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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WHY? | 글로벌 무역로 남중국해, 다시 팽팽한 긴장 속으로!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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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WHY?

글로벌 무역로 남중국해

다시 팽팽한 긴장 속으로!

이장훈 /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사진은 중국 H-6K가 남중국해에서 순찰 비행에 나선 모습으로, 일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

사진은 중국 H-6K가 남중국해에서 순찰 비행에 나선 모습으로, 일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 속한 우디 아일랜드(중국명 융싱다오, 베트남명 다오푸람)는 면적이 2.1㎢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중국 하이난성(省) 싼야에서 336㎞, 베트남에선 445㎞ 떨어져 있는 이 섬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와 행정 거점이다. 베트남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 섬에는 하이난성 싼사시(市) 청사가 있다. 싼사시는 중국 정부가 2012년 7월 파라셀 제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있는 섬들을 한데 묶어 만든 행정구역이다. 중국은 1974년 이 섬 인근에서 베트남군과 해전을 벌여 승리한 뒤 이 섬을 남중국해의 전략적 요충지로 육성해왔다.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해 만든 이 섬의 활주로는 두께가 두꺼워 모든 군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다. 중국은 활주로 부근에 연료탱크 4개와 대형 레이더 2기, 훙치(HQ)-9 지대공미사일, 잉지(YJ)-62 지대함미사일을 설치했다. 격납고 16개를 건설해 주력 전투기인 젠(J)-11도 배치하고 있다. 중국은 이 섬에 항구도 건설해 크루즈 관광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섬에는 초등학교와 유치원도 있다. 또 당 위원회와 전화국, 우체국, 공상은행, 해사국 등은 물론 외국인 구치소까지 있다. 민간인 1,500여 명과 군인 6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 섬은 말 그대로 중국의 땅이 됐다.

남중국해 우디 아일랜드서 전략폭격기 이착륙 훈련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5월 18일 전략폭격기인 훙(H)-6K를 동원해 이 섬에서 이착륙 훈련을 실시했다. H-6K는 중국판 B-52라고 불리는 전략폭격기다. 항속거리 6천㎞인 H-6K는 사거리 2천㎞인 창젠(CJ)-10 크루즈미사일 6발을 장착할 수 있어 미국의 하와이까지 공격할 수 있다. 대공미사일 및 대함미사일을 포함해 핵무기까지 장착할 수 있고 무장을 최대 12t까지 실을 수 있다. 고도 1만2,800m까지 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050㎞, 순항속도는 마하 0.75(768㎞/h)다. 작전반경은 남중국해 전역을 담당할 수 있는 3,500㎞에 달한다.

중국이 이 섬에서 전략폭격기의 이착륙 훈련을 실시한 의도는 남중국해를 실효지배하려는 속셈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선임 고문은 “중국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의 섬에 이착륙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면서 “중국이 남중국해를 장악하려는 중요한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H-6K가 우디 아일랜드에서 이륙하면 남중국해 전체를 비롯해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물론, 미국과 필리핀이 2014년 체결한 ‘방위협력강화협정’에 따라 미국이 사용할 수 있게 된 필리핀의 5개 군사기지 및 베트남의 주요 군사기지들이 사거리 내에 포함된다.

중국은 이미 파라셀 제도보다 남쪽에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의 암초들을 인공섬으로 만들었다. 수비 암초에 3천m 활주로가 설치된 것을 비롯해 미스치프 암초에 2,600m,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3천m 등의 활주로가 있다. H-6K 전략폭격기가 우디 아일랜드를 비롯해 인공섬들에 전진 배치되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북부, 미군의 앤더슨 공군기지가 있는 괌이 작전반경 안에 들어가게 된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활주로의 규모는 대규모 군사작전에 쓰이는 대형 수송기는 물론 전략폭격기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목표는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해온 남중국해에 대한 제공권과 제해권을 확보하고, 나아가 남중국해를 실효지배하려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까지 각종 항공전력을 전진 배치하고 레이더기지 등을 설치하면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경계·감시 능력 및 미국이 이 지역에 개입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접근금지 및 영역거부(A2/AD)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또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에 지대공미사일과 대함 크루즈미사일도 배치했다. 대함 크루즈미사일은 YJ-12B로 인공섬의 295해리(546㎞) 이내 선박을, 지대공미사일은 HQ-9B로 160해리(296㎞) 이내의 항공기와 드론, 크루즈미사일을 각각 타격할 수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들에 대함 크루즈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한 이유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는 미국 해군 함정들을 견제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3대의 표적 무인기가 각기 다른 고도와 방향에서 동시에 침범해오는 상황을 가정한 미사일 요격훈련까지 벌였다. 남중국해 인공섬들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지는 상황을 가정해 이를 요격하는 실전훈련을 벌인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중국 인공섬 수비 암초 모습. 지난해 4월 21일 촬영된 것으로 활주로와 각종 구조물, 건물 등이 보인다. ⓒ연합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중국 인공섬 수비 암초 모습. 지난해 4월 21일 촬영된 것으로 활주로와 각종 구조물, 건물 등이 보인다. ⓒ연합

