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6월 1일 0

장용훈의 취재수첩| 북한, 김정은 리더십 사회 안착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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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북한, 김정은 리더십 사회 안착에 총력

북한이 김정은 리더십의 사회 속 뿌리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잇달아 노작을 공개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기념하는 인민군 열병식에서 한 공개연설에 앞서 담화를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5월 19일 김 제1위원장이 당대표자회를 앞둔 지난 4월 6일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을 상대로 한 담화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 나가자’ 전문을 실었다.

김 제1위원장은 담화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며 주민들의 식량문제 해결과 경공업 발전, 지식경제 강국으로 전환, 국토관리, 문화·교육사업 발전 등에 당 조직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경제부문과 관련해 김 1위원장은 “경제사업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내각에 집중시키고 내각의 통일적인 지휘에 따라 풀어나가는 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며 내각 중심으로 경제 재건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경제사업 내각에 집중시켜라”

북한은 이 담화를 김 제1위원장의 첫 ‘노작’으로 규정했다. 최태복 노동당 비서는 5월 20일 <노동신문>에 올린 글에서 이 담화를 ‘김정은 동지의 불후의 고전적 노작’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에서 ‘노작’은 최고지도자에게만 해당하는 용어로, 북한 당국은 과거에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저서와 담화 등을 ‘노작’으로 규정하고 이를 모든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왔다.

이어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당, 국가경제기관, 근로단체 책임일꾼들에게 한 담화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요구에 맞게 국토관리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데 대하여’가 5월 8일 국토관리총동원운동열성자대회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고 소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담화에서 “평양시를 혁명의 수도로, 웅장화려하고 풍치수려한 세계적인 도시로 훌륭히 꾸려야 한다.”며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있는 만수대언덕, 금수산태양궁전, 만경대 등에 대한 원림녹화사업 등을 지시했다. 또 토지관리와 보호사업, 간석지 개간, 토지정리사업, 산림조성과 보호관리사업을 통한 수림화·원림화, 물관리사업, 도로의 현대화·중량화·고속화, 수산자원 보호사업, 환경보호 및 자연보호 관리사업 등을 강조했다. 이 담화가 발표되고 국토관리 일꾼들의 대회가 열린 이후 북한 전역에서는 삽질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수도 평양을 일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18일 “평양시에서는 요즘 도로주변과 녹지에 잔디와 여러 종류의 지피식물을 심고 가꾸는 데 힘을 넣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양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도 치산·치수를 비롯해 각종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북한이 이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노작을 잇달아 공개하고 지지와 관철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정은 리더십의 공고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에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후계자로 지내면서 자신의 통치철학과 입장을 주민들 속에 뿌리내려갔지만 김 제1위원장은 갑작스런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자신의 통치철학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잇단 김 제1위원장의 노작 발표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기강을 세우기 위한 김 제1위원장의 색다른 모습도 주목된다.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평양의 놀이공원인 만경대유희장을 찾은 김 1위원장이 공원 내 잡풀을 직접 뽑으며 공원을 관리하는 간부들을 엄하게 질책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일제히 공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유희장 구내도로가 심하게 깨진 것을 보고 “도로관리를 잘하지 않아 한심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유희장 내부에 심은 측백나무와 향나무들의 밑정리를 잘하지 않았다며 “나무 주위에 조약돌을 박아놓으면 보기에도 좋지 않겠는가.”라고 나무라기도 했다.

그는 공원구내를 돌아보며 “2중 회전관성열차(청룡열차)의 출입구 마당을 타산 없이 크게 정했다.”, “유희장의 원림상태가 한심하다.” 등의 질책과 질타를 이어갔다. 보도블록 사이로 잡풀이 돋아난 것을 본 김 제1위원장은 직접 잡풀을 일일이 뽑으며 “설비갱신은 몰라도 사람의 손이 있으면서 잡풀이야 왜 뽑지 못하는가. 유희장이 이렇게 한심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소리”라고 ‘격한 어조’로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유희기구(놀이기구) 도색이 제대로 안 됐다.”, “분수터를 가동은 못 해도 깨끗이 정리야 해놓을 수 있지 않는가.”라며 유희장 일꾼들에게 질책을 멈추지 않았다.

“손 있는데 잡풀이야 왜 뽑지 못하는가”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의 현장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현장에서 간부들을 질책했다고 보도하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장시찰을 보도할 때는 김 위원장이 현장을 찾아 일꾼들의 성과를 치하하고 간부들을 독려한 내용만 전했다.

따라서 그동안 ‘친근하고 온화한’ 이미지 심기에 주력해온 김 제1위원장이 ‘인민을 위해 간부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지도자’임을 부각하려는 북한 새 지도부의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추정한다. 또 ‘인민에 대한 복무정신’을 강조함으로써 간부들에게는 두려움을 주고 일반 주민에게는 ‘인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를 위해 새로운 우상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으로 앞으로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지켜볼 일이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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