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8월 1일

글로벌포커스 WHY? | 히말라야 파워게임 … 중국-인도 국경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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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WHY?

히말라야 파워게임 … 중국인도 국경분쟁

지난 7월 4일 인도 뉴델리에서 시위대 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을 훼손하며 중국 의 국경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

지난 7월 4일 인도 뉴델리에서 시위대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을 훼손하며 중국의 국경 정책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시킴 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 지역은 해발 8,603m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칸첸중가 산을 비롯해 해발 7천m 이상의 산들이 즐비한 곳이다. 북쪽으로는 중국, 남동쪽으로는 부탄, 서쪽으로는 네팔, 남쪽으로는 인도의 서벵골 주와 접하고 있다. 이 지역은 네팔과 부탄처럼 티베트계 독립 왕국이었지만 1890년 영국령 인도에 속했다. 인도가 1947년 8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 지역은 인도의 보호령이 됐으며, 1975년 주민투표를 통해 완전히 인도에 복속됐다. 현재 인도의 29개주 가운데 하나인 이 지역의 면적은 7,096㎢이며, 인구는 60만여 명, 중국과의 국경 길이는 400㎞에 달한다.

시킴과 도카라 지역에서 불붙은 중국인도 국경 분쟁

중국과 인도가 최근 시킴 주와 부탄 및 중국의 국경이 접하고 있는 도카라(중국명 동랑, 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국의 분쟁은 지난 6월 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2012년 도카라 지역에 설치된 인도군의 벙커 두 개를 갑자기 철거하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인도군은 도카라 지역의 자국 영토에 벙커를 만들어 높고 국경 감시를 해왔다. 인도가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자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군 벙커가 설치된 곳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불도저를 동원해 벙커들을 파괴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또 지난 6월 16일부터 도카라 지역의 부탄 영토에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인도와 부탄은 중국이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곳이 부탄 영토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카라 지역은 인도 북동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실리구리 회랑과 이어진 곳이다. 실리구리 회랑은 인도의 북동부와 나머지 지역을 분리시킬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때문에 실리구리 회랑은 이른바 ‘닭의 목’이라고 불린다. 인도는 중국이 도카라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려는 것은 여차하면 실리구리 회랑을 점령하겠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국 영토에서 정당하게 도로 건설을 했을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중국·인도·부탄은 이 지역의 국경이 1890년 청나라와 영국 간 티베트·시킴 조약에서 확정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국은 국경이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이 지역에 병력을 증파하면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 인도는 부탄의 동맹국으로서 이 지역의 영토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부탄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부탄은 1948년 체결된 인도와의 안보 조약에 따라 외교와 국방에 관한 전권을 인도에 위임하고 있다. 양국 군 병력은 지금까지 한 달 넘게 대치하고 있으며 대치 상황이 이처럼 길어지고 있는 것은 1962년 양국 간 전쟁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아룬 제틀리 인도 국방부 장관은 “도크라 지역의 현 상태를 변경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오늘날 인도는 1962년 상황과 다르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1962년 영토 분쟁으로 인도와 전쟁을 벌여 승리한 바 있다.

양국이 전쟁을 벌였던 곳은 아루나찰 프라데시라는 지역이다. 인도 북동부에서 가장 변방에 있는 이 지역은 넓이 8만3,743㎢, 인구 138만2천여 명으로 북쪽으로는 중국(티베트 자치구), 동쪽으로는 미얀마, 남쪽으로는 인도(아삼 주와 나갈랜드 주), 서쪽으로는 부탄과 접한 전략적 요충지다. 인도는 국내에서 가장 발전이 더딘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으로부터 중국 국경과의 길이는 650㎞에 달하며, 중국은 1962년 10월 20일 인민해방군 3개 사단을 동원해 이 지역을 침공했다. 중국은 개전 7일 만에 160㎞를 진격한 후 인도에 이곳이 중국 영토임을 인정하면 철수하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인도가 이를 거부했고, 중국은 같은 해 11월 18일 제2차 공격을 감행했다. 당시 인도군 병사 3천여 명이 숨지고 4천여 명이 포로가 됐다. 반면 중국군은 700여 명이 사망했다. 중국은 40여 일간 전투로 정치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하며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양국은 그동안 영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해왔지만 전혀 진전이 없었다.

인도 정부는 지난 5월 26일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와 아삼 주를 연결하는 돌라 사디야 대교를 개통시켰다. 브라마푸트라 강 위에 세워진 돌라 사디야 대교는 9.1㎞의 길이로 인도에서 가장 긴 다리가 됐다. 인도 정부는 이 교량의 공사비로 3억1,8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인도 정부가 이 교량을 건설한 것은 무엇보다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를 발전시켜 자국 땅이라는 점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아삼 주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로 가려면 브라마푸트라 강을 오가는 선박과 항공기를 이용해야 했지만, 이 교량의 개통으로 앞으로 대규모 물자와 인력이 오갈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이유는 이 교량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이 교량은 유사시 60t의 탱크가 지나가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 인도 정부는 과거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국 영토 깊숙이 공격해 들어올 것을 우려해 교량을 만들지 않았다. 인도 정부가 이 교량을 건설한 것은 중국의 군사 도발을 저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개통식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는 인도의 땅”이라면서 “앞으로 인도 정부는 이 지역의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1914년 획정된 맥마흔 라인 두고 날선 공방 이어져

