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7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무단횡단? 안돼!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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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밤거리에서>

무단횡단? 안돼!

<밤거리에서>는 ‘교통질서는 누가 보든 안 보든 늘 잘 지켜야 한다.’는 주제의 만화영화다.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시리즈의 12부 작품으로 2010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하였다.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시리즈의 최신작들은 작품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다. 예전의 작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밤거리에서>에서는 원도미술에만 40명이 참여하였다. 원도미술 이외에도 책임미술, 그림대본, 화면구도, 배경미술, 합성미술 등에서 6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였다. 일반 만화영화에 비하면 3~4배의 인력이 투입된 것이다. 그만큼 스토리도 탄탄하고 화면도 부드럽다. 이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한 이유는 만화영화를 통해 북한 체제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서다.

中

<밤거리에서>中

차도 없는데 그냥 건너가자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곳에서 승철이와 친구들이 신나게 달려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승철이의 동생 승일이가 형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형, 지금 은빛공원에 가지?” 당황한 승철이가 “아니…, 안 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승일이가 발로 땅을 구르면서 “거짓말! 아까 공원에 가자고 말하는 거 다 들었어.” 친구들과 함께 야간 개장한 은빛공원에 놀러가려고 했던 승철이는 당황했다. 동생과 같이 가는 게 내키지 않아 몰래 가려고 하다가 들킨 것이었다.

승철이는 승일이에게 다음에 같이 가자고 타일렀지만 소용없었다. 승철이 친구들이 나서서 승일이도 데리고 가자고 하는 바람에 함께 가기로 했다. 은빛공원에는 새로 들어선 시설이 많이 있었다. 롤러코스터, 전기 자동차, 최신식 전자오락실도 있었다. 승철이 형제와 친구들은 놀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공원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승철이 친구들은 무단횡단을 해 버스를 타려고 하였다. 친구들은 “도로에 차도 없는데 그냥 건너가자.”고 하였지만 승철이가 “교통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말렸다.

그때 승일이가 갑자기 어디론가 달려갔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한 여성을 보고 달려간 것이다. 승일이는 “자전거 전용도로에 서서 통화하면 안 돼요.”하고 알려주었다. 승철이가 평소에 동생에게도 교통질서를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은빛공원에 도착한 승철이와 친구들은 롤러코스터도 타고 회전그네도 타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승철이가 친구들과 오락실에 가려고 하는데 승일이가 집으로 돌아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승철이는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승일이가 너무 졸려하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나는 이전에도 한 번 가 보았으니까 괜찮아, 너희들은 오락실에서 놀다가 가.” 하고는 친구들을 오락실로 보냈다. 승철이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업어달라고 떼를 쓰는 승일이를 등에 업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때 길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집으로 가는 버스가 들어오고 있었다. 승철이는 마음이 흔들렸다. 지하보도로 가면 버스를 놓칠 것 같았다. 동생 승일이도 엎드려 자고 있었다. 고민하던 승철이는 ‘딱 한 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단횡단을 하자.’고 마음먹고 차도를 건넜다.

中

<밤거리에서>中

누가 보든 안 보든, 늘 잘 지켜야 해

동생을 업고 길을 건너간 승철이가 버스를 타려고 보니 승일이의 신발 한 짝이 없었다. 승일이의 신발은 건너편 차도 한 가운데 떨어져 있었다. 차들이 다니고 있어서 신발을 줍기가 어려웠다. 승철이는 동생에게 기다리라고 하고는 지하보도를 통해 건너편으로 갔다.

그런데 길을 건너고 보니 반대편에 있어야 할 승일이가 보이지 않았다. 동생이 차도에 들어섰다가 차에 치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 승철이가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어떤 여성이 승일이를 안고 있었다. 낮에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통화를 하다가 승일이에게 핀잔을 들었던 사람이었다. 그 여성은 “찻길에 신발이 떨어져 있다니 무슨 일이니?”하고 물었지만 승철이는 머뭇거리면서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승철이의 친구들이 승일이의 신발을 들고 나타났다. 차도에 있던 신발을 승철이 친구들이 교통보안원에게 이야기해서 챙겨두었던 것이었다. 친구들은 승일이의 신발을 주면서 “너는 평소에도 교통질서를 잘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니? 그런 네가 차도를 건널 줄은 정말 몰랐어.”하고 말했다. 승철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밤에는 차도 많지 않고 보는 사람도 없기에…” 지켜보고 있던 교통보안원이 말했다. “교통질서는 누가 보든 안 보든 늘 잘 지켜야 한단다.”고 일깨워주었다. 승철이와 친구들은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 교통질서를 잘 지키기로 다짐했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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