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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 양날의 검 ‘일대일로(一帶一路)’, 제대로 활용하려면?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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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일대일로(一帶一路)’, 제대로 활용하려면?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지난 5월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지난 5월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위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지난 5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세계 29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130개국 대표단, 70여 개 국제기구 관계자 등 무려 1,500여 명이 참석한 이 포럼은 자국 발전과 세계 공동발전의 결합, 실크로드 정신 계승을 바탕으로 한 협력 강화, 호혜상생의 실현, 정책과 발전전력 협력 가속화 및 핵심 협력분야와 행동방식 확정, 고위급 포럼 플랫폼에 기반한 실질적 협력 모색 등 5개 항의 공동성명과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한다.’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64개국, 45억명, 세계경제 40% 연결하는 거대 프로젝트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 정책은 중국의 종합적 국제 지역협력 및 개발 프로젝트다. ‘일대(一帶, One Belt)’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권’을 지칭하며, ‘일로(一路, One Road)’는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해상 협력을 통해 동남아에서 출발해 서남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이 지역은 지표상으로 전 세계 64개국, 약 45억 명의 인구와 전체 글로벌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광대한 권역이다. 중국에서 유럽에 걸쳐 교통·에너지·물류 등 방면에 방대한 인프라 건설과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미국의 탈 중동 정책으로 인한 정치적 공백을 중국이 대체해보려는 정치·경제적 서진(西進)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약 1,500조 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개발은행(AIIB)을 설립하고, 실크로드 기금을 조성하는 등 안정적 추진에 부심하고 있다.

사실 향후 세계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 개발 협력은 국내적 경제 추진 동력에 한계를 느끼는 많은 국가들의 관심사항이다. 한국도 박근혜 정부가 유사한 개념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했으나 재원마련 문제와 북한이 자초한 고립 정책 그리고 외교력 부재로 유명무실화 됐다. 러시아도 푸틴의 주도 아래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집권 3기(2012~2018년) 최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하면서 2024년까지 1조 루블(약 17조 원)이 넘는 거금을 투입하는 ‘에너지 실크로드’를 건설해 시베리아와 북극 지역 자원의 소비처를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1일 옛 독립국가연합(CIS) 5개국이 참여하는 유라시아지역경제연합체(EAEU)를 출범시켜 동진(東進) 정책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각축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이 관심을 끈 것은 당초 중국이 새로운 경제발전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자국의 국제적 영향력 제고를 목적으로 한 국내 의제를 중국 주도의 국제적 의제로 격상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국내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오는 10월 제19차 공산당 대표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1인 체제 구축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중국의 국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세계적 지도자 시진핑’의 모습을 각인시키려는 ‘대내적 이벤트’ 성격도 갖고 있다.

당연히 미국이나 유럽 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서방 세력들은 일대일로에 대해 ‘패권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야심’으로 간주하고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번 포럼에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서방 정상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서남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인도는 일대일로 사업이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결국 경제적 목적보다는 지정학적 세력 확장이 주목적이라고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개념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개념도 ⓒ평화문제연구소

물론 중국은 이와 같은 논조를 부정한다. 시 주석은 이번 포럼에서 “일대일로 정책은 세계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전환기에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경제 재원 확보를 위해 실크로드 기금을 3천억 위안(약 48조 원)으로 늘릴 계획”임을 언급했다. 또 실크로드 경제권 참여국에서 앞으로 5년간 2조 달러(약 2,250조 원) 상당의 상품을 수입할 방침이라면서 경제 활성화가 핵심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번 포럼에서 몇 가지 한계도 노출됐다. 우선 그동안 일대일로 사업 명의로 진행된 각종 투자 사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사업 독려와 달리 투자 금액이 전년대비 2%, 올해 들어서도 18%나 감소했다. 때문에 투자금 회수까지 기간이 오래 걸려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거대 프로젝트 추진에 걸맞은 제도와 규칙이 확립되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중국과 자국의 핵심이익이 충돌할 때 어떻게 이견을 해소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을 갖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혹시 중국이 자의적인 ‘글로벌 게임규칙’을 세우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개발 경험 공유와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여지 많아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제대로 진행될 수만 있다면 전 세계적인 경제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것이며, 관련국 간의 교역과 금융 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국내 정략적 관점으로 이를 이용한다든지, 타국에 대한 영향력 강화·확장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부정적 요인이 확대될 소지가 큰 ‘양날의 검’이다.

문제는 우리다. 애초부터 중국의 서진 정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동쪽에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단순한 경제교류를 넘어 에너지 협력이나 사회·문화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개발 계획이므로 참여 기회를 잡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개발경험 공유나 문화 콘텐츠 분야는 협력의 여지가 많다. 중국 영향력의 확대는 경계 대상이지만 무조건 피할 대상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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