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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새정부 출범에도 계속되는 북한식 ‘마이 웨이’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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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새정부 출범에도 계속되는 북한식 마이 웨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5월 10일 오전 공식 개시됐지만 북한 공식 매체들은 아직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언급하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다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0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남조선에서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당선되였다.”며 “이로써 리명박, 박근혜로 이어진 9년간의 보수 정권에 종지부가 찍히였다.”고 보도했다.

대화 가능성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미사일은 쏜다

북한 공식 매체들은 통상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1~2일 뒤에 세 문장 이내의 짧은 분량으로 보도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12/19)이 끝난 지 하루 만인 12월 20일 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과 득표율 등을 생략한 채 한 문장짜리 기사를 송고했다. 지난 2002년 대선의 경우에는 선거(12/19) 약 이틀 만인 21일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12월 대선에 대해서는 일절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은 잇달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마이 웨이’를 이어가며 문재인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북한은 5월 14일 오전 5시 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700여 km였다. 다음 날 북한은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로케트(로켓)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주체 106(2017)년 5월 14일 새로 개발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2’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가혹한 재돌입 환경 속에서 조종전투부의 말기유도 특성과 핵탄두 폭발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음을 드러냈다.

또 21일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를 시험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극성-2의 계열생산 준비를 끝냈으며, 이번 실험이 북극성-2 무기체계 전반의 기술적 지표들을 최종 확증하고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적응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 부대들에 실전 배치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형으로 개발한 ‘북극성-2’를 지난 2월 12일 처음 시험발사해 성공한 데 이어, 전날 약 3개월 만에 두 번째 시험발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 2월과 전날 발사 모두 비행거리는 약 500km였고, 최고고도는 각각 550여 km와 560여 km로 거의 같았다.

북한의 이번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고,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도 최근 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조건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북핵문제 해결 물꼬 등을 든 바 있다. 어쨌든 남쪽에 새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북한은 당분간 ‘대량파괴무기 개발’이라는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이어갈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핵을 포기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의 처참한 말로를 지켜보며 권좌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이 ‘말’로 하는 체제보장 약속을 신뢰하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다. 제재 강화가 따르더라도 미국 본토에 핵공격을 할 수 있는 핵·미사일 역량을 우선 갖추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정권 유지의 길이라는 점이 김정은의 확고한 인식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북한의 노동당 통일전선부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 발사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이 새정부를 공식적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아태평화위는 지난 5월 18일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새로 집권한 남조선 당국이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의 사변적 의의를 외면하고 무턱대고 외세와 맞장구를 치며 온당치 못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잘못된 행동 길들이기, 상당한 시간 걸릴 것

아태평화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화성-12’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하고 정부가 북한을 규탄한 데 대해 ‘추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괴뢰 군부 호전광들도 ‘한·미동맹을 통한 응징’을 부르짖으며 반공화국 대결소동에 피눈이 되어 광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 때마다 도발이니, 응징이니 하고 날뛰던 박근혜 패당의 몰골을 상기시키는 광경”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인 담화는 “우리의 새형의(신형) 로켓 시험발사는 미국의 핵전쟁 침략 위협으로부터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남조선에서 우리의 이번 로켓 시험발사에 대해 ‘새정부에 대한 시험’이니 뭐니 하는 망발들이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우리에 대한 무지와 오판에서 나오는 황당무계한 잡소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새정부가 출범했지만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길들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온 행동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화 채널을 만들고 북한과 소통하며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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