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11월 1일

Camera Focus | 모란봉악단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진… 2017년 11월호

Camera Focus

모란봉악단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진

김슬기 /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원

노동신문>의 김정은 축하전문이 실린 대형화면을 띄어놓고 공연하는 모란봉악단 ⓒ연합

노동신문>의 김정은 축하전문이 실린 대형화면을 띄어놓고 공연하는 모란봉악단 ⓒ연합

대중문화, 그 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돌(그룹)’ 공연이다. ‘북한판 소녀시대’, ‘평양의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이 북한 대중문화에서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2012년 창단된 모란봉악단은 지난달 중순부터 대대적인 지방순회 공연을 시작하며 연일 북한 매체에 등장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이 착용하고 있는 미니스커트가 화려한 패션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자극시킨 것처럼 이들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당국 역시 이러한 점을 이용해 모란봉악단을 자신들의 체제와 질서를 받아들이고 순응하게끔 통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강원도 원산에서 ‘음악무용종합공연’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은의 제2의 고향이라 불리는 원산을 첫 공연지로 선택하여 모란봉악단을 필두로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 등이 제6차 핵실험의 성공을 자축하는 내용을 담은 공연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지속적인 도발의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와중에도 공연 뒷화면에는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장면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간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화려함을 더해가는 모란봉악단의 무대. 웅장한 스케일과 비장한 음률을 타고 새어나오는 김정은 정권의 조급한 호흡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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