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7월 1일 0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내각 조직개편 … 장성택 지우고 김정은 색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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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내각 조직개편 … 장성택 지우고 김정은 색깔로?
 
 
지난 4월 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회의가 진행됐다.

지난 4월 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회의가 진행됐다.

 북한이 지난 6월 18일 외국자본 유치와 대외경제협력을 총괄하는 거대 조직인 ‘대외경제성’을 출범시켰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무역성에 합영투자위원회,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통합하고 무역성을 대외경제성으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관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이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대외경제성의 구체적인 위상과 업무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외경제상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대외경제성으로 통합된 3개 기구는 모두 내각 산하 경제조직이다. 무역성은 대외교역을, 합영투자위원회는 외자유치를 각각 담당해 왔다. 국가경제개발위원회는 작년 10월 국가경제개발총국이 승격한 것으로, 지방 각지의 경제특구인 경제개발구를 맡아왔다. 무역성은 대외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부처로 1998년 출범했으나 2010년 7월 기업의 외자유치를 담당하는 합영투자위원회가 설치되고 작년 10월에는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업무중복 현상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말 시리아를 방문한 리룡남 무역상은 북한과 시리아의 무역뿐 아니라 농업을 비롯한 다방면의 경제협력과 상호 투자활성화 방안까지 논의했다. 지난 5월 12일 평양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는 합영투자위원회의 리성혁 국장이 원산-금강산 관광특구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경제특구 관리는 국가경제개발위원회가 담당하는 분야다.
 
 김정은 정권이 외자유치와 경제특구 개발에 공을 들이면서 이들 2개 위원회에는 힘이 실린 반면, 무역성은 국제사회의 강고한 제재국면에서 제 기능을 못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관측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업무상 중복이 많은 기관을 합쳐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대외경협에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대외경제성 출범 … 효율성 높여 대외경협 돌파구 마련?
 
 이번 움직임은 또한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해온 김정은 체제가 경제개발에 속도를 더 내보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북·중 국경지대 관광개발 ‘붐’, 아시아와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러시아의 동진(東進)정책 등 최근 한반도 주변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또 북한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를 마치고 나서 내각 부총리 3명을 추가 임명하고 ‘경제 사령탑’인 내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최영건을 부총리에 임명하는 ‘정령’(결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내각 부총리의 새 임명은 최근 두 달여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부총리 임명이 내각의 인적개편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지난 4월 9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이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 5월 1일 남포시의 전기공장·중기계연합기업소 등 산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덕훈 자강도 인민위원장을 내각 부총리에 임명한 데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철도성 간부 출신인 임철웅도 부총리에 앉혔다. 최영건이 금속공업부 책임지도원, 건설건재공업성 국장 등을 거친 ‘경제통’이라는 점에서 최근 뽑힌 내각 부총리들은 모두 경제분야와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내각 부총리에 임명된 최영건은 2005년 열린 제15∼17차 남북장관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하는 등 남북관계에 관여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앞으로 경협과정에서 그의 경험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영건·김덕훈·임철웅 … 신임 내각 부총리 모두 ‘경제통’
 
 일각에서는 이번 내각 조직개편이 장성택 숙청 이후 노동당 경제부문의 조직정비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장성택 지우기’에 이은 ‘김정은 색깔 입히기’ 노력의 하나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성택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나라의 중요 경제부문들을 다 걷어쥐어 내각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나라의 경제와 인민생활을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가려고 획책했다.”고 사형선고 이유를 밝히며 경제부문의 대대적인 인적교체를 예고했다.
 
 장성택 숙청 이후 노동당 경제 관련 부서들의 변화도 꾸준히 감지되어 왔다. 김경희 밑에서 당 경공업부장을 하던 백계룡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지 못했고, 오수용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가 중앙무대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오수용은 북한 매체가 호명한 이번 최고인민회의 참석 고위간부 명단에서 곽범기 당 비서와 로두철 부총리 사이에 언급됐고 부총리 4인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동당 비서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금속기계공업성 부상과 전자공업상, 내각 부총리를 지낸 경제통인 오수용은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은 주로 노동당 재정계획 담당 비서가 겸임해왔던 만큼 오수용이 전임 곽범기 자리로 가고 곽범기는 다른 업무를 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곽범기가 김경희 대신 당 경공업비서로 임명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따라서 정책결정 조직인 노동당 경제 관련 부서 손보기에 이어 실행조직인 내각 경제부처 정비를 단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대외 관련 부서의 대외경제성으로의 통폐합과 경제 관련 부총리의 증가를 필두로 앞으로 지속적인 내각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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