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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法 통일LAW | “아버지는 北에 살아 계셨어요” 탈북민 자식의 상속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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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에 살아 계셨어요탈북민 자식의 상속권은?

최은석 / 통일교육원 교수

갑(甲)은 1960년대 말 함경북도 지역 출생으로 2007년 북한을 탈출, 2009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이다. 이후 2011년 10월에 부친 B의 법정상속인으로 대리하여 남한에 거주하는 고모 B1과 삼촌 B2를 상대로 조부인 A1과 조모인 A2의 유산 등 상속재산 회복 청구의 소(訴)를 서울가정법원에 제기하였다. 피고 B1과 B2는 B의 누나와 남동생으로 이들 모두 남한에 거주하던 A1과 A2 사이에서 태어난 3남매였다.

갑의 부친 B는 한국전쟁 중 남한에서 학도병으로 입대했다가 1950년 9월 경 전쟁 중 북한으로 끌려갔고, 남쪽의 가족들은 B를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 실종선고를 신청해 호적부에서 제적·말소하였다. 북한에서 거주하며 딸 갑을 둔 B는 북에서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살아오다 2004년 중국에서 동생과 사촌동생 등을 상봉하여 북한 당국에 발각되었고 재남(在南)가족 상면 혐의로 조사 받은 후 고문 후유증으로 2006년 말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탈북민 갑(), 고모·삼촌 상대로 조부모 유산 소송 걸다

북한에 거주하면서 평소 부친을 통해 남한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 이야기를 들어왔던 갑은 2009년 국내에 입국하여 그 해 9월 서울가정법원에서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허가받아 가족관계등록을 마친 뒤 서울가정법원에 부친 B에 대한 실종선고 취소 청구를 한 후 2013년 11월에 위 실종선고 취소 판결을 받았다.

남한에 살던 B의 부친 A1은 1961년, 모친 A2는 1990년에 각각 사망하였고, 선산인 충남 연기군 소재 임야에 관하여는 1978년 1월 B1과 남한 생존 자녀들 명의로 이미 소유권 보존등기가 마쳐진 상태였다. 이에 대해 갑은 2011년 10월 A2의 장녀이자 B의 누나인 B1과 차남이자 남동생인 B2를 상대로 B의 법정상속인을 대리해 상속재산 회복 청구의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본 사안에서 법률적 쟁점이 됐던 사항은 B가 이 사건 제소 시점에서 수십 년 이전의 상속개시 당시 이미 실종선고를 받은 상태였다는 점과 이후 실종선고 취소 청구를 통해 실종선고 취소 판결을 받은 B는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서 강제 납북된 북한주민이라는 신분이라는 점, 그리고 법정상속인을 대리한 갑이 북한이탈주민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후단에서 언급한 법정상속인 대리 문제는 가족관계등록 창설 허가와 실종선고 취소 청구를 통해 유효한 판결을 받아 갑이 B의 상속재산분에 대한 상속권 대리 행사에는 법률적 하자는 없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B가 이 사건 제소 시점에서 수십 년 이전의 상속개시 당시 실종선고를 받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상속회복 청구권의 제척기간이 문제가 되었다. 북한주민의 제소권과 관련하여, 우리 「헌법」 제3조 등을 근거로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본다면 북한주민도 우리 법원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소를 제기할 수 있다. 2012년 2월 처음 제정된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남북가족특례법’)은 상속재산 반환 청구에 관한 특례(제10조)와 상속회복 청구에 관한 특례(제11조)를 규정하여 실종선고나 부재선고를 받은 북한주민이 상속재산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북한주민의 상속회복 청구권을 명문으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위 남북가족특례법 시행 이후 남북 이산 후 이 법 공포일 전에 실종선고(「부재선고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부재선고를 포함)를 받은 북한주민에 대하여 실종선고의 취소 심판이 확정된 경우 실종선고의 취소 심판을 받은 사람은 실종선고를 직접 원인으로 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그의 상속인을 포함)를 상대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남북 이산으로 인하여 피상속인인 남한주민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주민(북한주민이었던 사람을 포함)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민법」 제999조 제1항에 따라 상속회복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그 밖의 처분을 한 경우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으로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북한 거주 상속인이 상속권을 침해당하여 참칭상속인을 상대로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남북가족특례법」은 상속회복 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민법」에 의한다면 그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제999조 제2항). 그런데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분단 상태가 지속될수록 상속회복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일찍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4년 1월 제1심 판결에서 원고 갑이 북한주민이었던 B의 딸로서 탈북해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후 B의 상속인 지위에서 상속재산 회복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갑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즉 「남북가족특례법」이 적용됨에 따라 우리 「민법」 제999조 제2항에서 정한 ‘10년’이라는 권리행사 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갑의 청구를 받아들인 사례다. 이는 탈북한 이산가족의 후손이 남한의 가족을 상대로 한 유산 소송에서 민법상의 상속회복 청구권 제척기간의 적용을 배제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법원은 북한주민에 대한 상속회복청구권 보장과 관련하여, B가 1950년 9월 서울에서 실종된 이래 사망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생존해 있었고, 딸 갑과의 친자관계 확인 및 남한 법원에 갑의 소로 실종선고도 취소되었으므로 B의 부친 A1 사망 시점인 1961년 12월 당시 정당한 상속권을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우리 「민법」 제999조 제1항에서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을 일부 인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북한주민의 상속회복 청구권에 관하여 법원은 「남북가족특례법」 제11조에서 규정한 상속회복 청구권자인 ‘북한주민’에 ‘북한주민이었던 사람’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원고(갑) 역시 ‘북한주민’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상속회복 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하여 위 특례법 제11조의 제목이 ‘상속회복청구에 대한 특례’인 점에 비추어 이는 「민법」 제999조의 적용보다 우선하는 특별 내용을 규정한 것이고, 제1항에서는 북한주민은 「민법」 제999조 제1항에 따라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민법」 제999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10년’이라는 권리행사기간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북한주민의 상속회복 청구에 관하여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이 규정하는 10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4년 6월 제2심(항소심) 판결(상고)에서 원고 갑은 B의 친딸인 점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원고는 북한에서 출생한 B의 친딸임을 인정했다. 다만 위 특례법 제11조에서 제척기간에 관한 특례 규정을 포함시키지 않은 채 특례법이 제정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현행 특례법 제11조 상속회복 청구권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민법」 제999조 제2항 제척기간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고, 결국 위 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하여 원고 갑의 청구를 부적법하다고 각하하였다.

대법원 탈북민, 상속권 침해 받았다면 제척기간 연장

그 후 2016년 10월 대법원 판결에서 피상속인인 남한주민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주민(본 사안에서 B, 갑)이었던 사람은 남한의 참칭상속인에 의하여 상속권이 침해되어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도 민법상 상속회복 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연장되어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3년 내에 상속회복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와 같이 남북이산으로 인하여 피상속인인 남한주민으로부터 상속을 받지 못한 북한주민의 경우 상속권이 침해되어 10년이 경과해도 민법상 제척기간에 구속받지 않고 기간이 연장되어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3년 내에 상속회복 청구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었다. 이것은 남북한 주민 사이에 단일민족으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평화적 통일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에 부합해 가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음을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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