양국이 이 지역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는 가장 큰 이유는 영국과 티베트가 1914년 3월 합의한 심라 조약에 따라 그어진 이른바 ‘맥마흔 라인(McMahon Line)’ 때문이다. 심라 조약은 영국령 인도와 티베트가 서로의 영토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확정한 협약을 말한다. 당시 이 조약은 영국 총독부였던 인도정청의 외무장관 A. H. 맥마흔과 티베트 대표가 체결했으며, 맥마흔 라인에 따라 티베트 영토 일부였던 아루나찰 프라데시가 영국령 인도 영토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립한 인도는 이 선을 중국과 인도의 국경선으로 인정했다. 반면 1951년 티베트를 무력 병합한 중국은 맥마흔 라인이 제국주의에 의한 불평등 조약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배하기 이전의 경계선을 국경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다른 이유는 티베트 때문이다. 중국은 1959년 3월 티베트에서 독립운동이 벌어지자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했다. 티베트 주민 일부는 이 과정에서 무기를 들고 인민해방군에 대항했으나 막강한 무력을 앞세운 인민해방군은 이들의 저항을 진압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중국의 탄압을 피해 도망쳐온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와 주민들의 망명을 받아들였다.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의 타왕이라는 곳에는 티베트 불교를 믿는 먼바족과 중국에서 넘어온 티베트 주민들이 살고 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중국에서 인도로 망명할 때 타왕을 거쳤으며, 티베트의 독립운동 활동가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 달라이 라마 14세는 종종 이 곳을 방문해 티베트 주민들을 격려해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인도 정부에 달라이 라마 14세의 타왕 방문을 허가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해왔지만 인도 정부는 이를 거부해왔다.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가 자국 영토가 되면 인도와 티베트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반면 인도는 적절한 수준에서 티베트 독립운동 세력의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욱이 티베트 독립운동 세력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를 인도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로서는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인도는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에 대한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대규모 군사력을 포진시켜 놓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 지역과 아삼 주에 중무장한 2개 산악사단(병력 6만 명)을 비롯해 병력 12만 명과 155㎜ 야포, 무장 헬기, 무인항공기 등을 배치했다. 특히 인도군은 병력 9만 명 규모의 산악타격 부대인 제17군을 창설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제17군 산하에 이미 2개 사단이 만들어졌으며, 미국제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M-777 경량 곡사포, CH-47F 치누크 헬기 등을 보유할 계획이다.

인도는 또 아삼 주 테즈푸르 공군기지에 최신예 다목적 전투기 Su-30MKI 18대로 구성된 비행전대 두 개를 주둔시키고 있으며, 두 개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활주로 다섯 개를 비롯한 공군시설도 대폭 보강했다. 테즈푸르 공군기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만든 시설로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Su-30MKI는 핵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인도는 중국 탄도미사일에 맞서 최신예 요격미사일 아카시(Akash)도 배치했다. 아카시 요격미사일은 최대 30㎞ 밖에서 비행하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인도는 이와 함께 초음속 스텔스 크루즈 미사일 브라모스도 배치했다. 브라모스 미사일은 속도 마하 2.8로 비행할 수 있고 사거리는 300㎞에 달하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영토주권에 양보 없다최신예 군사무기 대치전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와의 접경 지역에 인민해방군 30만 명을 배치해 놓고 있다. 또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와 인접한 청두와 란저우 군구에 24시간 안에 투입할 수 있는 쾌속반응군(신속배치군) 6개 사단(4개 사단은 일종의 공수부대)을 포진시켜 놓고 있다. 티베트 자치구에는 6개 군용비행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J-10과 Su-27을 비롯한 각종 전투기, 수송기, 공중조기경보기도 배치한 상태다. 중국은 이 지역에 배치했던 DF-5를 최신예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1A와 DF-21C로 모두 교체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와 전쟁이 벌어질 경우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를 48시간 내 점령한다는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국은 악사이 친이라는 곳을 놓고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 고원 북서쪽 쿤룬 산맥의 서쪽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악사이 친은 중국, 파키스탄, 인도 국경이 교차하는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의 면적은 3만8천㎢이고, 중국 국경과의 길이는 600㎞에 달한다.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를 침공할 때 이 지역도 점령해 아직까지 인도에 돌려주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카슈가르 지구에 있는 카르길리크 현으로 편입했다. 인도는 중국이 이 지역을 불법으로 점유했다면서 자국 영토인 잠무 카슈미르 주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그동안 영토 분쟁으로 국경을 획정하지 못하자 1996년부터 4천여 ㎞의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사실상의 국경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양국의 영토 분쟁 지역을 모두 합하면 12만4천㎢에 달해 우리나라의 면적보다도 크다.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온 이들의 영토 분쟁은 패권 다툼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파워게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장훈 /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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