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8월 1일

북한法 통일LAW | 北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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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북한 관영 이 지난해 12월 5일 국제장애인의 날을 맞아 평양의 청년중앙회관에서 기념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2월 5일 국제장애인의 날을 맞아 평양의 청년중앙회관에서 기념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

북한은 지난 2003년 6월 18일 「장애자보호법」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835호로 처음 채택했다. 이후 10년 만인 2013년 11월 21일 한 차례 수정·보충했다. 이 법은 제정 당시 총 6장 54개 조문에서 6장 55개 조문으로 1개 조문이 늘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 제기와 장애인 인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북한은 이러한 유엔(UN) 차원의 장애인 인권 관련 논의에 적극 대응하고 한편으로 장애인 후원기금 설립을 통해 장애인 복지를 국제적 기준에 맞춤으로써 국제기구와 자선단체 등 국제사회의 합법적 지원을 받기 위한 관련 법 근거를 마련해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장애인 법 개정 외부 인권 공세 대응과 대내 선전용?

과거와 달리 최근 김정은 정권 들어 장애인 정책을 비교적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은 대외적으로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응하는 한편, 대내적으로 김정은의 애민(愛民) 이미지 제고를 통해 사회주의 우월성 강조 등 체제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북한의 최근 대외 동향을 보면 지난 2012년 8월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처음으로 선수단을 파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준회원국으로 처음 가입했으며, 이듬해 11월 정회원 자격도 얻었다. 지난해 9월에는 브라질의 리우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국제교류 활동을 보였다.

또한 지난 2015년 2월 말과 3월 초에는 사상 처음으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북한 장애 청소년들의 음악과 무용 공연이 펼쳐졌다. 이들은 ‘북한 장애 청소년의 미래’라는 제목의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북한 장애인 역사상 최초의 해외공연이 개최됨으로써 북한 내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는 파급 효과가 있었다고 북한의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와 협정을 맺고 있는 두라 인터내셔널이 전하기도 했다.

또한 주목할 것은 북한이 짤막하게나마 지난 5월 2일 카타리나 데반다스 아길라 유엔 장애인인권특별보고관의 평양 방문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 특별보고관의 방문을 공식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장애인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며 장애인후원기금 조성을 위한 기회로 활용코자 한 것이다. 나아가 지난해 11월 23일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장애인권리협약」, CRPD)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비준한 데에 따른 실사 차원에서 수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방북했던 아길라 유엔 장애인인권특별보고관은 방북 결과와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2018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북한 당국의 일부 긍정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장애인들의 권리 실현과 보장을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언급했다.

2013년 11월 개정된 「장애자보호법」에는 북한이 2013년 7월 3일 서명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내용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장애자후원기금’을 설립한다는 조항이 추가됐으며 장애인 복지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법은 모든 건물과 시설을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장애인이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 장애인 등록사업을 개선하고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하며 장애인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도 보장했다.

북한은 법 개정 이후 김정은 시대 장애인의 복지와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물론 북한은 이러한 법제들의 입법적 근거로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비판에 대응하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 6월 13일~15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10차 장애인권리협약(CRPD) 당사국회의’에 이홍식 북한 외무성 인권담당 대사를 필두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지난해 5월 중순에는 북한 역사상 최초로 평양에 장애인을 위해 문턱과 계단을 없앤 ‘동대원 장애자운동관’이 건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조선중앙통신>에서 장애인 예술공연을 방영하는 등 북한의 장애인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지난해 1월 과학기술전당에 장애인 열람실 공간을 만들고 같은 해 6월 평양지하철 전동차에 장애인 전용좌석을 설치하는 등 일부 공공 시설물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김책공대 원격교육대학에 장애인이 첫 졸업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서비스를 개선했다. 나아가 의료·고용 등 장애인 복지 관련 기관들의 동향을 수시로 소개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재활·장애 극복,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 등을 소개하는 빈도의 증가는 물론 물리치료사·연주자·성악가·수영 선수 등 장애인들의 미담·성공 사례를 선전하고 있다.

형식적 입법과 제도 개선 넘어 실질적 방안 마련되어야

최근 북한은 유엔 장애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최초로 허용하고 민간구호 단체들의 방북을 수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기는 하나 여전히 이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는 등 구체적 협력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북한의 재정 상황 상 장애인 복지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장애인 후원기금 조성과 편의시설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인권 보장과 권리를 일정 부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형식적인 입법과 제도 개선만으로는 장애인의 실질적인 권리 신장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은 북한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인권 증진을 위한 건설적인 관여의 기회가 될 것이며, 향후 북한 장애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최은석 /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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