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4월 1일

특집 | 북한 핵·미사일, 레드라인 넘었다 … 이스라엘식 차세대 방어망 구축해야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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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400호 기념 특집 | 위기도 기회다 … 새정부, 돌파구를 찾아라!

북한 핵·미사일, 레드라인 넘었다

이스라엘식 차세대 방어망 구축해야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해 9월 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인공지진이 발생한 함경북도 길주군 지역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난해 9월 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인공지진이 발생한 함경북도 길주군 지역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국내정치 상황이 혼란한 가운데,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전례 없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끊임없이 지속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들은 최고권력자로 등극한 김정은이 이를 총괄하면서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핵 보유를 명시하였고, 작년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는 핵무기와 경제의 병진노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다섯 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실전 사용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폭발위력을 보여 주었고, 원심분리기에 의한 우라늄 농축 공장을 확장해 무기급 핵물질의 대량생산 능력도 과시하였다. 투발수단도 항공폭탄과 핵배낭 등에서 벗어나 소형화된 탄두를 개발해 공개하였고, 미사일의 사거리도 지속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거리가 2,000km를 넘어선다고 분석되는 고체연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수중에서 발사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아울러 이를 토대로 발사준비 시간이 대폭 줄어든 육상발사형 고체연료 미사일을 개발해 우리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김정남 암살에서 보았듯이 북한이 대량으로 보유한 화학 및 생물무기도 우리를 위협하는 대량파괴무기로 다시 부각되었다.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우리의 예상과 대응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심화되고 확산된다는 점이다. 시험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문제점과 운용 유지에서의 한계를 노출했지만,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은 변하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우리의 안보에 미치는 위협 요인들을 기술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 핵탄두 폭발위력, 히로시마·나가사키 수준에 도달

우선 핵탄두 폭발위력의 증가다. 북한은 다섯 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기폭장치의 폭발위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였다. 국방부에서는 제5차 핵실험의 폭발위력을 10kt 정도로 발표했지만, 이는 상당히 보수적인 판단이다. 국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암석 유형과 실험장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폭발위력이 15kt를 넘어선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십만 명이 희생된 히로시마나 나가사키 핵폭탄의 폭발위력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에 제4차 핵실험에서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발표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폭발위력이 낮아 무시되었지만, 구소련에서는 부분핵융합에 의한 증폭형 핵탄도 수소폭탄이라 지칭한다. 이런 증폭핵탄은 대부분의 핵탄 보유국들이 다음 단계로 개발하는 무기이고, 북한이 현 상태에서 충분히 취할 수 있는 방안이다. 북한이 2000년대 초반부터 리튬6와 중수소(D)를 개발해 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일반 핵탄이 중소 도시나 군사목표를 타격하는 전술핵무기라면, 200kt 정도의 증폭핵탄은 어지간한 대도시를 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인구밀집도가 특별히 높은 우리나라 대도시에 5~10발 정도의 증폭핵탄이 떨어지면, 국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북한의 핵탄을 매 한 발, 한 발마다 사활을 걸어 방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증폭형을 넘어 수소폭탄의 수준이라면 그 위험성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다음으로 탄두 수량의 증가다. 북한이 플루토늄(Pu) 핵탄만 보유했을 때는 수량 증가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우리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고농축우라늄(HEU)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우라늄농축 공장은 규모가 작고 전력소모도 적으며 분산이 가능해 우리가 모르는 장소에 은폐하기도 쉽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2020년까지 30~100여 개의 핵탄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한다.

탄두 수의 증가는 표준화와 핵물질 이용률 개선으로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북한은 제5차 핵실험에서 탄두의 표준화·규격화를 주장하였다. 이는 과거에 개발한 내폭형 기폭장치에 HEU를 장입하고, 이를 표준화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국이 최초 핵실험 때 사용한 것처럼, HEU에 내폭형 기폭장치를 채택하면 핵물질 이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탄두 수의 증가로 이어진다.

탄두 수량의 증가와 표준화는 북한이 상당히 다양한 투발수단을 상호 전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LBM인 ‘북극성 1호’와 육상형인 ‘북극성 2호’ 등에 동일한 핵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수의 예비탄두를 보유해 선제공격을 당해도 살아남은 투발수단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폭핵탄처럼 단일탄두의 폭발위력이 증가하면 이러한 위협이 더욱 가중된다.

김정은 정권 들어 급진전된 SLBM, 한국의 대응 어려워져

세 번째는 방어돌파능력 향상과 핵전술 다양화다. 위력이 큰 핵탄과 효과적인 투발수단의 결합은 핵공격 능력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북한은 이미 대량 배치된 ‘노동’이나 ‘스커드’ 미사일 정도에 탑재가능한 소형화된 핵탄두를 개발했다고 판단된다. 최근에는 중거리미사일인 ‘무수단’과 대추력 엔진 시험을 지속하면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유사시 최대 우방국의 대(對)한국 지원 의지와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하기 위한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 들어 급진전된 SLBM이 대표적인 예다. 잠수함을 활용한 은밀한 기동으로 우리의 측방이나 후방에서 발사할 수 있는 SLBM을 개발함으로써 우리의 대응이 크게 어려워지고 있다. 아울러 이의 육상형인 고체연료 미사일 ‘북극성 2호’ 개발로 발사준비 시간이 단축되어, 우리의 킬-체인(Kill-Chain)을 대폭 보완해야 할 필요성도 부상하고 있다.

