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2월 2일

특집 | 남북의 공간이 열렸다 … 국익극대화 위한 상상력을 최대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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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 물꼬 튼 남북, 첫 단추 제대로 꿰려면?

남북의 공간이 열렸다 … 국익극대화 위한 상상력을 최대치로!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남북관계가 복원의 흐름에 올라탄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이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전환을 언급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만들어진 흐름이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평창동계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과 당국회담 뜻을 밝힌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의 획기적인 계기로 만들자는 우리의 제의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며 정부에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그리고 남측의 제안으로 고위급회담이 이뤄지고 북한의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기자단 파견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과 사전점검단이 남북을 오가면서 오랜 기간 끊겼던 남북관계가 모처럼 봄을 맞았다.

지난 시기 동안 제대로 된 남북대화나 관계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처럼 만들어진 남북 간의 화해 분위기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모든 일은 시작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시작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남북 모두 악수하고 덕담을 나누기보다는 상대를 향해 욕을 하고 비난을 하는 데 익숙하다. 전쟁을 경험한 분단국가의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지만 관계가 다시 시작된 만큼 비난보다는 덕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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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첫발 내딛어 지나친 낙관과 기대 금물

또 시작이기 때문에 너무 큰 것에 대한 기대는 금물이다. 종종 “북한이 OO도 하지 않았는데…”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북한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백기를 든 채 남북관계를 재개하는 데 나올 것이라는 상상은 막 발을 내딛은 남북관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도 앞으로 이번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만들어갈 한반도 평화정착의 로드맵은 언급해야겠지만 지나친 낙관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또 우리는 곧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한반도에서 평화올림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선수들이 남한의 선수들과 함께 뛰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한의 선수들이 메달을 놓고 겨루기도 할 것이다.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은 서울과 강릉을 오가며 공연을 할 것이고 응원단은 아이스하키장과 스케이트링크를 찾아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응원을 벌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평창은 아이러니한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줄 것이고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동력을 확인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 정부는 다음 발걸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유엔 총회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 기간을 ‘올림픽 휴전 기간’으로 정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해치는 그 어떤 움직임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 기간은 3월까지다. 평창에서 성화가 꺼지면 올림픽 휴전도 끝나고 4월이 되면 다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될 것이다. 한반도에 위기가 다시 몰아닥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지금부터 올림픽 이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남북대화의 장에 다시 나온 북한과 올림픽 기간 군사훈련을 미룬 미국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양자대화가 될 수도 있고 과거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했던 6자회담이 될 수도 있다. 일단 대화의 모멘텀은 북·미 사이로까지 확장해 나아가야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당장 방안을 마련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견지해야 할 원칙은 있다. 우선 상상력의 발휘다. 꽉 막힌 남북관계 속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여지가 없지만 남북관계가 열렸고 무엇이 되었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 북한과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무엇을 카드로 주고받을 것인지까지 우리 정부 주도의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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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을 카드에 상상력 총동원 대화 모멘텀 확장해야

북한이 응할 것인지, 또는 이를 미국이 받을 것인지는 추후 문제다. 일단 상상하고 판을 만드는 역할이 지금 우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나, 올해 연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기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모두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그 속에서 뭔가 돌파구를 제시하고 마주 앉을 방책을 찾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총동원되어야만 한다.

상상력의 발휘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미국과의 대화에서 어느 일방에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안을 만들고 그 방안 속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한 의도가 충분히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평화는 국익 극대화의 인프라다. 이를 구축해야만 대한민국의 경제도 있고, 외교도 있고, 정치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대립보다는 대화를, 전쟁보다는 평화를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현시켜야 하는 과제가 지금 문재인 정부에게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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