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8월 2일

건강한 숲으로 통일미래 품다 | 북한 산림복원 핵심은 ‘지속가능’ 여부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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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숲으로 통일미래 품다 1 | 북한 산림현황과 복원사업 의미 

북한 산림복원

핵심은 ‘지속가능’ 여부

베른하르트 젤리거(Bernhard Seliger) /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대표

지난해 3월 황해북도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나무 심기에 나서고 있다. ⓒ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지난해 3월 황해북도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나무 심기에 나서고 있다. ⓒ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산림황폐화는 북한의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 중 하나다. 이는 토양 침식, 수확량 감소와 치명적인 홍수 피해 등으로 이어진다. 나무 심기와 관련한 정책들은 북한 정권 초기부터 있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례 없이 야심차게 산림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불행히도 현재 북한에는 지속가능한 산림을 위한 자원과 지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국처럼 북한에 ‘황금산’을 만들기 위한 캠페인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남북 간 그리고 국제적 협력이 이러한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건강한 숲으로 통일미래 품다’ 시리즈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 산림 분야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한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산림복원 활동과 함께 도전 과제를 검토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산림경영, 생태와 식량안보에 직접적 영향 미친다

한반도는 산림지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산지를 포함하여 전 지역의 80% 가량이 산림지대에 해당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각 지역에 정착하면서 산림지대의 일부는 거주지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산림지대 개발은 점차 확대되었다. 실제로 이미 20세기 초반에 북한 지역에서는 황폐화된 산림지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식민지 시기와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쟁을 지나면서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는데 이는 목재와 장작의 수요가 엄청나게 높았기 때문이었다.

20180801_144513북한에 사회주의체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산림복원에 보다 많은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북한의 첫 식목일은 1946년 3월 2일이었으며, 이후 나무 심기 운동이 국가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림벌채가 중단되지는 못했다. 특히 1990년대 초반 최악의 대기근을 겪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숲은 인간의 삶에 다수의 선기능을 수행한다. 목재를 제공하고, 수자원을 보존한다. 토양 침식과 산사태를 방지하며 공기를 정화시켜 준다. 이러한 이점들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이 생태적 관점뿐만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관점에서도 가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산림황폐화는 식량안보와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토양 침식이 발생하면 산과 숲은 물을 보유하는 기능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홍수와 가뭄 등의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인간은 식량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숲은 필수적인 생태적 조건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지속가능한 관리는 농작물과 수자원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통한 토양 침식, 사막화 그리고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의 예방은 농업생산량의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산림지대 인근 지역주민들의 실생활을 개선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때 북한은 넓은 산림지대를 자랑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갱신률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산림지대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1990년에서 2011년 사이에 산림지대의 40% 정도가 사라져 전 국가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1990년대 에너지 위기 이후로 목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며, 또한 1990년대 대기근 이후 시작된 경사지 농업으로 인해 산림지대를 농작지로 경작한 것도 주요인이었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지식과 경험, 기술이 부족한 것 또한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사지 관리 기술 부족으로 인한 토양 침식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산림황폐화로 인한 홍수는 주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해왔다.

북한 산림, 자연갱신률보다 황폐화 속도가 더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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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인근 지역주민들의 생활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산림복원의 필요성은 북한 정권의 초창기부터 정책적으로 강조되어 왔으며 매년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지속가능한’ 방식에 기초를 두고 있지는 않았다.

김정은 정권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산림복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2012년 토지관리에 관한 연설이나 2015년 “전당, 전군, 전민이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려 조국의 산들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자”고 강조한 대목에서 엿볼 수 있다. 2012년에 시작되어 2015년 새롭게 수정된 북한의 ‘산림복원 10개년 계획’은 전체 산림지대의 복원을 목표로 2024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지역에 새로운 양묘장이 설치되고 학생들부터 포함하여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나무 심기와 물 주기에 동원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산림복원 계획을 위한 충분한 자원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특히 물이 부족하고 펌프나 파이프 등 필수 자재를 구비하기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충분한 지식 역시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의 경우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장작을 지속적으로 때야 하고, 협동농장보다는 사적으로 경작할 수 있는 농지를 선호하는 농부들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산림이 경작지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산림의 자연갱신률보다 황폐화의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산림 분야에서 북한 내 국제적 협력은 비교적 최근 들어서 시작되었다. 대기근을 겪은 다음 1995년 이후 북한이 국제적 협력을 시작했을 때에는 주로 농업 분야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산림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니셔티브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일랜드 NGO ‘컨선 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 등의 NGO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같은 국제적 파트너들이 북한 내 재조림 활동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다.

지속가능산림경영 노하우, 북한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특히 스위스 개발협력청(SDC)은 12년 동안 임농복합경영을 위한 전략을 설계해 북한의 경사지 관리를 도왔고 보다 효과적인 재조림 활동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역시 지난 2007년부터 북한의 지속가능한 산림을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한국 정부가 ‘햇볕정책’을 시행하던 시기에는 ‘미래의 숲’이나 ‘고려의 숲’과 같은 단체들이 북한 산림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부재했고 프로젝트 수행 후에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에 따르면 올해 재조림 계획의 첫 단계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하며 확인해 본 결과 실제 북한 전역의 산림에서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은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다음 호에서는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의 북한 재조림 시범 프로젝트와 양묘장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도전 과제들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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