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8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김정은,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권력기반 강화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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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김정은,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권력기반 강화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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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능라인민유원지를 리설주 부인과 함께 시찰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며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6일 보도한 사진. 사진 설명에 처음으로 부인 리설주의 이름을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북한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최고지도자의 부인을 공개하는 데 인색했던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매체는 7월 25일 밤 8시 보도에서 김 1위원장의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왔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이 김 1위원장의 부인과 그 이름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부인의 모습은 공개했지만 이름과 정체는 밝히지 않았다.

北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파격 데뷔

부인 리설주는 지난 7월 6일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 때 김 1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는 모습이 7월 7일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김 1위원장의 김일성 주석 18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경상유치원 현지지도에 동행한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이날 행사에서 보여준 리설주의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준공식에서 리설주는 북한 주재 각국 대사관, 국제기구 대표단 및 부인들과 함께 유원지를 둘러보고 대화를 나누는 등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공식 행보를 선보였다.

또 행사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간부들이 총집결했고 김 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도 지난 6월 7일 소년단 창립 기념행사 기념촬영 이후 48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나 조카며느리의 공식등장을 축하했다.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의 부인은 인민보안부 협주단 등에서 예술인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며 “김 1위원장과 결혼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특설반에서 6개월 정도 퍼스트레이디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2월 18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북 중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관람한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회에는 김 1위원장의 부인과 닮은 ‘리설주’라는 이름의 여가수가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리설주는 악단 활동 등의 경력을 토대로 모란봉악단의 결성을 주도하고 이 악단의 공연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모란봉악단이 최근 김 1위원장 앞에서 미국 만화영화의 대표적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미 영화 ‘록키’를 활용한 파격적인 공연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리설주의 위상과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 김정은 원수 칭호

변화의 흐름은 권부에서도 감지된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7월 15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리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키로 결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는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민군 8군단장 출신인 현영철 대장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하고 리영호가 맡았던 군 총참모장직도 부여했다. 현영철은 2009년 3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에 선출됐고 2010년 11월 조명록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2011년 12월 김 위원장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등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 관계자는 리영호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에 대해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으로 보인다.”며 “리영호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타 부처 업무에 간섭하는 등 내부갈등을 일으키고, 군 인사·통제권을 두고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마찰을 빚자 해임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민간인 출신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신군부의 상징인 리영호에 대해 치밀한 내사를 진행, 비리를 적발해 숙청한 사건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7월 18일 낮 12시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칭호를 수여할 것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대보도 예고까지 해가며 김 1위원장에 대한 원수 칭호 수여 소식을 전한 것은 유일지배체제의 최고지도자로서 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과시하면서 권력 장악력을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일성 주석은 39살이던 1953년 2월 원수 칭호를 받았고 사망하기 2년 전인 1992년 대원수에 추대됐다. 50살이던 1992년 원수 칭호를 받은 김정일 위원장은 사후 대원수에 올랐다.

이번에 김 1위원장에게 수여된 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로 일반 군 계급으로서의 원수와는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통치자인 ‘수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김 1위원장이 ‘공화국 원수’ 칭호를 받는 수순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북한의 변화가 경제적인 개혁·개방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관측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젊어서 훨씬 개혁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우리 정부의 행보도 북한이 경제 관련 개혁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교육원에서 진행된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에서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 하나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이런 내용을 북한에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경제개선조치 … 개혁·개방 단정 못해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7월 2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그런 수요가 있고, 그런 문제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이런 몇 개의 장면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단정적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을 시사하는 북한당국의 언행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6월 17일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에서 “김정은 동지는 인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우리식의 발전목표와 전략전술을 세워놓고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인민의 총진군을 현명하게 이끌어주고 계신다.”고 말해 김 1위원장이 개혁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러나 북한이 내놓을 개혁조치의 내용 등을 두고는 각계의 전망과 견해들이 갈리고 있다. <nk지식인연대>는 ▲서비스, 무역 분야 개인자본의 투자허용 및 영리활동 합법화 ▲농업에서 개인도급제 추진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대북매체는 ▲협동농장 분조규모의 축소(10∼25명 → 4∼6명) 및 분조의 유휴토지 영농허용 ▲시장가격에 따른 국가수매제 시행 ▲기업소의 독립채산제 강화 등을 새 경제조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최근 잇따르는 북한의 변화 모습이 북한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장용훈 /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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