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5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게으름 피우다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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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바위꽃을 업었던 게골뱅이>

게으름 피우다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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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꽃을 업었던 게골뱅이> 中

<바위꽃을 업었던 게골뱅이>는 2010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20분 길이의 만화영화로 ‘자기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놀기만 좋아하다가는 남의 부림을 받는 노예가 될 수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어느 날 해일이 밀려와 바다 속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게골뱅이(소라게), 방게, 성게는 다행히 진주동굴로 몸을 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마을은 풍비박산이 났다. 바다 속 친구들이 살던 집은 다 부서지고 모래밭만 남았다. 선대 때부터 살던 게골뱅이 집도 다 날아가고 떨어진 문짝만 남았다.

바위꽃에게 이용당한 게으른 게골뱅이

망가진 집을 보고 망연자실한 바다 속 친구들에게 방게가 다가와 말했다. “얘들아, 우리 집을 다시 지어 보는 게 어때?” 게골뱅이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가 어떻게 집을 짓니? 누가 도와준다면 몰라도.” 하지만 방게는 계속해서 친구들을 설득했고, 결국 힘을 모아서 집을 다시 짓기로 했다.

집짓기가 시작되었다. 게골뱅이도 집을 짓는 데 동참하였지만 천성이 게을러 일을 하면서도 꾀만 부렸다.

‘어떻게 하면 일을 적게 할까’, ‘어떻게 하면 일을 더 편하게 할까’만 생각하고 요령을 피웠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바위꽃(말미잘)’은 그런 게골뱅이를 멀리서 지켜보았다. 원래는 먹잇감이 많은 곳에 있다가 해일로 이곳까지 떠밀려온 바위꽃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색깔을 하고 있지만 속은 음흉했다. 바위꽃은 물고기가 많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바위에 붙어 물고기를 잡아먹어야 하는데 혼자서 움직일 수가 없어 꼼짝없이 굶어죽을 위기에 처했다. 살기 위해 물고기가 많은 상어바위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 바위꽃은 기회를 엿보았다. 그 때 방게, 성게와 함께 집을 짓던 게골뱅이가 일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게 된 바위꽃은 게골뱅이를 구슬리기로 하였다.

게골뱅이와 방게, 성게는 모래를 파서 땅을 다지고, 무거운 돌을 나르면서 집을 지어 나갔다. 돌 나르기에 지친 게골뱅이는 불평을 늘어놓았고, 이를 들은 바위꽃은 기다렸다는 듯이 게골뱅이에게 접근하였다.

바위꽃은 “게골뱅이야 안녕? 우리 마을에서는 일하지 않고도 좋은 집에 살면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는데 같이 가서 살지 않을래?”라고 하였다. 바위꽃의 말에 솔깃해진 게골뱅이는 바위꽃을 등에 태웠다. 그때 방게와 성게가 나서서 말렸다. “해일이 지나간 이 바다에 성한 곳이 어디 있겠니? 어디를 가든 자기 손으로 집을 가꾸고 일을 해야지!”하며 게골뱅이를 말렸다. 하지만 게골뱅이 마음은 이미 바위꽃이 말한 마을에 가 있었다. 게골뱅이는 ‘내가 먼저 가봐서 살기 좋은 곳이면 친구들을 데리러 다시 와야지.’하고 생각했다. 게골뱅이 위에 올라탄 바위꽃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신나게 길을 나섰다.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바위꽃이 이상했지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던 게골뱅이는 길을 가다가 맛있는 햇순을 보았다. 게골뱅이가 햇순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본 바위꽃은 긴 촉수를 뻗어서 햇순을 따 주었다. 게골뱅이는 바위꽃을 업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싱글벙글했다.

뿐만 아니었다. 바위꽃은 게골뱅이를 잡아먹으려고 덤비던 망탱이도 물리쳐 주었다. 바위꽃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게골뱅이는 두 번 다시 바위꽃을 의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위꽃만 있으면 걱정할 것 없이 든든할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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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꽃을 업었던 게골뱅이> 中

평생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걸?”

게골뱅이는 바위꽃이 인도하는 대로 길을 나섰지만 바위꽃의 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리저리 다니면서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게골뱅이는 바위꽃에게 등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바위꽃은 내릴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본색을 드러낸 바위꽃은 “내가 이렇게 딱 붙어 있는 동안 너는 평생 나를 업고 다니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걸?”이라고 협박했다. 게골뱅이는 바위꽃을 떨쳐내려고 몸부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한편 진주마을에서 함께 살던 방게와 성게는 열심히 일을 해서 새 집을 완성하였다. 방게와 성게는 게골뱅이를 데리고 와서 함께 살기 위해 상어마을로 찾아 나섰다.

방게와 성게는 바위꽃의 손아귀에 잡힌 게골뱅이를 발견하고는 그를 구하려고 바위꽃에게 달려들었다. 바위꽃도 긴 촉수를 이용해서 공격했지만 방게와 성게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둘은 마침내 바위꽃을 물리쳤고, 게골뱅이도 자유를 찾게 되었다.

방게와 성게는 게골뱅이를 감싸 안고 말했다 “게골뱅이야, 이제 돌아가서 새 집에서 같이 살자.” 게골뱅이는 일하기 싫어서 게으름을 피웠던 자신의 모습을 크게 반성하고, 마을로 돌아가면 다른 친구들의 집짓기를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다. 세 친구는 힘을 합쳐 다른 친구들의 집짓기를 도와주면서 사이좋게 한 집에 모여 살았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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