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8월 31일

책 밖에서 만난 통일교육 | ‘문지기’ 아니면 ‘손다치기’ 반칙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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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통일교육

문지기아니면

손다치기반칙

변준희 / 통일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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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의미를 생각함에 있어서 두 가지의 커다란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통일을 어떤 ‘일시적 순간의 사건’으로 보는 시각과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다. 우리의 통일방안은 기본적으로 단계적, 점진적, 평화적인 방법을 추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평화도 통일도 ‘과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통일이라는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을 이뤄가는 ‘방법’적인 측면이며, 그 과정 속에서 이질화된 남북의 정치, 사회, 문화를 통합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통일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특히 ‘언어’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다룰 필요가 있다. 이처럼 남북한 언어의 이질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고 언어 통합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 자기주도적 참여활동 중심의 통일교육 중 하나가 바로 이번 호에서 소개할 ‘남녘말 북녘말 통합하기’다.

생소한 북한 축구용어 프리킥이 벌차기?

dream흥미 유발을 위한 도입활동으로 ‘북한 아나운서의 월드컵 해설 영상’을 보여준다. 북한은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에서 무료 중계권을 제공받아 경기를 녹화해 방영하고 있는데, 영상을 통해 북한 고유의 말투부터 남북의 축구용어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다. 최근 자료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북한 아나운서가 입힌 해설 영상자료가 있으며 연락찬스(패스찬스), 문지기(골키퍼), 머리받기(헤딩), 벌차기(프리킥), 문대(골포스트), 자체실점(자책골), 차넣기(슈팅), 엄살동작(헐리우드액션), 손다치기(핸들링) 등 생소하기도 하고 친근하기도 한 북한의 축구용어를 접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모둠별로 ‘남북 낱말카드’ 놀이를 통해 일상생활 어휘에서 남북한 언어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카드는 세 가지 색으로 구분되어 있고 총 48장이다. 파란색 카드 16장에는 남녘말, 주황색 카드 16장에는 북녘말, 초록색 카드 16장에는 각각 다른 형태의 그림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돌고래(파란색 카드), 곱등어(주황색 카드), 돌고래 그림(초록색 카드) 카드 세 장이 한 쌍인 식이다. 총 16쌍의 낱말이 담겨있고, 놀이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초록색 카드는 ‘남북 낱말카드’가 위로 보이게 쌓아서 두고 세장만을 뒤집어 그림이 보이게 펼쳐 놓는다. 그리고 파란색 카드와 주황색 카드는 ‘남북 낱말카드’ 뒷면만 보이게 바닥에 모두 펼쳐 놓는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승자부터 오른쪽이나 왼쪽 한 방향으로 시작하는데, 기회가 올 때마다 파란색 카드 한장, 주황색 카드 한장, 이렇게 두장을 뒤집을 수 있다.

두장의 카드를 뒤집어서 그림이 보이게 펼쳐놓은 카드 세장 중 어떤 하나의 그림과 일치하는 남녘말 북녘말을 찾아 세개가 한쌍을 이루면 카드를 획득하게 된다. 누군가 그림카드를 획득하게 되어 그림이 보이게 펼쳐놓은 카드가 두장으로 줄어들면, 카드를 획득한 사람이 쌓여있는 초록색 카드 맨 위에 있는 것을 다시 뒤집어 세개의 그림이 보이게 놓는다.

그다음 사람부터는 또다시 세개가 한쌍을 이루도록 카드를 찾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여 16쌍의 낱말을 모두 찾으면 게임이 종료되고, 가장 많은 카드를 획득한 사람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

놀이 활동이 끝난 후에는 서울말을 중심으로 한 ‘표준어’와 평양말을 중심으로 한 ‘문화어’의 차이점을 찾아보도록 한 후 객관적으로 장단점을 살펴본다. 강사는 문화어에서는 고유어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긍정적인 부분과, 공산주의 혁명사상을 심어주기 위한 도구로 언어를 이용하였다는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의 언어 사용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외래어 남용, 인터넷 언어로 인한 한글 파괴, 줄임말 사용 등 남북이 언어통합을 하려면 우리의 언어를 순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남북 어휘 카드게임 돌고래와 곱등어를 맞춰라!

이후에는 각자가 언어학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서로 다른 남북 어휘를 통합해보는 활동 ‘남녘말 북녘말 통합하기’를 진행한다. 활동 전 모둠별로 <남녘말 북녘말 통합하기> 표를 나눠주고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언어통합을 위해 모둠별로 기준이 되는 규칙을 몇 가지 세워놓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어휘 통합하기 과정에서는 ① 남녘말을 선택할 수 있고 ② 북녘말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③ 제3의 어휘를 새롭게 찾는다거나 ④ 둘 다 인정할 수 있다. 모둠별 토의를 통해서는 언어통합을 위해 만들었던 규칙과 결과물을 보여주며 발표하고, 다른 조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활동이 끝난 후에는 『겨레말큰사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아울러 이미 남북한 국어학자들이 2005년 금강산에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위원회’ 결성식을 갖고 언어통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편찬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국어학자들이 자모 순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북측은 ‘ㅇ’의 위치가 히읗 다음에 있었지만 ‘ㅅ’ 뒤에 가는 것으로 양보하였고, 남측은 ‘ㄲ, ㄸ, ㅃ, ㅆ, ㅉ’과 같은 된소리를 북측 방식대로 가장 뒤쪽에 두는 것으로 양보하였던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문화어는 촌스럽고 표준어는 우월하다는 식의 차별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이질화된 남북의 언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단점을 살려 언어통합이 이루어져야 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무리 활동으로 ‘통일의 의미’를 재정의하여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통일’을 ‘통합’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이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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