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5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최고인민회의 개최 … 외교위원회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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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최고인민회의 개최 … 외교위원회 부활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1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북한 관영 가 보도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1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

북한은 지난 4월 11일 우리의 정기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를 열고 19년 만에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외교위원회는 1998년 10월 제10기 최고인민회의가 시작되고 김정일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사라졌다가 이번에 다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 담당 부위원장을 선출했다. 위원으로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이선권 위원장과 북한의 과거 대미·북핵 외교 주역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대외경제상을 지낸 이용남 내각 부총리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이 위원에 포진했다.

외교위 부활 통일부 국제적 고립 탈피 시도

북한이 외교위원회를 부활시킨 것은 최고인민회의를 대외관계 개선의 또 다른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노동당 국제부가 ‘당 대 당’ 외교를 맡는다면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통해 의원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직접 정책결정에 참여하기보다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 제재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접촉면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최고인민회의 평가자료에서 “외교위원회 신설은 대북압박 강화에 따른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를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켜 보건, 교육, 과학 분야에 대한 지출 규모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눈길을 끈다. 우리의 정기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는 국가 예산 심의·승인, 입법, 국가직 최고 지도부 인사 등의 권한을 가진다. 지난해 국가예산 집행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에 대해 보고한 재정상 기광호 대의원은 올해 북한의 지출이 지난해보다 105.4%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출 규모가 가장 크게 확대된 부문은 ‘보건’으로, 지난해의 113.3%로 보고됐다. 이어 교육(109.1%), 과학기술(108.5%)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주민의 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분야다. 북한이 있는 자원 안에서 최대한 민생을 신경 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민생을 다독거릴 필요성을 느끼는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국방비 비중은 작년과 똑같은 15.8%로 발표했다. 비중은 작년과 같지만, 올해 예산지출 총액이 작년보다 5.4% 더 늘어나는 만큼 실제 국방비 지출액도 작년보다 5.4% 증가하게 된다. 북한은 올해 국방비 지출 목적에 대해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예산) 지출 총액의 15.8%를 국방비로 돌리게 된다.”며 올해도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화학공업상에 장길룡을 임명했다. 또 12년제 의무교육 시행에 대한 법령집행 총화도 이뤄졌는데, 김승두 교육위원회 위원장 겸 보통교육상은 총화에서 전면 시행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에 맞게 교육부문에서 ‘대혁명’을 일으키자고 독려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한 고위간부들이 연설에서 자책성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간부들이 한 ‘자아비판’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육성 신년사에서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인정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박 총리는 노동당 제7차 대회와 ‘200일 전투’ 등에서 거둔 성과들만 언급했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경제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와 함께 결함도 거론했다.

박 총리는 연설에서 “지난해 내각 사업에서는 결함들도 나타났다.”며 “우리 경제지도일군(일꾼)들이 당의 사상과 정책을 끝장을 볼 때까지 관철하기 위한 결사관철의 기풍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연설자로 나선 기광호 북한 재정상은 “지난해 국가예산 집행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돌이켜보면서 저를 비롯한 재정부문 일군들은 당의 재정정책 집행과 나라 살림살이를 당과 국가 앞에 전적으로 책임졌다는 높은 책임감과 자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조직 문제’도 안건으로 논의됐으나, 최근 해임된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국가정보원장 격)에 대한 후속 인사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김원홍은 지난 1월 중순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이후에 해임됐다고 통일부가 밝힌 바 있다. 북한이 김원홍의 국무위원직을 박탈하거나 그를 대신할 새 국무위원을 선출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새 국가보위상이 임명되지 않아 보위상 직이 공석 상태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임된 김원홍 국가보위상 재등장 수척한 모습

그러나 지난 4월 15일 방영한 북한군 열병식 생중계 영상에서 김원홍이 김일성광장 주석단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원홍은 최부일 인민보안상 바로 옆에 서 있었으며, 김원홍 다음 자리에 윤정린 호위사령관이 착석해 있었다. 김원홍이 서 있던 위치로 미뤄볼 때 국가보위상 직책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원홍이 최고인민회의는 물론이고 4월 14일 열린 김일성 105주년 생일 경축 중앙보고대회 등 중요한 공식행사에 모두 불참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혁명화 처벌을 받았거나 노동당의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김일성광장 주석단에 등장한 김원홍은 대장(별 4개) 계급장을 달고 있었지만 매우 수척한 모습이어서 그동안 강도 높은 조사나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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