중국이 주요 국제교역로 지배 강화하려는 행보

CSIS의 남중국해 전문가인 그레그 폴링 연구원은 “지대공미사일이든, 대함미사일이든 스프래틀리 제도에 배치된 미사일들은 미 해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주요 국제교역로인 남중국해 지배를 강화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인공섬들에 전파교란 시설을 설치해 미 해군 항공모함과 군함, 군용기 등의 통신과 레이더시스템을 방해하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공섬 주변에 기뢰를 설치해 미 해군 함정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우거는 “기뢰 설치는 중국의 열도선 전략(외곽 도서를 잇는 방어 및 봉쇄 전략)의 핵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또 오는 2020년부터 남중국해에 대한 체계적인 심해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 심해 유인 잠수정 자오룽(蛟龍)호는 2020년 6월부터 1년간의 해외 원정에 나서 남중국해를 비롯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로 주변 10개국에서 탐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또 무인 심해조사잠수정(UUV) 첸룽(潛龍)호. 원격무인조정잠수정(ROV) 하이룽(海龍)호 등을 동원해 양질의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다. 중국의 심해 탐사는 천연자원의 보고인 남중국해에서 자원개발을 선점해 남중국해 영유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남중국해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공군은 6월 4일 전략폭격기 B-52H 2대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시켜 스프래틀리 제도를 비롯해 남중국해를 관통해 인도양에 있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착륙시켰다. B-52H는 다음 날인 6월 5일에는 이 항로를 역으로 비행해 앤더슨 공군기지로 귀환했다. B-52H가 남중국해를 비행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틀 연속으로 비행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비행 훈련은 인도·태평양사령부의 폭격기 지속 배치(CBP) 임무 수행 작전”이라면서 “이 지역 내 미군의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해 중국에 사실상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의 남중국해 훈련 비행은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과거와는 달리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에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6월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갖고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의도”라면서 “미국은 계속 이 지역에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남중국해는 국제 수역”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 해군 함정 2척이 지난 5월 27일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 인공섬들의 12해리 안쪽에서 항해했다. 12해리 안쪽으로 항해한 것은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들을 중국의 영토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영해는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해양 지역으로서 1982년 유엔해양법회의에서 채택한 국제해양법 조약에서 12해리라고 규정되어 있다.

매티스 장관은 또 전략폭격기를 이 지역으로 전개한 것에 대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초기 대응”이라면서 “그것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대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미군 합동참모본부장인 케네스 매켄지 중장도 5월 29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중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군은 서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없애버린(take down) 많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매켄지 중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의 인공섬들에 대해 구체적인 군사옵션을 시사한 것이다. 매켄지 중장이 사용한 ‘take down’은 사전적 의미로는 ‘(임시로) 설치된 무언가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뜻이다. 매켄지 중장은 “그 경험이라는 것이 제2차 세계대전 때를 말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그건 역사적 사실”이라며 “우리는 당시 고립된 많은 작은 섬을 제거했고, 그것은 미군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오지마, 오키나와, 타라와 섬 등에서 압도적인 화력으로 일본군을 초토화시킨 역사를 상기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매켄지 장군의 발언은 중국이 인공섬들에 설치한 군사시설과 설비 및 무기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 공격적 맞대응 중국 해양패권 확장 좌시하지 않아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조치들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환태평양(림팩)훈련에 중국을 초청하려던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인 해군 합동훈련인 림팩훈련에는 캐나다, 호주, 일본, 한국 등 27개 환태평양 국가들의 해군이 참가해왔다. 중국은 2014년과 2016년에 각각 참여했다. 미국 정부는 또 영국과 프랑스 정부와 함께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남중국해에 자국 군함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또 중국의 ‘앞바다’인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진입시키는 군사작전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 해군 항공모함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7년 이후 대만해협 통과 작전을 벌인 적이 없다.

특히 미국 정부는 태평양사령부의 이름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변경했다. 1947년 창설된 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의 서부 해안으로부터 인도 서해안까지 광대한 지역과 해양을 관할하고 있다. 책임 지역은 한국·일본·중국·인도·호주 등 아태지역 36개국과 지구 전체 면적의 52%를 차지하고 있고, 인구는 전 세계의 61%나 된다. 미국 정부가 태평양사령부 이름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꾼 것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노골적으로 해양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의도는 일본과 호주는 물론 중국과는 사이가 나쁜 인도까지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되어 있고, 연간 해상물동량도 3조4천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무역로다. 중동에서 한국, 일본 등으로 들어오는 원유 등도 이곳을 통과한다. 앞으로 남중국해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으로 가장 뜨거운 바다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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