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8월 1일

특집 | 제재·압박 강화할 때 … 조급한 대화 경계해야 201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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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레드라인 넘는 북한, 대북정책 ‘주도권’은?

제재·압박 강화할 때 … 조급한 대화 경계해야

한·미연합군이 7월 4일 북한의 ‘화성-14형’ ICBM 시험발사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날 현무-2와 미 육군 전술미사일체계(ATACMS)을 이용한 연합훈련에 나섰다. ⓒ연합

한·미연합군이 7월 4일 북한의 ‘화성-14형’ ICBM 시험발사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날 현무-2와 미 육군 전술미사일체계(ATACMS)을 이용한 연합훈련에 나섰다. ⓒ연합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완료에 근접해 가면서 국제사회의 대응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거리의 ‘화성-14형’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존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대북제재가 논의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군사적 옵션이 재차 거론되고 있으며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 7월 14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는 외교와 제재를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군사적인 선택지는 항상 준비돼 있다. 어느 것도 지금 실행 가능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명령이 있으면 군사공격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고 핵·미사일의 동결과 폐기를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매년 서로를 방문하는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 간의 편집국장·국제부장 교류 행사에 참석했는데, 일본 언론인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지, 그럴 경우 한국 정부는 이를 저지할 수 있는지?”,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어떻게 대화하겠다는 것인지, 왜 그렇게 대화를 추구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우선 첫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없다. 한·미 당국은 ‘화성-14형’ 발사로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일종의 무시 전략이다. “북한이 ICBM을 쏘면 발사 지점을 타격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으름장을 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살라미식 무력시위’로 체면을 세웠다.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 불가피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역시도 최근호에서 “트럼프의 잦은 군사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끔찍한 선택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군사 옵션도 대화도 어려운 상황 대응 방향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문재인 정부 내부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이어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것이라는 ‘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의 북한이 그다지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번 도발은 지난해 1월 6일 제4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새로운 도발 사이클의 연장선 위에 있다. 이는 그들이 설정한 목표인 ‘핵·미사일 개발의 완성’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장 판에 박힌 과거의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만약 유엔 안보리에서 또다시 제재 결의가 나온다면 우리는 그에 따르는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며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가 제재를 하면 이를 명분삼아 핵실험 도발을 단행해 왔다.

군사적 옵션도 대화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정은이 이번 도발을 다양한 방식으로 자랑하며 국내 정치에 몰두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설령 핵·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더라도 ‘핵·미사일을 가지면 잘살 수 있다’며 엘리트와 대중을 미혹해 온 선전선동은 현실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성공했을 때 비로소 그것이 신기루였음이 드러나는 ‘성공의 역설’에 부딪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미사일이 그저 김 씨 왕조의 유지 도구일 뿐, 엘리트와 인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급하게 대화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핵·미사일을 가지면 남한 정부도 미국 정부도 대화를 구걸할 것이라고 선전해 온 김정은을 머쓱하게 만들어야 하며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면서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차제에 북한의 반미 감정과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의 고립압살 정책에 따른 ‘피포위 의식’에서 나왔다는 북한과 국내외 일각의 ‘이데올로기’도 바로 잡아야 한다. 핵·미사일을 가져야 한다는 북한의 내부 정치적 논리의 정당성을 허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북제재와 압박 더욱 강화하며 무시하는 것이 상책

동시에 북한에 확산되고 있는 시장화 메커니즘을 북한 변화의 동력으로 변환시킬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정은 개혁의 대외경제적 환경은 김정일 때보다 불리한 상황이다. 15년 전에는 한국이 북한의 최대 경제지원국일 정도로 남북 경제교류가 활발했다. 북한은 중국과 신의주 경제특구를 도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5차례의 핵실험과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초강력 제재 레짐을 자초했으며, 이제는 문재인 정부나 시진핑 정부가 도와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미사일 마니아인 김정은과 시장에서 돈을 벌어 경제권까지 쥔 권력형 재력가들은 굳이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돈과 자원이 유입되지 않는 환경에서의 개혁은 결말이 뻔하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북한의 엘리트들에게 핵과 미사일만 내려놓으면 더 큰 돈벌이 기회가 있다는 진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치밀한 계획에 따른 행동계획을 실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신석호 / <동아일보>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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