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8월 2일

브라운관 속 북한 직업 이야기 | 밀착형 리더십 … 성취욕 최대치로!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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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 속 북한 직업 이야기6 <벼꽃> | 분조선동원

밀착형 리더십

성취욕 최대치로!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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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꽃>은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2015년에 제작한 90분 길이의 예술영화로 협동농장의 최소 작업단위인 분조의 선동원 ‘정임’의 모범사례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정임은 당 정책을 성실히 받들고 농장원들을 돌보기로 이름난 모범적인 선동원이었다. 영화는 정임이 협동농장에서도 가장 문제가 많은 3반 5분조 선동원으로 자청해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만히 있어도 영웅 칭호가 내려질 것이 분명한데도 정임이 말썽 많기로 소문난 3반 5분조로 자원해 가겠다고 한 이유는 하나였다. 당 정책을 인민에게 알리는 선동원으로서 당에서 새롭게 시작한 ‘포전담당제’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2014년 이후 북한은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포전담당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을 강권하였지만 모든 협동농장에서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발표된 <벼꽃>은 포전담당제 도입 이후의 농촌 변화를 볼 수 있는 영화로 포전담당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계몽의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모범선동원 정임, 위기의 협동농장 이끌다

모범선동원 정임이 자원한 협동농장 3반 5분조는 이미 말썽 많고 협력이 안 되는 분조로 군 전체에 소문이 자자했다. 분조 구성원들은 새로운 ‘분조책임제’에 대한 인식도 낮을 뿐만 아니라 단합도 안 되어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었다. 분조 경쟁에서도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선화’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인물로 분조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면서, 핑계를 대고 협동농장 작업에서 빠지기 일쑤였다. ‘동팔’은 매일같이 축구에 정신이 팔려서 농사일을 소홀히 하는 축구광이었다. ‘광민’은 농장 작업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식물성 농약 연구에 매진하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협동농장원들은 광민의 거듭된 실패를 보면서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생각했고, 실망한 광민의 아내는 딸과 함께 처가로 돌아갔다.

협동은커녕 어긋날 대로 어긋나있는 말썽 분조를 위해 모범 선동원 정임이 팔을 걷어붙였다. 분조원들에게 필요한 도움과 희생, 헌신으로 분조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반장의 딸 ‘미경’에게 사랑고백을 한 축구광 동팔이 반장에 의해 산림동원으로 쫓겨난 신세가 되었을 때였다. 정임은 동팔이 잘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동팔의 장점을 어필하는 동시에 분조 내부의 사기고조와 신뢰구축을 위해 힘썼다.

해당 마을의 당 비서에 도움까지 요청하며 야심차게 마련한 축구시합은 각 작업반 단위로 진행되었고, 제법 큰 상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산림동원에 나간 동팔 없이 시작된 시합에서 정임 분조는 상대팀에 2:0으로 지고 있었다. 때마침 산림동원에서 돌아온 동팔의 빼어난 활약으로 3반은 역전승을 하게 되고, 반장도 동팔을 다시 보게 되었다.

정임의 두 번째 노력은 식물성 농약 연구를 하는 광민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것이다. 실험에 필요한 기구들도 새롭게 갖추고, 연구에 필요한 자료도 구해 주었다. 정임의 적극적 지원 속에 연구를 재개한 광민은 드디어 농약 연구에 성공하였다. 정임은 또한 광민의 아내에게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내 광민의 처는 돌아오고, 두 사람은 다시 결합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임은 선화 아들이 군 입대일에 사고를 당하자 기꺼이 수혈을 해준다. 정임의 희생적인 모습을 본 선화는 그동안 분조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이렇게 정임의 헌신과 희생적인 노력에 감동한 분조원들은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한마음이 되었다. 이후 분조원들은 정임의 뜻을 따라서 열심히 노력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전국에서도 가장 우수하고 모범적인 분조로 평가받고 상까지 받게 되었다. 희생, 헌신, 진심 어린 정성으로 분조원들을 하나로 모으고 모범 분조로 탈바꿈시킨 정임은 역시 달리 모범선동원으로 이름을 알려왔던 것이 아니었다.

핵심은 생산량 조원들의 성취력을 높여라!

‘분조’는 농촌의 가장 말단 단위이다. 북한에서는 이를 ‘위대한 수령님이 창조하신 분조관리제’의 핵심단위로 농촌경리 발전과 농업생산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규정한다. ‘분조관리제’의 핵심은 농장원들이 공동경리에 대한 애착을 갖고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답게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은 분조관리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하였다. 김정은은 2014년 2월 6일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인 「사회주의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를 통해 “농장원들의 생산열의를 높이기 위하여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하였는데 “협동농장들에서 자체 실정에 맞게 옳게 적용하여 농업생산에서 은이 나게 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포전담당제를 확대할 것을 강조하였다.

‘포전담당제’의 핵심은 분배의 책임을 높이는 것이다. 생산단위를 최소한으로 규정하면 공동생산 내에서 개인의 책임 범위가 늘어나게 되는데 예를 들면, 1천 평방의 땅을 10명이서 공동으로 경작하던 것을 200평방씩 2명이 경작하는 식이다. 전체로 보면 같은 땅에 같은 인원이지만 개인이 책임지는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10명이 공동 경작을 하게 되면 개인의 책임이 10%이지만 2명이서 경작하게 되면 50%가 되기 때문이다.

즉, ‘포전담당제’는 공동경작이라는 틀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책임범위를 넓혀서 생산력을 높이자는 것이 근본 취지로 공동생산의 한계인 성취욕을 자극하고, 분배에서 개인당 가처분 비율을 높여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사회주의 공동생산이라는 틀은 유지하면서 개인 가처분 소득을 넓혀 인센티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협동농장 선동원의 역할은 분조관리제의 요구대로 농장원들에게 토지 관리와 영농공정 수행, 생산계획 수행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각성시키고, 주인다운 자각과 열의를 높이는 것이다. 분조의 총괄책임자는 분조장이지만 분조장의 계획을 분조원들에게 각인시키고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영화 속 정임과 같은 선동원의 역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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