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기 현장속으로! | 정반합(正反合) 토론 배틀! 묻고 답하며 통일을 빚는다 2018년 12월호
하나되기 현장속으로! | 2018 전국대학생 통일토론대회
정반합(正反合) 토론 배틀!
묻고 답하며 통일을 빚는다
여현철 /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국민대학교 교양대학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성북구협의회가 주최한 ‘제4회 전국대학생통일토론대회’의 결선이 지난 11월 15일 국민대학교 학술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전국대학생통일토론대회는 전국을 4개 권역으로 구분하여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각 대학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통일에 대한 지성과 열정을 겨루는 대회다. 통일부(통일교육원)의 후원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통일모의국무회의’, ‘분단현장체험학습’, ‘학술세미나’, ‘전문가 포럼’, ‘통일동아리’ 지원 사업 등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 대회는 대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입장(청중의 입장)에서 탈피하여 통일에 대한 생각을 발언하는 당사자로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의식 고취와 함께 대학가에서 통일 담론을 확산하는 데 일조시키고자 기획되었다. 또한 대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 현상 및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만연해 있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하여 기획된 행사다. 이러한 취지 아래 ‘지성인’, ‘미래 통일세대’로 불리는 대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분단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 함양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의 일환으로 매년 토론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통일에 대해 할 말 있는 학생들, 모두 모여라!”
11월 15일 최종 우승팀을 선발한 2018년 전국대학생 통일토론대회의 여정은 지난 7월 시작되었다. 모집부터 결선까지 총 4단계로 구성해 진행한 이번 대회는 지난 9월까지 각 대학 학생회와 홈페이지 및 언론사에 홍보를 협조요청하여 참가팀을 모집하였다. 지난 9~10월에는 예선 1차 서류심사가 이뤄졌으며, 모집된 대학(가톨릭대, 고려대, 국민대, 서울대, 서울교대, 숙명여대, 한국외대(서울), 한국외대(글로벌)) 이상 8개 팀의 참가신청서 및 서류(주제 : “개성공단, 재개해야 한다!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 적시)에 대한 심사를 통해 5개 팀으로 선발하였다.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선발된 대학은 ①철기시대(서울교대), ②유니웨이(고려대), ③스누유니피스(서울대), ④한아름(가톨릭대), ⑤하나(숙명여대) 이상 5개 팀으로 정해졌으며, 1차 예선전 주제를 주최 측에서 지정하여 진행하였던 것을 보완하는 측면, 그리고 대학생 참여팀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시켜 평가를 받는 대상이 아닌 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다. 즉 주제 선정부터 대학생들의 참여 유도, 그리고 대학생 청중 심사단의 참가를 통해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이때 참가팀들이 건의한 주제는 총 5가지로 “연방제 통일(1국가 2체제) vs 남한 주도 통일(1국가 1체제)”, “통일은 ‘부담’ vs 통일은 ‘대박’”,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 군대(군부대 및 군인)를 ‘감축’ vs ‘해고’”, “한반도 평화, 종전선언이 우선이다!” 그리고 “「북한인권법」 제정에 대한 찬성 vs 반대”가 있었다. 최종적으로 「북한인권법」 제정 관련한 아이디어는 제외되었다.
한편 지난 11월 9일 국민대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예선 2차에서는 선발된 5개 팀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찬반의 입장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토론에 돌입했다. 특히 이때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각 대회 기관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토론 방식인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를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CEDA는 상반된 입장의 양측이 입론(논점을 세움)과 교차조사, 반론의 과정을 거치는 토론 방식으로, 본 대회에서는 총 80분 중 각 팀별 5분씩 작전시간(최소 1분씩 5회 가능)을 부여하여 반론과 검증의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히 토론 대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토론의 교육적 효과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을 참여팀과 청중팀에 각별히 주지시키면서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더불어 얻은 효과는 아카데미식 토론에 적합하도록 법칙을 준수하는 토론자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학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통일, CEDA 토론 방식으로 꼼꼼히 점검한다
예선 2차를 통해 지난 11월 15일 최종 결선에 오른 두 팀은 스누유니피스(서울대)팀과 유니웨이(고려대)팀이었다. 결선의 토론 주제는 예선 2차에서 건의된 참가팀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현시점에서 가장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대학생들의 의견과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주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한반도 평화, 종전선언이 우선이다”로 결정됐다.
결선의 규칙은 각 팀의 의견과 상관없이 대회 당일에 무작위로 찬성과 반대가 결정되며 이에 맞춰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또한 각 팀에게 9분의 발언시간이 주어지며 각 발언 시간 동안 1명만 발언이 가능했다. 물론 토론 중간에 각 팀당 4분의 작전 타임이 주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작전타임을 활용하여 토론 전략을 세울 수 있었으며 약 1시간 정도에 걸친 이번 토론대회에서 스누유니피스(서울대)팀은 찬성하는 입장에서, 유니웨이(고려대)팀은 반대하는 입장에서 자웅을 겨루었다.
최종에 오른 후보답게 두 팀은 주제에 적합한 발언과 토론자로서 규칙을 지키는 매너 있는 모습을 보이며 청중들의 집중력을 높였다. ‘공감과 확산’이라는 결선의 기획 의도에 맞게 청중들은 토론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통일담론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열띤 토론과 심사 끝에 최우수상은 스누유니피스(서울대)팀에게 우수상은 유니웨이(고려대)팀에 주어졌다. 통일부 장관상과 100만원의 상금 및 상장, 통일교육원장상과 50만원의 상금 및 상장이 주어지는 시상식은 대학생들 간의 또 다른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12월 1일 숙명여대에서 열린다. 나아가 향후 SNS를 통해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통의 장’을 구축해 통일담론이 활발히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통일교육, 너·나·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통일교육은 모든 세대와 계층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향후 통일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다. 통일교육은 학습자들에게 완성된 것을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계속적으로 보완하면서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분야이며, 교육자와 학습자가 합심(合心)을 통해 이루어 나가야 하는 분야다.
아울러 통일 논의에 있어서 기존의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전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다. 통일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절대적인 정답은 도출할 수도 없고,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계층·집단 간의 가치와 문제의 접근 시각 및 방법이 완전한 합치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받아들인 후에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둘째, 생활 체험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차이의 인정이 필요하다. 남북의 분단은 70여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통일의 필요성과 민족의 동질성에 대한 보편적인 이론화에 대해 조응 가능한 부분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통일이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 참여, 문화적인 접근(비정치적인 접근)에 대한 상호교류를 통해 동질감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논증의 맥락적합성(대상, 정황, 대화상대, 청중)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을 동포이면서 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이중성, 혼동성)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정권별로 그 구분이 다르게 적용되는 현상은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혼란과 불신을 가중시킴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는 전방위적으로 경계 태세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북한은 우리의 민족이면서 또한 우리가 포용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시키는 통일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내적 통합이 통일한국 형성을 위한 첫 출발이면서 또한 완성단계임을 인식하여 영토·제도·법적인 통합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통합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발전시켜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대학생 통일토론대회를 통한 기대 효과는 ‘대학생들이 원하는 통일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고, ‘정부의 통일정책은 대학생들에게는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통일을 이루기 위한 선결과제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통일을 이루게 됨으로써 어떠한 편익이 있는지’ 등에 대한 것들을 주입식(수동형) 교육이 아니라 참여식(능동형) 교육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본 행사로 말미암아 피교육자의 참여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의 확장을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지지하고, 세계의 평화를 갈망하며, 인류애를 강조하는 정신이 이번 행사를 통해 더욱 움트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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