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10월 1일

책 밖에서 만난 통일교육 | 갈등 그리고 분쟁 … 모두가 만족할 ‘승승’의 대안은?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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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에서 만난 통일교육

갈등 그리고 분쟁

모두가 만족할 승승의 대안은?

변준희 / 통일드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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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년 동안 분단된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는 여러 전제요건들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한민족이라는 민족적 뿌리를 공유했다고 할지라도, 반백년이 넘는 세월을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 생활방식을 영유해온 두 집단이 다시금 ‘하나’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준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각 영역의 통일준비는 서둘러 체계를 갖출수록 좋을 것이며 다방면의 통일교육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적인 남북통일 준비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통일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있다. 오랜 기간 동안 통일교육의 내용에 있어서 국가안보 논리에 기반한 당위론적이고 의무론적인 교육을 행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남한의 통일교육 추세는 통일편익과 강대국 건설이라는 민족주의적 발상에 머무르거나, 현실의 삶과는 동떨어진 추상적인 거대담론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통일이란 사실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실제적’인 문제다. 서로가 서로의 체제에 대해 이견과 차이가 있고 생각이 달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만나고 대화하며 협력하여 공동의 선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즉 ‘평화역량’을 키우는 것은 통일교육의 내용체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평화·갈등해결론을 기반으로 한 통일교육 실습매뉴얼’(2013, 남북평화재단)에서 평화학 전문가인 박성용 박사는 ‘오렌지 나누기 활동’을 통해 갈등대응 유형을 알아보고 평화적인 대응방법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초로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통일드림’에서는 평화교육적인 요소를 도입하되, ‘나와 우리’의 문제에서 ‘남북관계’로까지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보완·발전시킨 프로그램 ‘갈등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통일로’라는 참여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오렌지 나누기활동으로 체험하는 갈등의 평화적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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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적 참여활동 중심의 통일교육 중 하나인 ‘갈등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통일로’의 활동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도입 활동으로 ‘오렌지 나누기’ 활동을 진행한다. 두 명씩 짝을 지어준 후 A4 용지를 한 장만 나눠주고, 두 명에게 단 하나의 오렌지가 주어졌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는지 1분 이내에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어 용지에 적도록 안내한다. 다음 주어진 시간이 끝나면 2인 1조별로 어떤 해결 방법들이 있었는지 하나씩 소개하도록 하며, 진행자는 이를 칠판이나 전지에 순서대로 적는다. 이때, 다른 조에서 소개한 내용과 비슷한 내용이 내가 적은 항목 중에 있다면 번호를 지우고, 앞서 발표되지 않은 방법들만 발표하도록 한다.

전체 내용이 모두 소개되었다면 미리 준비해 두었던 ‘갈등대응표’를 보고 5가지 대응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5가지 대응방식은 다음과 같다. ① 승/패(내가 승리) : 나는 이기고, 상대는 지는 것 ② 패/승(상대 승리) : 상대가 이기고, 나는 지는 것 ③ 패/패(포기) : 양쪽이 모두 자신들의 목적을 포기하는 것(일정 시간 동안) ④ 2/1승(타협) : 양쪽 모두 무언가를 포기하고 무언가를 얻는 것. 다음으로, 참여자들이 찾은 해결 방법이 적혀있는 목록 하나하나마다 5가지 대응방식 중 어디에 속하는지 묻고, 해당하는 대응방식 번호를 각 목록 옆에 적어 참여자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갈등대응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음을 인식하고, 평화란 갈등을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승승’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임을 알아갈 수 있다.

한편 여기서 더 나아가 앞서 배운 ‘갈등대응 방법’ 사례를 남북관계로 확장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발생했던 여러 가지 갈등해결 사례가 담겨 있는 사진자료를 모둠별로 1장씩 나눠주고, 자신이 받은 사진의 장면은 5가지 대응방식 중 어디에 속하는지 토의한 후 글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후 토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별로 발표 시간을 가진 후 남북 간에 갈등을 승승(협력)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례는 또 무엇이 있을지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활동을 통해 새롭게 성찰하게 된 ‘평화의 의미’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해 본다.

드림 카드에 오려붙인 낱말, 평화통일 문장으로 재탄생!

20181001_140750특히 마지막 활동인 ‘평화의 의미’를 정의할 때 ‘통일드림’ 교구재 중 ‘통일 문장 만들기’와 ‘드림 카드’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통일 문장 만들기’는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생각하며 문장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제작된 교구재로, 평화·분단·갈등 등을 나타내는 80여 개의 낱말이 적혀있다.

활동자는 먼저 이중 어떤 단어들을 조합해 평화·통일 문장을 만들 것인지 생각해본 후, 선택한 몇 가지 단어를 가위로 오린다. 다음으로 오린 낱말을 ‘드림 카드’ 위에 올려놓고 하나의 문장이 되도록 알맞게 나열해 본다. 이때 80여 개의 단어들과 함께 첨부된 별모양과 하트, 음표 기호를 활용하면 문장을 더 예쁘게 꾸밀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열한 위치에 스티커를 붙여 문장을 완성하면 발표 및 전시하여 서로가 만든 문장을 공유해볼 것을 추천한다.

‘통일 문장 만들기’는 낱말을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어렵지 않은 활동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인 듯해도 문장을 생각하고 오려붙이는 과정 가운데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통일과 평화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보고, 각인시킬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통일교육은 물론 성인들을 대상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평화역량’ 증진 활동이라는 데서 활용도가 높다.

실제로 지난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통일드림’이 운영한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시민참여 행사에서도 다수의 시민들이 ‘통일 문장 만들기’에 함께 했다. 남녀노소 시민들이 완성한 문장은 각자의 개성처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두 ‘평화’라는 주제를 관통하고 있으며, 이렇게 각자에게 심어진 평화의 씨앗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평화란 갈등을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승승’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다. 갈등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세상을 꿈꾸며 필자가 만들어 본 문장은 다음과 같다. “전쟁은 싫어요. 평화를 만들어요. 사이좋게 손잡고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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