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1월 1일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조직이 우선!

print

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32 <꼬마화가>

조직이 우선!

개인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이 충돌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북한이라면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다. 북한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집단이다.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이익을 앞세우는 인간형을 강조하고, 집단의식을 중요한 평가척도로 삼는다.

<꼬마화가>는 2003년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14분 분량의 만화영화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별이가 주인공이다. 별이의 관심은 온통 솜씨전람회에 보낼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급에서는 체육대회에 나갈 축구선수들을 위한 응원 게시판을 만들기로 했고, 별이에게도 응원 그림을 그리라는 분공이 주어졌다. 과연 별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

학교에서 체육대회를 앞두고 학급별 축구시합이 열리게 되었다. 별이가 있는 1반에서도 축구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반 친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게시판을 만들기로 하였다. 각자에게 역할이 주어졌다. 어떤 친구는 응원문구를 멋있는 글씨로 써서 게시판에 붙였다. 그림을 잘 그리는 별이에게는 친구들을 응원하는 그림을 그리라는 과업이 주어졌다. 친구들은 별이의 멋진 그림을 기대했지만 별이의 그림이 붙을 자리는 비어 있었다. 별이의 그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옥이는 별이를 찾아 나섰다.

별이는 숲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옥이는 별이에게 “축구선수들을 응원할 그림도 멋있게 그렸어?”라고 물어 보았다. 별이는 솜씨전람회에 출품할 그림을 그리는 데만 신경을 쓰느라 응원 그림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독촉하는 옥이 탓에 별이는 대충 밑그림을 그려서 보여주었다.

 CS_201511_70 (1)

선수들 사기 올려줄 그림인데 대충 그리면 어떡하냐

 

별이가 그린 밑그림은 엉망이었다. 운동선수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뚱뚱한 선수도 있었고 복장도 제각각이었다. 발에 맞지 않은 엄청나게 큰 축구화를 신은 선수도 있었다. 옥이는 별이에게 화를 냈다.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줄 그림인데 대충 그리면 어떻게 하냐.”면서 다시 잘 그리라고 하였다. 별이는 짜증이 났다. 다시 그리라는 옥이에게 “그림 속에 선수들이 축구를 하는 것도 아닌 데, 왜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고 되물었다. 귀찮아 하는 별이에게 옥이는 “솜씨전람회에 나갈 그림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분공도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집으로 돌아 온 별이는 낮에 온 종일 그림을 완성하느라 피곤해졌다. 그림을 새로 그리기가 귀찮아진 별이는 낮에 그린 밑그림에 색칠만 입히기로 하였다. 피곤한 별이는 졸면서 색깔을 입혔다. 졸면서 색칠을 하던 별이는 겨우겨우 그림을 완성하고 잠이 들고 말았다.

잠이 든 별이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는 별이가 그린 1반 선수들과 5반 선수들의 축구시합이 열렸다. 별이가 그린 그림 속에서 1반 선수들이 튀어 나왔다. 1반 선수들은 옷 색깔도 통일되지 않았고, 복장도 엉망이었다. 선수들의 신발도 맞지 않았다. 1반 선수들을 본 관중들의 웃음이 터졌다. 휘슬이 울리고 축구 시합이 시작되었다. 1반 선수들은 키도 크고 재주도 좋았지만 제대로 공격할 수 없었다. 공격수는 너무나 뚱뚱해서 제대로 뛰지 못하고 공을 빼앗겼다.

 CS_201511_70 (2)

내가 그림을 엉망으로 그려서 졌구나

 

경기는 5반 선수들에게 우세하게 펼쳐졌다. 5반 선수들이 먼저 1골을 넣었다. 1반 선수들도 반격에 나섰다. 골문 앞에서 골키퍼와 마주하는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결정적인 슛을 날리려 하였지만 발에 맞지 않은 커다란 신발 때문에 공은 맞출 수가 없었다. 선수는 헛발질을 하였고, 신발만 하늘 높이 날라 갔다. 이번에는 재주 좋은 영남이가 다시 한 번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같은 반 선수의 태클에 걸려서 슛을 쏘지도 못하였다. 별이가 졸면서 다른 색깔을 칠한 것처럼 상대편인 줄 알고 같은 편 선수가 태클을 걸었던 것이었다. 1반 선수들은 화를 냈다. “왜 다른 편 선수복을 입었어!” 선수도 화가 났다. “내가 입고 싶어서 입었니? 별이가 그렇게 그려서 그렇지.” 팀 내에 소동이 일어났다. 경기는 엉망이 되었고 결국은 별이의 1반 팀이 5반 팀에게 0:3으로 지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반 친구들은 오늘 시합에서 지게 된 것이 모두 별이 때문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였다. 잠에서 깬 별이는 깜짝 놀랐다. ‘내가 그림을 엉망으로 그려서 졌구나.’라고 생각했다. 별이는 반에서 자신에게 맡긴 분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 별이는 진심을 담아서 그림을 그렸다.

다음날 별이가 그린 그림이 게시판에 걸렸다. 별이의 멋진 그림을 본 반 친구들은 별이의 그림이 멋있다고 칭찬하였다. 축구 선수들도 자신이 멋있게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힘을 모으자고 결의를 다졌다. 옥이도 별이의 그림이 멋있다고 칭찬하였다. 그제서야 별이는 옥이에게 “그림을 늦게 그려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하였다. 그리고는 “조직의 분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면서 진심으로 반성하였다. 반 대항 축구시합이 열리고, 멋있게 슛을 날리는 별이의 그림처럼 별이네 팀은 축구시합에서 1등을 하였다. 별이는 꼬마화가로 이름을 얻었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