최근의 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고고도핵폭발 등의 핵전술 고도화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각발사와 탄두의 비대칭 기동에 의한 장시간 고공비행 등이 그 예다. 고고도핵폭발은 강력한 X-선과 전자기펄스(EMP)로 인공위성과 레이더, 통신망, IT 기기들을 무력화할 수 있어 21세기의 새롭고 강력한 핵전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와 같이 대도시 집중도가 높은 IT 대국에 특히 위협적인 전술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의 대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핵실험의 사전 탐지와 이동식 미사일의 발사징후 탐지, 고고도궤도 추적에 한계를 보였고, 기술 분석에서도 많은 혼선을 보였다. 핵과 미사일 정보 분석은 사전에 잘 조직되고 훈련된 과학기술자 집단과 이들 간의 협업, 장기적인 학습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로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상황이다.

탄도미사일 방어 대책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군에서는 사전 파괴를 위한 킬-체인과 한국형 탄도미사일 방어체계(KAMD)로 대응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킬-체인에는 사전추적과 발사 징후 탐지 장비가 부족하고 KAMD는 고고도를 방어할 수 없으며 주한미군에 배치중인 사드(THAAD) 체계도 전체 국토를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대비책이 긴요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은 원리를 알면 아주 다양한 기술개발 경로를 채택하면서 이를 은폐할 수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북한의 기술개발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그들이 보여주는 것을 뒤따라가며 세우는 대안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 무기체계는 10여 년의 장기계획으로 추진되어 중간에 변경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미사일 성능을 과신한 나머지 기관포를 뗀 팬텀기를 월남전에 투입했다가 커다란 낭패를 당했던 미국과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정보수집과 분석을 외국에 의존하며 북한이 보여주는 것을 뒤따라가는 대책으로는 국력을 동원해 빠르게 확장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없다. 홍수를 막으려면 기상예측 역량을 강화하고 댐을 건설해야 하지 않는가? 따라서 당장 필요한 피해방지 대책을 세우는 한편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앞서 나가서 장벽을 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1957년의 스푸트니크 충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 사례를 보자. 소련의 수소폭탄 공격 위협에 노출된 미국은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만들고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해 기술개발에 주력했으며, 학교 교육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기초과학을 육성했다. 결국 1972년에 미·소 우주협력협정이 체결되고, 대화를 통한 긴장해소의 길이 열렸다. 이를 교훈 삼아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자주적인 정보수집과 전문가 네트워크 확충이 필요하다. 정권 차원에서 기구를 정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먼저 북한의 국방과학 전반을 조망하고 정보수집을 대폭 강화하며,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한다. 특히 우수 청년 인력들을 양성하고,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경험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주적인 분석과 대응능력을 확충해 적어도 북한 문제에서만큼은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미사일도 전술적 한계 있어 복합방어망 구축해야

다음으로 다층·다방면 복합방어망 확충과 연동이다. 북한의 핵능력과 핵전술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는 저고도에 국한되고 수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다층, 다방면으로 확충하고 연동해야 한다.

우리 무기가 완벽하지 않지만, 북한 핵미사일 역시 많은 전술적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노려, 그 전술적 운용능력에 제약을 가하고 도발의지를 꺾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세대 방어망 조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 미래기술 개발 추세를 따라잡아 북핵을 근원적으로 방어할 길을 찾아야 한다. 선진국들은 차세대 발사체와 고고도항공기, 무인기, 인공위성 등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여기에 관측설비와 레이저 및 미사일 등을 탑재해 적의 미사일을 부상 단계에서부터 요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특성을 활용하면,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방어체계를 개발할 수 있다.

또한 대북협력과 국제제재 사이에서 적절한 연동 및 구분이 필요하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대화가 필요하며,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재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두는 한편, 북한에 들어가는 기술과 물품 중에서 대량파괴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것들을 철저히 구별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민수와 군수의 구별이 어려우므로 이를 위한 사전준비와 인력양성을 병행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수많은 제재 품목들을 별도로 지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연동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민군 기술협력체 확충도 시급하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핵과 미사일 분야는 군과 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북한은 늘상 “우리 과학자들이 개발했다.”고 선전하는데, 우리는 이보다 월등히 우수한 연구자들과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에서 우리 과학기술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조기에 충분히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유도하고 실질적인 위협 수준을 줄이면서 평화적으로 국면을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춘근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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