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3월 1일

made in 개성 | 가볍다! 러닝 욕구가 불타오른다 2015년 3월호

made in 개성 | SISBRO 러닝화

가볍다! 러닝 욕구가 불타오른다

 

지난 2004년 개성공단이 가동된 이후 10년이 넘었습니다. 남북의 기술력이 만나 탄생한 개성공단 생산 제품, 국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요? 현직 홈쇼핑 MD가 대중성과 시장성을 토대로 날카롭게 분석하는 촌철살인 리뷰, 만나봅니다(편집자주).

밑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오직 한 컬러로 되어 있어, 2~3가지의 컬러가 어지럽게 조화를 이루는 시중의 러닝화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는 비주얼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 컬러를 사용하되 부분별로 톤에 변화를 줌으로써 자칫하면 심심하고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디자인이 오히려 심플하면서도 패셔너블한 감각으로 돋보이게 됐네요. 사실 유명 브랜드 N사나 A사의 제품이었다면 당연하게 느껴졌을 톤 조절이 유독 감동으로 다가오는 건 이 러닝화가 다름 아닌 개성공단 합작 브랜드 시스브로의 제품이기 때문일 테죠. 이유야 어찌 됐건 객관적으로 보아도 ‘예쁘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기에 충분한 제품입니다.

TS_201503_36 (1)어깨에 올려놓아도 모를 정도의 무게감

다만 유난히 뭉뚝하고 길이가 짧은 운동화의 헤드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네요. 평소 날렵하고 길쭉한 모양의 러닝화를 선호했지만, 막상 시스브로 러닝화를 사용해보니 의외로 나쁘지 않았답니다. 물론 러닝화에 기대하는 민첩, 날렵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대신에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 강해 신었을 때 어려보이는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동안 패션의 완성이라고나 할까요. 그 덕에 러닝화뿐 아니라 일상화로 신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검정색 레깅스나 어두운 색의 스키니 진과 조합하여 신어주면 스타일 제대로 산다는 말씀! 하지만 러닝화의 측면과 뒷면에 자리한 로고는 단 번의 세척에도 벗겨질 듯 불안하고 후줄근합니다. 마치 멋들어지게 붓글씨를 써놓고 낙관은 4B연필로 끄적인 듯한 느낌이랄까요.

러닝화라면 들어볼 만큼 들어보고 신어볼 만큼 신어봤지만, 그중에서도 시스브로의 무게감은 단연 최고입니다. 정말 어찌나 가벼운지, 옆에서 TV를 보던 남편의 어깨에 러닝화를 살짝 올렸는데 전혀 눈치도 못 챘을 정도에요. 신었을 때 역시 신발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마치 몸까지 가벼워지는 듯 러닝 욕구를 마구 불타오르게 한답니다.

문제는 이 정도로 초경량인 경우에 러닝화의 폭신폭신한 감, 즉 쿠셔닝이 약할 수 있다는 건데요. 시스브로 러닝화는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주는 초경량의 파이런 소재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 제품의 쿠셔닝과 비교하여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깔창을 꺼내어 보면 러닝이나 보행 시에 지속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뒤꿈치 부분에 쿠션감을 더해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러닝을 할 때 발바닥의 위아래 부분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는 점을 고려하여, 밑창의 위아래 부분은 한 번 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재질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 재질은 충격 흡수는 물론 미끄럼 방지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여 준답니다.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쿠셔닝은 물론 미끄럼 방지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제작자의 디테일한 배려가 곳곳에 살아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러닝화를 신고 제자리 점프나 러닝을 해 보았을 때, 다리에 무리가 없고 착지도 매우 안정적입니다.

반면 혹시나 부드러운 쿠션감을 기대하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시스브로 러닝화는 신었을 때 쿠션감이 단단해서 안정감은 있는 반면에 발이 신발에 폭 안기는 그립감(?)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는 다소 무리가 있거든요. 특히나 운동화의 안쪽 공간이 넉넉해서, 발에 살집이 적고 볼이 좁은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TS_201503_36 (2)깔창이 딱딱해 … 오래 신으면 뻐근함 느껴져

뿐만 아니라 신발을 신고 5분 이상을 걸어보니, 발바닥의 중앙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계속해서 자극을 받으며 나중에는 약간의 뻐근함까지 느껴졌습니다. 다른 신발의 깔창과 비교해 보았더니 시스브로 러닝화 깔창이 확연히 두껍고 딱딱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발바닥이 계속 움직이는데 비해 깔창은 유연성이 부족해서 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인 듯 보이네요. 깔창의 재질이나 두께, 유연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예쁘고, 가볍고, 신었을 때 안정적인 러닝화라도 신었을 때 불편하다면… 그건 좀 곤란합니다. 착화감은 러닝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시스브로 러닝화를 사용해 보기 전 제품에 대한 제 기대치를 생각해 보니 지금 이건 귀여운 투정이네요. 디자인은 물론 기능성까지, 어디를 보나 마땅치 않은 제품일거라 예상했던 게 사실입니다. 헌데 막상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는 솔직히 훌륭한 품질에 많이 놀랐습니다. 분명 머지않아 시스브로가 대중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네요.

MD의 눈

총평 | 절제된 컬러 사용은 디자인을 더욱 감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밑창과 뒤꿈치 부분의 단단함이 발을 든든하게 고정시켜 주기 때문에 신발을 신었을 때 안정적입니다. 다만 두껍고 단단한 깔창으로 인한 불편한 착화감이 아쉽습니다.

구매 만족도 70%

디자인 ★★★★☆  무게감 ★★★★★ 안정감 ★★★★☆ 착화감 ★☆☆☆☆

양진하 / 홈쇼핑 프리랜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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