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9월 1일

특집 | “소규모 공동체 형성 후 북한 참여할 길 열어줘야” 201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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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도발-제재 악순환 … ‘한반도 신경제지도’ 미래는?

소규모 공동체 형성 후 북한 참여할 길 열어줘야

지난 8월 25일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가운데),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지난 8월 25일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가 열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라마다 프라자 수원 호텔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가운데),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한다. 진보와 보수 정부를 거치는 동안 언급됐던 대부분의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구상을 포함하여 구체적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반도 경제의 미래 구상이라는 관점에서 몇 가지 제언을 추가해 보고자 한다.

우선 미래 환경의 변화와 바람직한 한반도 경제의 미래상이 포함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는 압축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남북한 경제통합에 따른 미래는 명실상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설 것이다. 미래의 모습에 기초한 남북한의 협력 구도를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든다면 환경 문제에서 에너지 수급 구조를 지적할 수 있는데, 남한은 친환경 에너지 수급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에너지 수급 구조 역시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하여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식품 문제도 유사한 범주에 들어간다. 남한은 성장 시기에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생산 구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대량생산 구조가 아닌 친환경 구조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북한 지역의 식품 생산 구조(농·축산업) 역시 친환경 구조로 구상해야 한다. 이른바 ‘Farm to table’의 구조를 어떻게 형성해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경제 시스템 전환과 북한 개발 연계 방향 고민해야

남한 선진 경제로의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북한 개발은 어떻게 연계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대외적으로 중국의 팽창과 일본의 성숙화에 따른 동북아 경제 질서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동북아 역내 한반도 경제의 역할을 구상해야 한다.

교통망의 예를 들어보자. 중국은 고속철 중심으로 철도망이 재편되고 있다. 한반도 교통망의 미래는 고속철 모델일까, 아니면 일반 철도 모델일까? 대륙과 연계된다면 당연히 고속철 모델로 재편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 지역의 철도망 개보수 작업은 당연히 고속철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동북아 고속철 연결망에 근거해 일본과도 고속철 연결을 위한 교통망 구축과 동북아 역내 벨트 구상을 그려보는 아이디어가 반영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물류 유통의 변화, 산업군의 변화 등도 담아내야 할 것이다.

또한 동북아 공동체의 중심을 남북한 통합에 두는 방안도 좋지만, 지금부터 동북아 통합을 위한 분야별 소규모 공동체를 형성하고 북한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환경 문제, 해양 협력 등은 북한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하고 세부적인 분야에서 한·중·일·러의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큰 틀에서 동북아 협의체를 거창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면서 북한이 필요에 의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의 참여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힘든 일들을 놓고 동북아 공동체를 구상하기에는 동북아 지역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자신감 있게 포용하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북한이 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지금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범위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대북제재를 취하는 나라는 한국, 일본, 미국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가장 강한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적어도 북한 자료를 보지 못하거나, 북한 방문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북한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조차도 북한 방문은 고사하고 북한 자료를 접하기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촉과 방북을 승인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다. 북한의 행동은 고정 변수로 놓고, 우리가 먼저 다가가 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있는 북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부터 없애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여기에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우리의 수준은 우리가 우려하는 것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 자생적 시장 상황의 역동성도 고려해야

마지막으로 북한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북한도 나름 경제개발과 발전의 구상을 가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중앙 집중식 계획경제에서 지방분권식 시장경제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기본적으로 자력갱생을 기반으로 한다. 외부의 거센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식의 접근을 넘어서 북한이 개혁과 개방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취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북한 내부적으로 시장이 확산되고 자본가도 생기고 있으며, 계획과 시장의 통합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북한 주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의 민주화 과정을 거쳐서 지금까지 왔으며 이 역시 우리 국민들이 이루어 낸 것이다. 북한이 자생적인 변화의 요구에 부응해 주변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의 초점을 맞춰보자.

동용승 / 굿파머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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