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2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물과 거름만 주면 감이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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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남이가 키운 감나무>

 물과 거름만 주면 감이 클까?”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지식 없이 감나무를 잘못 키운 남이 이야기를 통해 '열심히 공부하자'는 주제를 전달하는  中

지식 없이 감나무를 잘못 키운 남이 이야기를 통해 ‘열심히 공부하자’는 주제를 전달하는 <남이가 키운
감나무> 中

<남이가 키운 감나무>는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에서 2016년에 제작한 만화영화다. 줄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돌아온 별이는 신이 났다. 별이를 지켜보던 협동농장 과수 반장 아저씨가 물었다. “별이야. 무슨 좋은 일이 있구나?”, “어! 반장 아저씨. 나 오늘 우리말 공부를 잘해서 빨간 별을 탔어요”, “용쿠나. 빨간 별을 탄 우리 별이에게 무엇을 줄까? 자. 형이랑 나누어 먹으렴” 반장 아저씨는 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곶감을 주었다.

별이는 곶감을 하나 빼어 입에 물었다. 꿀맛이었다. 그렇게 하나, 둘 먹으면서 집으로 가고 있는데, 저기서 친구 영남이형이랑 달려오는 남이 형이 보였다. “형!” 별이가 남이 형을 불렀다. 남이 형은 “응, 별이로구나. 형이 오늘 소년단 입단식을 했단다”라고는 한껏 들떠서 말했다.

별이는 반장 아저씨가 준 곶감 꾸러미를 남이 형과 영림이 형에게 나누어 주었다. 곶감을 먹은 영림이가 말했다. “야. 이렇게 맛있는 곶감을 우리가 직접 길러서 먹는 게 어때?” 그리고는 과수 반장 아저씨에게 감나무 묘목을 얻어서 누가 더 잘 키우는지 내기를 제안하였다.

그깟 감나무 키우는데 별다른 지식이 필요해?”

그렇게 해서 남이와 영림이의 감나무 키우기 경쟁이 시작되었다. 남이는 영림이를 꼭 이기고 싶었다. 별이도 그런 남이 형을 열심히 도와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림이가 찾아왔다. 영림이는 남이에게 “감나무 키우는데 좋은 책이 있다”면서 ‘감나무 키우기’ 책을 주었다. 하지만 남이는 “그깟 감나무 하나 심는데 별다른 지식이 필요하겠느냐. 열심히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면 되지”라면서 영림이가 건네준 책을 내팽개쳤다.

그렇게 열심히 감나무를 키우던 어느 날 과수 반장 아저씨는 영림이에게 접가지를 주면서 “남이에게도 접가지를 해야 한다고 일러주라”고 하였다. 반장 아저씨에게서 접가지하는 방법을 배운 영림이가 남이를 찾았지만 남이가 없었다. 대신 영림이는 별이에게 접가지하는 방법을 보여주면서, “남이 형에게도 알려주라”고 단단히 일렀다. 별이는 남이에게 그 말을 전해주었다. 하지만 남이는 듣지 않았다. 오히려 “애쓰게 키운 감나무를 이제 와서 가지를 자를게 뭐람”이라고 말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남이는 영림이가 경쟁에서 이기려고 그런 말을 하는 줄로만 생각했다. 그리고는 열심히 거름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편 남이가 잠시 떠난 사이 별이가 접을 붙여보려고 하였다. 별이는 반장 아저씨와 영림이 형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림이 형이 하는 것처럼 가지를 자르고, 반장 아저씨가 준 접을 붙이려고 하였다. 이 모습을 본 남이는 별이를 크게 혼냈다. 그리고는 자기 생각대로만 열심히 거름과 물을 주면서 감나무를 키웠다.

가을이 되어 감이 열리기 시작했다. 남이네 감나무에도 작은 감들이 촘촘히 매달렸다. 신이 난 남이는 영림이네 감나무가 궁금해서 영림이 집으로 갔다. 그런데 영림이네 감이 훨씬 더 큰 것이었다. 별이는 어찌된 일인지 궁금했다. 남이는 영림이네 감나무가 크기는 하지만 많이 달리지 않았고, 자기 감나무는 작지만 많이 달려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과수 반장 아저씨가 영림이와 함께 남이네 집으로 와서 감나무가 어떻게 자랐는지를 보자고 하였다. 감이 조그맣게 달린 것이 창피했던 남이는 숨고 싶었다. 반장 아저씨는 남이에게 “영림이가 책까지 주었다는데 보지 않았느냐? 내가 너희들에게 준 나무는 고염나무로 감나무 접을 해야 탐스러운 감이 열린단다”라면서 접을 준 이유를 설명을 해주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공부도 안했다니

또 과일나무는 조상나무를 쪽 그루로 쓰는데, 감나무는 고염나무가 조상나무이므로 고염나무에 감나무를 접가지를 해야 큰 열매가 달린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감나무뿐만 아니라 모든 과일나무는 접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었다. 영림이도 책에서 본 내용을 남이에게 알려주었다. “가지 접은 4월에서 5월에 해야 하고 접붙이는 방법은 허리접, 혀접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그제야 남이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아 창피하다”면서 반성하고는 열심히 공부해서 감나무를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이가 키운 감나무>는 과거와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보여주는 최근 북한 만화영화의 좌표와 같은 작품이다. 우선, 제작처가 ‘만화영화촬영소’라는 점이다. 보통 북한 만화영화는 ‘아동영화촬영소’라는 타이틀로 제작되었다. 만화영화는 아동영화의 한 장르로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하였지만 <남이가 키운 감나무>의 제작처는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다. 아동이라는 대상의 특징보다는 만화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명칭 변경이다. 또한 아동영화가 아닌 만화영화라는 점이다. 아동영화의 경우 주제나 문제의식이 철저하게 아동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만화영화로 규정할 경우 주제나 표현의 폭이 넓어진다.

게다가 만화영화의 제작 수준도 상당히 높다. 배경이나 화면이 사실적이고 수준이 높다. 투입된 인원도 상당하다. 원도미술에만 39명이 투입되었고, 책임미술 1인, 그림대본 3인, 화면구도 3인, 배경미술 5명, 합성미술 5명으로 미술에만 56명의 인원이 투입되었다. 화질도 부드럽고 동작도 자연스러워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영화와 달리 경쟁력 있는 만화영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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