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4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한·미연합군사훈련, ‘강 대 강’ 치고받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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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미연합군사훈련, 강 대 강치고받기 시작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지난 3월 15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1982년 취역한 칼빈슨호는 배수량 10만t에 크기가 길이 333m, 폭 77m에 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통한다. ⓒ연합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지난 3월 15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1982년 취역한 칼빈슨호는 배수량 10만t에 크기가 길이 333m, 폭 77m에 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통한다. ⓒ연합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봄이 찾아왔지만 한반도에는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이라는 동일한 조건 속에서 북한도 강경한 군사적 대응이라는 동일한 패턴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가 발견한 ‘조건반사’ 이론은 개에게 고기를 보여줄 때마다 종을 치는 실험을 반복했더니 개가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렸다는 내용이다. 이런 조건반사가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한·미가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북한도 이에 대응해 강경한 대응태도를 취하는 패턴이다.

한·미 양국은 매년 3월이 되면 합동군사연습을 갖는다. 3~4월 실시되는 지휘소 연습인 키 리졸브 훈련과 대규모 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연례행사다. 특히 올해는 다른 때보다 훈련의 규모가 커졌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향한 북한의 잰걸음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위협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판단이다.

지난 3월 1일부터 독수리훈련이 시작됐다. 한·미 양국 군은 4월에는 해군·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도 할 계획이다. 이 훈련에는 4만1천t급 강습상륙함(LHD)인 본험리처드함과 2만5천t급 상륙수송함(LPD)인 그린베이함, 1만5천t급 상륙선거함(LSD)인 애쉴랜드함 등 3척의 상륙함과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 등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경북 포항 일대에서 한·미 양국 해병대 기동 및 실사격훈련을 하고 적의 공격으로 항구가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군수지원을 위한 항구재건 연습인 대규모 합동군수지원훈련을 할 계획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한·미 양국 공군의 연합공중종합훈련인 맥스선더훈련을 통한 북한 핵심시설 정밀타격 연습이 예정되어 있다.

·미 공군, 4월 중순에 핵심시설 정밀타격 연습 돌입

키리졸브 연습에 맞춰 지난 3월 15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을 시작으로, 독수리훈련이 종료되는 4월 말까지 미국의 전략무기가 순차적으로 출동한다. 부산항에 입항한 니미츠급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1982년 취역했으며 배수량 10만t, 길이 333m, 폭 77m에 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약 80대의 항공기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갖췄다. 유사시 한반도에 가장 먼저 증원되는 주일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편대도 한반도에 투입됐다. 적의 방공 레이더망을 뚫고 침투할 수 있는 F-35B 편대는 이번 훈련에서 F-15K 등 우리 군 전투기들과 함께 북한 핵심시설 정밀타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양과 질적으로 모두 강해지자 북한의 반발도 거세진 모습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독수리훈련 시작 다음 날인 3월 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면전에서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연습을 또다시 강행해 나선 이상 우리 군대는 이미 선포한 대로 초강경 대응조치로 맞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령역(영역)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날린다면 즉시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이 개시될 것”이라며 “북침전쟁연습의 불찌(불똥)가 우리의 신성한 영토, 영해, 영공에 단 한 점이라도 떨어진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쌓이고 쌓인 분노가 서린 무자비한 보복대응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담화 발표 후 북한은 한·미연합 독수리훈련 엿새째인 6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쏘며 무력시위를 했다. 이들은 1천㎞ 이상 비행했고 3발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발사 다음날 북한은 주일 미군기지 타격 임무를 맡은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미사일 탄두 부분을 의미하는 ‘핵전투부’ 취급 훈련을 했다고 밝혀 이번에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도 과시했다.

, 잇단 무력시위 ICBM 시험발사 예고

이어 북한은 지난 3월 22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대북 강경 메시지 등에 맞서 무력시위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정상적으로 솟구치지 않고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발사대를 벗어나는 순간 곧바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에 실패한 점으로 미뤄 지난 2월 12일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이나 중거리미사일 ‘무수단’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이들 미사일의 발사 성공 경험이 적어 기술수준도 아직 낮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월 1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예고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연소실의 추진력 특성과 ‘타빈 뽐쁘(터빈 펌프) 장치’, 조절계통, 각종 번들의 동작 정확성과 구조적 안정성·믿음성을 비롯한 고출력 엔진의 전반적인 기술적 지표들을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으며, 결과적으로 지표들은 목표치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엔진이 사거리 5,500㎞ 이상의 ICBM 엔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강해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대응방식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이 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연례적으로 봄마다 커지는 한반도 위기에 위기감이 무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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