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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대북 식량지원, 시기상조…분배투명성 제고돼야 2011년 5월호

기획 | 대북 식량지원, 어떻게 볼 것인가?

대북 식량지원, 시기상조…분배투명성 제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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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열린 ‘북한무력도발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대북지원 중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무력보복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3월 28일 영국을 방문해 고위 관리들에게 지난해 최악의 한파와 수확량 부족으로 앞으로 두 달이 고비라며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국제사회와 남한정부는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에 의문을 제시하며, 북한의 식량 수급 및 배분 실태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북한 당국이 선포한 ‘2012년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추가적인 외부지원 요청에 나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2012년 대비 비축 의혹 지울 수 없어

설사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이 재개된다 할지라도 북한 주민의 식량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체제유지를 위해 엄청난 액수의 달러를 쏟아 부으면서도 정작 국민들의 식량난 해결은 안중에도 없는 북한 정권을 대신해 언제까지 국제사회가 그들을 도울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투명함이 결여된 식량분배 과정이다. 북한은 식량분배를 감시하는 국제기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식량분배를 감시할 요원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투명하지 않은 행정으로 대북 지원식량에 대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50만t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던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최근 10여 년 간 북한을 탈출한 응답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이 북한에 거주했을 당시 부족했던 식량의 대부분을 장마당에서 조달하거나 스스로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주민들은 더 이상 국가 배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탈북자의 78.2%는 한 번도 배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배급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인원은 21.8%에 그쳤다.

알고 지내는 동료들이나 지인들이 배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적이 있는 탈북자들 또한 21.5%에 불과해 국제사회 지원식량의 상당량이 일반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탈북자들은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에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계층으로 노동당 간부, 군대, 평양 시민 등 특권층이라고 지목하였다. 반면 취약계층인 아동, 임산부 등은 혜택이 전무하다고 할 정도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누구에게 분배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가장 높은 비율이 군대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이 당 간부, 그리고 정권기관과 평양시민 등 특권층의 순이었다.

반면 일반주민과 취약계층 및 아동이라는 응답은 겨우 2%에 불과했다. 이로써 그동안 영유아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되었던 물자의 상당 부분이 군부나 당 간부들의 몫으로 전용되거나 체제유지용으로 빼돌려지고 있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북한정권이 취약계층을 이용하여 그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있지만 정작 지원된 식량을 그들을 위해 쓰지 않고 군부와 당 간부, 체제유지를 위한 곳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자신들의 식량수급 실태와 절차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국제기구가 식량 배급실태를 자유롭게 조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을 종식시키지도, 부족한 식량지원을 받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수급식량 지원절차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식량 수급실태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분배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모니터링도 제한적 범위 내에서만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에 대한 분배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되지도 않는 대북지원을 계속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설사 지원물자를 분배 받았다 할지라도 다시 반납하게 한다는 데 있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기구의 분배현장 감시 요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받은 물자까지 반납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가 27.8%나 된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지원물자를 조직적으로 다시 빼앗아 가고 있다는 의혹 또한 확증된 셈이다. 조사대상자의 95% 이상이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취약계층에게 돌아가기보다 군대, 특권층 등 체제유지 기구와 대상들에게 우선 공급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식량배분이 취약계층과 일반주민이 아닌 정부기관, 군대, 공안기관, 당간부 등 특권층에게 우선 분배되고 있다면, 이는 외부로부터의 대북지원이 의미를 상실하고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대와 특권층이 최대 수혜자

우리는 대북지원이 인도지원이 아닌 체제유지와 군사지원이 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따라서 춘궁기 대량아사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을 강행해야 한다는 식의 맹목적 주장은 적절하지 못하다. 오히려 이러한 주장은 독재정권을 강화하고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데 일조할 뿐이다.

따라서 민간차원의 식량 지원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유용하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국제사회와 한국정부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여야 하며, 적절한 모니터링 제도와 함께 사후 관리까지도 이루어 질 수 있는 국제사회와 한국정부의 의뢰방안을 북한당국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식량지원은 보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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