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1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개성공단 재가동 피해는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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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개성공단 재가동 피해는 누구에게?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한 개성공단 무단가동 관련 대책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한 개성공단 무단가동 관련 대책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북한이 남한 기업들이 빠져나간 개성공단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0월 3일 중국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19개의 의류공장을 남측 당국에 통보하지 않고 은밀하게 가동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개성공단 의류공장에서는 북한 내수용 의류도 생산하고 있지만, 주로 외국(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 직후 북한도 개성공단의 가동을 사실상 확인했다.

, 개성공단 재가동 확인 누구도 상관할 바 없다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월 6일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흉칙한 수작질’이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우리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공업지구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그에 대하여 그 누구도 상관할 바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그 졸개들이 제아무리 짖어대며 제재 압살의 도수를 높이려고 악을 써대도 우리의 힘찬 전진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며 공업지구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우리 근로자들이 지금 어떻게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눈이 뜸자리가 아니라면 똑똑히 보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개성공단 내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언급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도 이날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모든 주권은 우리 공화국에 있으며 우리가 거기에서 그 무엇을 하든 누구도 함부로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며 같은 주장을 내놨다. 개성 지역은 자신들의 영토로 자신들의 주권 지역이며 남측에서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떠난 만큼 자신들의 가동 여부에 이러쿵저러쿵 할 권리가 없다는 논리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북한에 의한 개성공단 가동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 10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성공단 가로등이 일시적으로 점등되는 경우가 있고 공장도 일부 불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내 자체) 발전기로 하는지 예성강 전력으로 하는지를 식별할 정도의 판단은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10월 10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의 재산권 침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개성공단 내 공장과 기계설비 소유권은 우리 기업에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개성공단 시설 무단 사용은 북한 법인 개성공단지구법과 남북 간에 체결된 투자보장합의서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북한의 개성공단 시설 무단 가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하기로 했다. 신한용 비상대책위원장은 “개성공단 투자자산은 우리 기업의 자산이므로 북한은 무단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남북 양 당국은 입주기업이 개성공단 무단 가동의 진위를 확인하고, 시설물 유지 관리와 보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공단에 방북할 수 있도록 승인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부가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관련 내용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히고, 폐쇄로 생존이 위기에 처한 입주기업 및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 대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는 입장도 피력했다.

반면 북한은 기업인들의 방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0월 20일 ‘남조선 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입에 올릴 자격도, 명분도, 체면도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남조선 당국은 저들은 물론 그 누구도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군사통제구역인 개성공업지구에 들여보낼 자격도 명분도 체면도 없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역에서 우리가 행사하는 모든 권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하기 전에 남측 기업들에 공업지구 폐쇄로 산생된 피해 보상이나 잘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6월 8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개성 내 기계설비 점검과 보존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개성을 방문하겠다는 방북 신청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대북제재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인들의 방북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는 “북한이 남북 간 합의서를 모두 무효화하고 개성공단 내의 우리 측 자산을 일방적으로 청산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기업인 방북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 방북 개성공단 기업인 안전보장 에 공식 요청

통일부는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사실상 승인을 전제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의 발표는 보류됐다. 지난 10월 20일 발표를 계획했던 통일부는 “개성공단 관련 정부 입장 표명이 관계 부처와 협의가 덜 돼 보류됐다”라고 밝혔다. 통일부의 입장 발표가 보류된 데는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국면에서 정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에 협조하라고 북측에 요청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월 24일 “정부는 북측에 우리 기업의 방북 승인 신청에 필요한 신변안전보장이나 통행 관련 조치들을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재가동 움직임에 따라 지난 10월 12일 시설물을 점검하겠다며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함에 따라 북한에 필요한 조치를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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