로 성과를 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껏해야 북한의 의지와 비전에 부합할 수 있는 남한 내 단체들을 겨냥하여 공동 행사를 치르고 이를 대남 성과로 포장하며 김정은 과업 이행으로 선전할 가능성 정도일 것이다. 당분간 남북관계에서 변화의 계기들이 등장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남북 간 변화 계기는 제한적 외부 변수 주목해야

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남북관계의 변화 계기는 외부 변수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 남북한 관계를 북·미관계 발전을 위한 쓸모 있는 사전 단계나 지렛대로 삼으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북·미 간에 새로운 교환관계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북·미관계에서 한바탕 교환이 이루어지고 난 뒤의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나머지 영역’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북·미관계가 북핵과 그에 대한 응징으로 교환된다면, 남북관계는 현재의 상황이 악화된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반면에 북·미 간에 대화 국면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한·미 공조라는 구조 하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했던 대북 압박조치들을 스스로 철회하고 북한을 수용해야만 하는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다. 2017년의 남북관계에서 우리는 옵션과 이니셔티브에 다양한 제약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극복의 지혜가 나오리라 생각된다.

차문석 /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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